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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시음기

[2017.02] Gaffel Kölsch (가펠 쾰쉬) - 4.8%

by 살찐돼지 2017. 2. 13.


독일의 또 다른 쾰슈(Kölsch)맥주인 가펠(Gaffel)입니다.

쾰른은 지역적 특징이 너무 강한 터라
다른 지역의 맥주들이 뿌리를 내리기 힘든 것 같습니다.
제가 쾰른에서 본 다른지역의 맥주는
비트부르거(Bitburger), 크롬바허(Krombacher)등
아주 유명한 필스너들만 있을 뿐
온통 쾰른은 쾰슈맥주 천지입니다.


쾰슈의 종류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펠(Gaffel)과 프뤼(früh)의
쾰른내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쾰른의 아주유명한 고딕양식의 쾰른대성당 앞에있는
라인강변에서 강가를 바라보며 가펠을 마시고 왔는데..
이건 뭐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마시는 소주보다
분위기에 취해서 그런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 2009년 7월 시음기 -



개인적으로 대형마트에 저렴한 가격에 있어서 참 좋은

독일 쾰른 출신의 가펠 쾰쉬(Gaffel Kölsch)입니다.


 제 블로그의 극 초창기인 2009년 7월 저는

독일에서 기말고사를 마치고 학교 선배와 같이

독일 동남부 바이에른 주 Bayreuth 에서

독일 서부 쾰른(Köln)까지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냥 쾰른과 뒤셀도르프의 지역 맥주가 유명하다해서

마셔보기 위해 학교 선배를 졸라 제가 기획한 여행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고속열차(ICE)를 탈 여건이 안되서

독일의 '즐거운 주말 티켓'을 이용해 2등 열차를 타고 간 추억이 있네요.


따라서 옛날 사진에 여행 가방이 보이며, 리뷰를 작성한 곳은

도착한 날 묵었던 숙소였습니다. 그날 저는 숙소에 도착해서

바로 시내로 나가 쾰쉬 드래프트를 즐기고 돌아오면서 

병 맥주를 구매하여 헐레벌떡 시음기를 작성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보면 더더욱 성의가 없는 시음기 같네요 ㅎㅎ



당시에는 아는 사람이 극히 적은 독일의 지역맥주라

여기서 다 섭렵못하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우연히 쾰른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고,

또 2-3년 후에는 국내에 Gaffel 과 Fruh 가 정식 수입되기 이릅니다.


어쩌면 쾰쉬(Kölsch)라는 스타일은 지역색이 매우 강하지만

맥주 자체는 지극히 대중적인 면모가 강해서 국내에 정착했다 봅니다.


같은 지역맥주인 뒤셀도르프의 알트(Alt)만 보다라도

어두운 색 때문인지 국내에 취급 업체가 사실상 없으며,

앞으로도 딱히 기미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즉 쾰쉬(Kölsch)는 에일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포지션,

쓰지 않으면서 적당한 과일 느낌 가볍고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4-5% 대의 금색의 골든/블론드 에일에 딱 들어 맞는데,


미국의 골든/블론드로는 코나 양조장의 Big Wave 가 있고

영국의 골든/블론드로는 Fuller's 의 Discovery 가 존재합니다.


독일에는 딱히 Golden Ale 과 같은 표현이 없고

지역 맥주인 쾰쉬(Kölsch)에 그런 용어를 쓰지도 않지만,

만약 독일 내 골든 에일이라하면 쾰쉬 말고는 딱히 없습니다.


사실 저도 블라인드 테스트로 필스너와 쾰쉬를 열이면 열

다 구분하기는 어려울거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독일식 필스너만 마시기 지겹다면


중간중간에 가펠 쾰쉬(Kölsch)를 넣어 구색을 다양하게 가져갑니다.

뭔가 필스너에 비해서 맛이 더 섬세하고 프루티할 거란 기대 때문이죠.



가펠(Gaffel) 쾰슈맥주는 프뤼(früh)에 비해서
약간 더 필스너스타일의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신맛이 좀 약한대신에 쓴 맛이 좀 더 강하고
부드럽고 깔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스너를 좋아하는 제 스타일상
프뤼보다는 가펠이 좀 더 제 취향에 맛는 것 같습니다.

쾰슈맥주를 즐기고 싶은 맘에
리뷰를 이만 줄입니다.

쾰른에 오게되면
쾰슈맥주를 꼭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사실 쾰른만큼은 쾰슈맥주가 꽉 잡고 있어서
아주 대중적인 맥주 아니고서는
다른 맥주를 마실 선택의 자유도 없더군요 ㅋ ~~


- 2009년 7월의 시음기 -


2009년 7월 당시에는 뭐 아는 맥주가 필스너 밖에 없으니

상면발효 저온 숙성한 쾰쉬를 필스너와 비교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쾰쉬(Kölsch)는

독일 내 필스너, 엑스포트, 헬레스 등의

밝은 금색의 라거 맥주들과 비교하는걸 선호합니다.


쾰쉬 스타일의 탄생 배경이 금색 라거와 밀접하며,

실제 소비도 그들처럼 독일 및 세계에서 되고 있기 때문이죠.




색상은 아주 맑은 금색상을 띄고 있습니다.

외관만 보면 필스너류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향에서는 약간의 미네랄이 첨가된 물의 향기에

비누, 과일 등의 향긋함이 적당히 풍겨졌으며,

한편으로는 고소한 곡물 향기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향 자체에는 거친 면모가 전혀 없었으며,

시트러스/열대 과일 등의 새콤한 과일 향도 아니지만

향을 맡으면 어딘가 모르게 포근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탄산은 과하지 않으며 적당한 청량함을 줍니다.

무게감이나 질감은 묻고 따질 필요 없이

가볍고 연하며 부담없이 마시기에 좋습니다.

아주 물같지 않은 선에서 즐기기에 탁월합니다.


2009년에의 리뷰에는 자꾸 프뤼(Fruh)와 비교했는데 

현재는 그게 없으니 맥주 자체로만 본다면


확실히 쓴 맛은 강하지 않습니다.

홉에서 나온 약간의 꽃, 풀과 허브류 느낌이 있고

나무 같은 면모도 아주 미약하게 전달됩니다.


약한 정도의 감귤류 신 맛(시트릭)과

 살구 등의 과일 맛도 희미하게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인상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후반부에는 곡물 느낌이 더 여운이 남는

부정할 수 없는 Easy-Drinking 맥주 같습니다.


엄청난 임팩트도 없고 독일 지역맥주라는 환상을

머릿속에 그렸다면 생각보다 쉽고 허전하기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맥주만 놓고 따진다면,


다른 금색 라거들과의 차이가 한 끗에서 결정되는

섬세한 타입의 맥주라고 보았습니다.


아무튼 여러 잔 마시기 좋고 스타터로도 탁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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