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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호주

Little Creatures Bright Ale (리틀 크리쳐스 브라이트 에일) - 4.5%

by 살찐돼지 2014. 8. 8.


라벨에 그려진 작은 요정을 한 번 보면 계속 기억에 남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리틀 크리쳐(Little Creature)양조장이 만든

브라이트 에일(Bright Ale)이 오늘의 시음 맥주 입니다.


이 제품 역시 불과 몇달 전인 올해 봄에 국내에 수입되었고

페일 에일(Pale Ale)과 브라이트 에일 두 종이 들어왔습니다.


페일 에일과 브라이트 에일 두 종 모두 부담스럽지 않은

에일인건 분명하나, 브라이트 에일이 페일 에일보다는

맥주의 전반적 스펙으로 보건데 IBU(쓴 맛 수치)나

알코올 도수 측면에서 조금 완화되고 순한 양상을 보입니다.


굳이 둘 중에 어느 제품이 여름에 더 알맞는지 따진다면

페일 에일보다는 브라이트(Bright)가 적합합니다.



맥주에 도가 트인 매니아분들이라면 사소한 수식어에서

이 맥주의 성향이 어떤지 바로 눈치챌 수 있을거라 봅니다.


'밝은' 이라는 영어 단어인 브라이트(Bright)와 4.5%의 도수에서

이 맥주는 연하고 가벼운 속성을 지녔을거란 추측을 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리틀 크리쳐스(Little Creatures)의 소유주이고

브라이트 대신에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싶다면 어떤 단어를 쓰게 될까요?


골든(Golden)? 블론드(Blonde)? 세션(Session)?

계절의 어울림을 빌어 썸머(Summer)?

아니면 딜라이트(Delight)? 플레져(Pleasure)?

선샤인(Sunshine)? 심플(Simple)?


아무튼 나열된 단어들 가운데 뭐로 가더라도 가볍고 순한 맥주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일맥상통하는 표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위와 같은 단어로 맥주 명칭이 수식되면 겁 먹을 필요가 전혀 없죠. 



맥주의 색상은 금색이나 밝은 오렌지 색을 띄지만

여과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 탁한 감이 있습니다.

거품의 생성력은 좋지만 유지가 탁월하진 않네요.


향에서는 레몬그라스나 오렌지, 살구와 흡사한

상큼한 과일과 향신료의 맛이 은은하게 풍깁니다.

코를 자극하지 않고 기분좋게 와닿는 향기였습니다.

맥아적인 향내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습니다.


가볍고 명랑하게 즐기기 좋도록 탄산감도 발맞춰 분포했고

무게감이나 질감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물처럼 연하지는 않지만 정말 기분좋고 부담안가는 수준입니다.

타 양조장의 골든/블론드 에일과 동일한 편안함을 추구합니다.


가장 먼저 입에 감지되는 맛은 홉(Hop)의 풍미로

귤이나 오렌지, 살구, 레몬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약간 시큼한 면모도 엿보이지만 강하지는 않아 방해되지 않습니다.


홉의 쓴 맛은 나타나지 않으며 맛의 후반부로 갈 수록

감춰져 있던 맥아적인 성향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단 맛보다는 고소한 곡물이나 텁텁한 빵 맛을 선사합니다.


만약에 맥아적인 맛 없이 홉이 사라지면 끝나는 맥주였다면

그저 그런 여름용 심심한 맥주 하나 마셨다고 판단했을터인데,

그나마 후반부에 살짝 거칠지만 이런 맛이라도 남았던게 유효했습니다.

여름에 대량으로 쟁여놓고 꿀떡꿀떡 마시기에는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에 이런 타입의 맥주들을 자주 리뷰하고 마셔셔인지 

쓰는 표현들이 낡아보입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맥주만

마시지 말고 앞으로는 새롭고 다채로운 맥주를 많이 마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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