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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Hair of the Dog Fred from the Wood (헤어 오브 더 독 프레드 프럼 더 우드) - 10.0%

by 살찐돼지 2015. 4. 17.


헤어 오브 더 독(Hair of the Dog) 양조장은 1993년 11월

미국 오레건주에 설립된 곳으로, 다른 크래프트 양조장과는 달리

독자적인 컨셉이 매우 뚜렷한 양조장으로도 잘 알려져있습니다.


규모도 일년에 600 배럴 정도만 생산하는 곳인데다가,

맥주들도 높은 알코올 도수를 기록하는 것들도 많으며

배럴 에이징(Barrel-Aging)을 거치는 것도 부지기수입니다.


더불어 Adam 과 같은 독일에서도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린

옛 맥주들을 복원하여 Hair of the Dog 스타일로 

재해석(체리를 넣는 등)하는 일로도 유명합니다.


평소 크래프트 맥주에 관한 잡지를 자주 읽거나

크래프트 맥주계 동향에 밝으신 분들이라면

이곳 양조장의 이름이 그리 낯설지는 않을거라 봅니다.



Fred 라는 맥주는 Hair of the Dog 을 대표하는 맥주들 중 하나로

Fred Eckhardt 라는 역사가이자 작가에게 영감을 얻은 맥주라

그의 이름을 Hair of the Dog 맥주의 이름에 차용했습니다.


호밀(Rye)에 IBU 는 65, 알코올 도수는 10%에 달하는

Fred 라는 맥주를 미디움 토스팅된 오크 배럴에


최소 6개월간 숙성시킨데 Fred from the Wood 로

2006년부터 2009년 까지 한정으로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마시는 맥주는 2009년에 제작된 제품이며

 6년이 지났지만 알코올 도수가 10%에 달하는 맥주이니

품질에 있어서는 좋아졌을 것이지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색상은 조금 붉은 기운을 담은 황토색에 가까웠고

거품은 없습니다. 고도수니 그러려니 합니다.

보틀 컨디셔닝 맥주로 효모가 밑에 침전되어 깔려있으니

맥주를 흔들거나 다 따르면 흙탕물을 볼 수 있습니다.


향은 오크 나무 조각 냄새가 우선 꽤 강하게 풍기며

바닐라나 감초 등의 달고 알싸한 향도 나타납니다.


탄산은 무시해도 좋을 수준으로 빈약하며,

그에 걸맞게 입에 닿는 질감이나 무게감쪽은

깊고 묵직하며 육중함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Full-Body 맥주가 어떤건지 제대로 보여주네요.


향에서는 Oak 나무에게 묻혀서 존재감이 없던

맥아적인 단 맛이 맛에서는 영향력을 드러냅니다.


바닐라, 카라멜, 토피(Toffee), 어린이 감기약 등의 단 맛에

오크나무, 감초, 타바코 등등이 시큼-찝찌름하게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들이 기분나쁜 풍미로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홉의 맛과 향은 적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입에 길게 남는

토스티드 오크의 단 맛과 홉의 씁쓸함이 대미를 장식합니다.

호밀이 들어갔다고는 하는데 모르고 마셨으면 그냥 지나칠 것 같네요.


알코올은 크게 튀지 않았으며, 속을 뜨겁게 해주진 않네요.

6년이라는 시간동안 병 속에 봉인되면서 많이 유해졌나봅니다.


오크(Oak)나무의 풍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던 맥주로

알코올 도수와 맥아적인 단 맛, 입에 쫙 달라붙는 육중함이

잘 받쳐주고 있었기에 텁텁함이나 떫은 느낌 없이

오크 배럴 숙성 파워를 잘 느낄 수 있지 않았나 봅니다.


긴 말 필요없고 정말 맛있는 맥주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맥주를 선물해주신 동훈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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