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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독일

Weyermann Cerevisia Michaelbergensis (바이어만 세레비지아 미카엘베겐시스) - 7.1%

by 살찐돼지 2016. 1. 22.


독일 바이어만(Weyermann)은 세계에서 가장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맥주 양조용 맥아(Malt) 제조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2~3년 전의 리뷰를 통해 바이어만(Weyermann)이 맥아 제조만 하는게 아니고

밤베르크 메인 공장 내 실험 양조장을 통해 맥주도 소량으로 생산한다 알렸는데,


단순히 일회성에 그친 실험양조가 아닌 2016년 현재까지도 계속 되는걸 볼 때,

앞으로 이곳에서 뭐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실험 양조장을 밤베르크 '바이어만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이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보이며, 맥주 테마를 가지고 밤베르크를 여행한다면

라우흐비어 양조장들과 함께 꼭 들려야할 곳이라고 강력 추천합니다.

더불어 바이어만의 선진화된 맥아 제조 공정 관람도 매우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바이어만(Weyermann) 실험 양조장의 맥주들 -

Weyermann Bière de Garde (바이어만 비에흐 드 가르드) - 6.0% - 2013.08.08

Weyermann Polnisches Grätzer (바이어만 폴니셰스 그래쳐) - 2.2% - 2014.02.22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Cerevisia Michaelbergensis 라는 제품입니다.


밤베르크(Bamberg)에는 St. Michael 이라는 상징적인 수도원이 있는데,

 신성로마 제국의 종교적 성인왕 하인리히 2세가 임명한 주교인

에버하르트가 1015년 설립한데서 St. Michael 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Cerevisia Michaelbergensis 는

바이어만(Weyermann)이 수도원의 1000 돌을 기념키 위해 만든 맥주로,


기본 맥주 타입은 97% 가 어두운색 계열의 복(Bock)으로 세팅되었고,

3% 가 Herbal Brew, 즉 허브나 야생초를 이용한 양조가 섞였습니다.


허브 맥주라고 해서 Gruit 계 맥주인가 고민해 봤지만,

홉(Hop)도 어느정도 들어간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첫 배치는 2015년 6월 23일에 공개되었고,

첫 맥주의 영광은 밤베르크 시장이 누렸다고 합니다.



매우 탁하며 색상은 호박색-갈색에 걸칩니다.


정석적인 타입의 맥주에서는 맡기 힘든 향으로,

맥주에 사용된 허브류의 존재감이 과시되었네요.


나무 느낌도 있으며 사프란이나 카모마일 등의 향 등

제가 허브의 향을 일일히 알지 못하니 그렇게 믿게 됩니다.


더불어 청사과나 청포도 류의 향과 건포도 향도 있고,

살짝 높은 온도에서 발효 되었을 때 나는 시큼함도 있네요.

아마 이는 효모가 아니라 허브에서 나오는 향이라 봅니다.


탄산은 적은 편입니다. 입에 닿는 질감, 무게감은

7.1%라는 도수에 비해서는 나름 연한 편입니다.


복(Bock)이 기본이라고 했지만 부담이라고는 없고

그냥저냥 중간 바디(Medium Body)라고 보면 좋겠네요.

아잉거의 셀러브레이터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은.. 이런류의 맥주들이 대체로 그렇듯 난해합니다.

복(Bock)의 느낌 위주로 설명하면 일단 어두운 색을 띄니

도펠복(Doppelbock)에 근접하다 보며, 그 특성에 걸맞게

카라멜/견과/토스트 등의 고소하고 단 맛이 적당히 남습니다.


붉은 건과일 같은 느낌도 돌면서 스모키함도 살짝 나오며,

홉의 쓴 맛 자체는 사실상 역할이 없다고 봐도 됩니다.


복(Bock)이라는 바탕 위로 발산되듯 퍼지는 맛들은

역시 허브류의 맛들로 라벤더와 같은 맛도 느꼈고

카모마일 차와 같은 향, 레몬 그라스, 감초 등의 맛이 있네요.


마시다보면 어떤 맥주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도그피쉬 헤드의 미다스 터치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것들 이외에도 더 언급하고 싶은 맛이 있는데,

솔직히 그 맛이 제가 뭔지 몰라서 시음기에 적질 못하겠네요.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이 맥주에는 사프란이 등장하는데,

사프란을 본 적도 먹어 본적도 있지만 그 특징을

딱 캐치해낼만큼 사프란을 많이 접한 것은 아니기에..


 아무튼 시음후 소감은 말 그대로 난해/재미있는 맥주이지..

맛의 상품성에서 뛰어난 제품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깨닫은 것은 요리를 하신 분들이

다양한 향신료나 식재료 등을 접하다 보니 맥주 맛에서

비유적으로 설명되는 재료의 맛들을 빠르게 캐치할텐데,


저는 먹기만 좋아할 뿐 요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니

향신료나 과일 맛 표현에 있어 한계가 나타납니다.


정석적인 맥주 재료인 홉/맥아/효모로만 맥주를 만들면

제가 시음기를 능수능란하게 작성할 수 있겠으나,


요즘 크래프트 맥주 추세가 배럴, 허브 쪽과 접목되다 보니 

샤도네이 배럴 특성이 뭔지, 재스민 맛이 어떤지 알아야

좀 더 명확하게 그 특징들을 설명이 가능할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왜 이 맥주에 Cerevisia 가 적혀있는지 알겠네요.

각종 허브류를 넣었으니 맥주 순수령에 의거 Bier 라고 못하니

Cerevisia 라는 라틴계 언어를 사용한 것 처럼 보입니다.

그게 천 년 역사의 수도원 맥주를 기념하는데 더 어울려보이고요.


이 맥주를 선물해주신 시노자키 팬 대용군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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