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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시음기

[2016.04] König Ludwig Dunkel (쾨니히 루트비히 둔켈) - 5.1%

by 살찐돼지 2016. 4. 15.


쾨니히 루트비히 둔켈은 한국어로는 루트비히왕 맥주입니다.
바이에른의 마지막 왕이었으며
노이슈반슈타인성을 건축한 왕으로도 유명한
루트비히 2세를 기리기 위한 맥주입니다.
역시 쾨니히 루트비히 또한 바이에른출신 맥주입니다.

König Ludwig Dunkel (쾨니히 루트비히 둔켈) - 5.1% - 2009.06.28



독일식 어두운색 맥주가 북독에는 쾨스트리쳐(Köstrizer)가 있다면

남독에는 쾨니히 루트비히 둔켈(König Ludwig Dunkel)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국구 급의 맥주로

König Ludwig Schlossbrauerei 에서는

상면발효의 바이젠과 하면발효 라거를 같이 취급하며

가장 잘 알려진 맥주는 오늘 소개하는 둔켈(Dunkel)입니다.


밀맥주를 어둡게 만든 둔켈바이젠(Dunkelweizen)이 아닌

라거 효모로 발효된 그냥 둔켈(Dunkel)입니다.

König Ludwig Schlossbrauerei 에서는 둘 다 취급합니다.



저도 독일에 오기 전까지 흑맥주 하면 떠오르는게
기네스와 스타우트였습니다.
그래서 막연히 둔켈(다크)라거도 같은 맥락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제조공정부터가 아예 다른 맥주라는 것을
마이젤바이스공장 견학을 통해 알게 되었죠.

기네스와 스타우트는 영국,아일랜드식 맥주로 흔히 에일맥주라고 표현합니다.
이것들은 상면발효맥주라 거품이 많고 진한면이 있죠.
독일에서는 밀맥주인 바이스비어가 상면발효맥주에 속합니다.
하지만 둔켈라거는 보리맥주로
대체로 하면발효하는 맥주입니다.
검은색이 나는 말츠(몰트)를 써서
색깔은 비슷할지 몰라도
맛이나 느낌은 확연히 다른걸 느낄 수 있을겁니다.



2009년 6월 28일이면 당시 저는 완전 맥주 초짜라서

아주 풋풋한 설명을 기록해 놓은게 보이는군요. 


상면발효 맥주가 거품이 많고 진하다라고 기록했는데,

뭐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면발효라서 거품이 많기보다는

맥주 내 단백질 성분과 탄산 등등이 맥주 거품을 결정하며,

잔의 모양이나 위생상태 등도 거품에 영향을 미칩니다.


상면발효(에일)라서 진하다기보다는..

사실 진하다는 것을 맥아적인 성향(Malty)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아시다 싶이 에일인 세션 IPA 류보다는, 라거인 Doppelbock 이

더 많은 맥아 당의 분포로 인해 맥아적인 성향이 더 강해서  

충분히 라거임에도 에일보다 진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라거냐 에일이냐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는건 아닙니다.


예전 시음기를 다시 보고 들춰내니 뭔가 부끄럽기도한데,

이 맛 때문에 다시 쓰는 시음기가 제게는 재밌게 다가오네요.



마시기전 코로 냄새를 맡으면 다양한 향을 느끼게 됩니다.
아로마 호프를 써서 그런지 둔켈라거 특유의 약간 탄듯한 냄새와 함께 
달콤한 초컬릿의 향도 납니다. 맛은 약간 쓰군요. 
하지만 필스의 쓴맛과는 확연히 다른 쓴맛입니다.
일반적으로 둔켈라거는 보통라거에 비해 풍부하고 고소한맛을 자랑하지만
루트비히 둔켈라거는 쓰면서 단순하지 않은 맛을 입안에 남게해주는 군요.
처음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초컬릿향 뒤에 마시면 72%카카오초컬릿을 먹은것 같은 쓴맛,
목넘김 후 입안에 살며시 찾아오는 은은한 맛까지
루트비히 둔켈라거는 한가지 맛으로 정의내리기 힘든 오묘한 맛을 지닌 맥주인 것 같습니다.



외관은 맑습니다. 맑다는게 눈에 선하게 보인다는 것은 

빛이 투과되지 않는 빽빽한 검은 색의 맥주가 아니란 것으로

이는 로스트 맥아가 들어가지 않거나 극히 적기 때문에,

둔켈(Dunkel)이 커피 탄 맛이나 재(ash)같은 맛이 적다는 증거입니다.



이럴 수가.. 드디어 말도 안되는 시음 평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로마 호프를 써서 그런지 둔켈라거 특유의 

탄 듯한 냄새와 함께 달콤한 초컬릿의 향이라니..


아로마 호프를 써서 그런지 둔켈라거 특유의 

탄 듯한 냄새와 함께 달콤한 초컬릿의 향이라니..(두 번 강조)


맥주에 있어 홉의 기능과 맥아의 기능을

저 당시에는 구분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초보니까..


아무튼 홉 때문에 탄 듯한 냄새와 초컬릿이 나는게 아닌

어두운 카라멜 맥아나 약간의 검은 맥아의 결과입니다.



2016년에 다시 시음기 쓰는 입장에서는

카라멜이나 초컬릿, 검붉은 과일 향 약간 있고

견과나 고소한 곡물 비스킷의 향이 납니다.


탄산은 많지 않은 편이며 전반적으로 입에 닿는

질감이나 무게감이 윤기있고 안정적인 편입니다.


맛은 약간 쓰다고 2009년에 밝히고 있던데,

약간 뒤에 홉의 씁쓸함이 은은하게 남긴하지만

사실 쓴 맥주라기보다는 달고 고소함이 위주입니다.


둔켈 라거가 일반 라거에 비해서 풍부한 편이라고 했는데,

이는 지금도 동의하는 부분으로 전형적인 맥아적인 성향이

강한 맥주들 중 하나가 둔켈(Dunkel)라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로스팅 커피 원두나 탄 곡물 등의 쓴 맛은 그리 느끼지 못했기에

그 당시와 입 맛이 변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비슷한 시기(2009년)에

처음 마셨던 쾨스트리쳐(Köstrizer)는 간장 맥주라고 생각했었으니..


어쨌든 쾨니히 루트 비히 둔켈(König Ludwig Dunkel)은

(뮌헨?)맥아의 고소함과 카라멜 맥아의 단 맛이 중점화된 맥주라

'흑' 맥주는 쓰다고 생각해서 멀리하는 분들께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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