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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Hoppin’ Frog Karminator (호핀 프로그 카르미네이터) - 9.3%

by 살찐돼지 2017. 8. 29.


최근 국내에 무시무시한 가격과 함께 첫 선을 보여진

점프하는 개구리 호핑 프로그(Hoppin’ Frog)입니다.


호핑 프로그(Hoppin’ Frog)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소재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으로, 국내외 매니아들에게는

B.O.R.I.S 라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시리즈로 알려진 곳입니다.


B.O.R.I.S 는 국내에 선보여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수입된 제품들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합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Karminator 라는

Imperial Doppelbock..(?) 타입의 맥주입니다.


도펠복 특유의 -ator 어미의 풍습을 따르고 있으며

양조장의 파운더인 Fred Karm 의 이름에서 기인합니다.



얼마 전 'Albert Le Coq Imperial Ale' 시음기 때도 언급했지만

 Imperial 이라는 단어가 미국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는

본래의 Stout 를 벗어나 온갖 스타일에 적용되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Karminator 가 위를 뒷받침할 적절한 예가 될텐데,

개인적으로는 약간 중복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명칭의 변종입니다.


도펠(Doppel)이라는 말 자체가 영어의 Double 과 같으며

Imperial 과 동의어로 Double Stout, Double IPA 등도 빈번합니다.


독일 스타일 입장에서는 Doppelbock 이 일반 (Single)Bock 의

강화판이라는 의미가 있기도 한데 앞에 Imperial 이 붙었으니,

중복이라는 의미는 쉽게 말해서 Strong Strong Bock 같은 어감입니다.


9.3%의 알코올 도수면 도펠복이 충분히 커버하는 도수이며,

만약 도펠복보다 상위의 버전임을 강조한다면 아이스복(Eisbock)도 있고,


'Imperial = 홉을 강화' 라는게 꼭 적용되는건 아니지만

홉에서 발생한 쓴 맛 수치인 IBU 도 21인 것을 볼 때는

일반적인 Doppelbock 의 평균에도 되려 못미칩니다.


홈페이지에서 맥주 향, 풍미에 관한 설명에 홉에 관한 언급도 거의 없습니다.

되려 맥아(Malt), 특히 독일의 Munich 맥아에 관한 설명이 많네요.


말이 길어졌는데 맥주의 이름을 짓는 것은 양조장 마음으로

결코 Hoppin’ Frog 가 스타일과 문화를 몰랐을거라 생각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을 제기한 이유는 맥주 스타일에 있어

생각하는 사고과정과 연결고리 등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맑다 보여지는 외관은 아니며 갈색을 띕니다.


속된 말로 때려 박는다는 표현은 보통 IPA 계열에서

아로마 홉(Hop) 왕창 넣어 홉 향이 진동할 때 쓰는데,


Hoppin’ Frog Karminator 는 특이하게

'도대체 뮈닉(Munich) 맥아를 얼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한 토스트, 곡물 빵 냄새가 있고,


이와 동반하여 카라멜이나 토피 등의 단 내도 상당하며,

약간의 꽃이나 은은한 허브류의 향도 맡는게 가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향이라서 일단 점수는 먹고 들어갑니다.


탄산은 많지 않았습니다. 술렁술렁 넘어갑니다.

질감이나 무게감은 맥아 초점(Focused)의 맥주 치고는

생각보다는 간결하고 깔끔하게 뽑아다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미디움-풀(Medium-Full)바디입니다. 

씹힌다는 질감까진 아니고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감입니다.


Imperial Doppelbock 이라는데 맛에서 맥아 단 맛이

없을수는 없겠지만 물리지 않도록 지양한 느낌은 듭니다.


카라멜, 토피(Toffee), 당밀 등이 기본적으로 자리잡혔고

고소한 느낌의 구운 곡물 빵과 같은 맛이 강합니다.

검붉은 과일 쪽 맛을 느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모르겠습니다.


식빵 테두리의 텁텁한 고소함도 간간히 느껴지며,

은근한 견과 같은 맛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알코올의 싸한 느낌도 마시다 보면 조금 전달되며,

허브나 꽃, 건초 같은 쌉쌀한 풍미도 슬쩍 보입니다.

그렇다고 맥주가 쓰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개인의 취향에는 아주 적합한 컨셉의 완성도 있는 맥주였지만,

9.3%의 도수나 도펠복 맥주 스타일 자체의 시음성을 볼 때,


650ml 의 Hoppin’ Frog Karminator 를 혼자서 비우기에는

버겁다는 느낌이듭니다. 파울라너 살바토르 500ml 도 어렵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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