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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Lagunitas Censored (라구니터스 센서드) - 6.7%

by 살찐돼지 2014. 10. 10.


'검열 삭제' 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로 언론 매체나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부적절한 단어나 표현, 크게 논쟁이 될 만한 사항 등을 검열뒤 제한하는 것으로


라구니터스의 맥주인 센서드(Censored)의 이름이 뜻하는 것이

바로 검열 삭제로, 라구니터스 특유의 유머와 풍자가 담겨있는 명칭입니다.


본래 이 맥주의 이름은 Kronik 이었지만 레이블을 승인해주는 미국 연방청에서

마리화나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라고해서 Kronik 의 명칭 승인을 거부했다 합니다.


따라서 라구니터스는 본래 원하던 Kronik 을 맥주 이름으로 사용할 수 없었으나

기지를 발휘한 것인지 반발심에 나온건인지 그냥 Censored 라고 이름지어 버립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라구니터스(Lagunitas) 양조장의 맥주들 -

Lagunitas Undercover Investigation Shut-Down Ale (라구니터스 언더커버

인베스터게이션 셧다운 에일) - 9.8% - 2012.08.17

Lagunitas IPA (라구니터스 IPA) - 6.2% - 2013.01.05



맥주 레이블에 떡하니 검열삭제된(Censored)라고 적혀있다 보니

왠지 모르게 사람들은 '이 맥주 엄청 독하고 센가보다' 생각할 수 있겠으나,

사실은 약한 편은 아니지만 지독한 편도 아닌 6.7%의 Copper Ale 입니다.


구리(Copper) 색상을 띄는 에일이라는 뜻으로 비슷한 표현으로는

엠버(Amber) 에일로 맥주 스타일로 묶을 때는 Copper 보다는 Amber 가 선호됩니다.


일반적으로 맥주 산업 쪽에서 받아들이길 Copper 는 금색에서 더 짙어진 색상이며,

엠버(Amber)는 Copper 에서 더 짙어져 붉어진 색으로 서로 다른 색상의 단계로 분류됩니다.


사실 색상이 엠버나 Copper 보다 마냥 밝을 것 같은 페일 에일(Pale Ale)도 

경우에 따라 붉은 기운이나 구리색을 띄는 경우도 많이 발견되기에

페일 에일 - Copper Ale - 엠버 에일은 이름에선 색상으로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색상보다 맛 보고 느끼는 미각차원(특히 맥아 맛)에서 갈린다고 봅니다.


맥주 스타일이라는 것이 칼로 무 썰듯이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예외 사항도 많다보니 맥주 스타일을 맹신하여 반드시 준수하기보다는

맥주 스타일이 제시해주는 가이드라인을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소 탁한 구리색, 연한 호박색을 띄는게 확인 됩니다.

거품은 그리 왕성하게 형성되진 않지만 쉽게 사그러들지도 않네요.


토스트나 빵 등을 떠올리게하는 맥아의 고소한 향이 있으며

연한 카라멜 내음도 납니다. 과일 등의 새콤한 향기보다는

나무나 버섯, 흙, 찻잎 등의 은은한 향이 더 감돕니다.


탄산이 있는 것만 확인되는 수준으로 터지지는 않고

입에 들어차는 액체 질감자체는 부드럽고 끈끈한 편으로

나름의 육중함을 마시는 사람이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은근하게 크리미함과 기름진 성향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6.7%의 맥주에서는 무난한 정도로 유별나게 강하지는 않습니다.


토스트, 빵, 약간의 태운 느낌이 나는 곡물의 스모키 등의

고소함과 씁쓸함이 약한 카라멜 단 맛과 조화가 됩니다.


홉은 높은 IBU 로 씁쓸하게 포장되어있지는 않았지만

약초나 나무, 버섯 등등의 Earthy 하다고 표현되는 형태로 드러나기에

다른 미국 크래프트 양조장의 새콤하게 터지는 엠버 에일들과 같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는 Copper-Amber 계열의 맥주에서

선택한 홉의 품종만 좀 다를 뿐, 접할 수 있는 정석적인 맛이 

잘 드러나는 웰 메이드 맥주로 검열 삭제와 같은 딱지가 붙어

뭔가 위험하고 격리되어야 할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는 않는 맥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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