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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Snoqualmie Falls Spring Fever (스노퀄미 폴스 스프링 피버) - 6.0%

by 살찐돼지 2016. 3. 20.


이번 주말은 낮 온도가 에일 발효온도에 이를 정도로

3월 답지 않은 따뜻한 봄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시기로 결정한 맥주가 미국 소재

Snoqualmie Falls 양조장의 Spring Fever 입니다.


영어로 Spring Fever 라는 말은 초봄의 나른함이라고 하는데,

우리 또한 봄에 보통 식곤증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6.0%의 650ml Spring Fever 를 다 마신다면

식곤증이 아니라 취해서 잠이 오겠지만요.


- 블로그에 리뷰된 스노퀄미 폴스(Snoqualmie Falls)의 맥주들 -

Snoqualmie Falls Bunghole (스노퀄미 폴스 벙홀) - 7.7% - 2016.01.05

Snoqualmie Falls Steam Train Porter (스노퀄미 폴스 스팀 트레인 포터) - 5.0% - 2016.01.28



Spring Fever 는 Snoqualmie Falls 양조장에서

봄 마다 생산하는 계절(Season) 맥주입니다.


'여름에는 가볍고 청량하게 겨울에는 진하고 묵직하게' 가

많은 맥주 양조장들이 고수하는 계절 맥주의 덕목이라면


아무래도 봄에 나오는 맥주는 느낌상 싱그럽고

산뜻하며 화사하거나 예쁜 성향을 띌 겁니다.


Spring Fever 는 벨기에식 Grand Cru 를 모태로

벨기에 에일 효모와 코리엔더로 장식되어

과일스러움과 향긋 알싸함으로 무장되었습니다.


얼마나 봄에 어울릴 특징을 지녔는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봄 컨셉 맥주는 Rose Petal 이 참 좋았습니다.



맑지는 않지만 맥주 너머 잔에 새겨진 로고가

확인될 정도이니 그리 탁한 편도 아니었습니다.

색상은 딱 병에 그려진 새의 몸통 색, 붉습니다.


코리엔더 향(고수)이 매우 가득 합니다.

특히 병 입구에 코를대면 집약된 향이 풍깁니다.

은근하게 소다와 비슷한 류의 향도 납니다.


살짝 레몬스러운 시큼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코리엔더와는 다른 부류의 향긋 알싸함인

후추나 정향스러움이 살며시 풍겨졌습니다.


꽃이나 풀과 같은 향도 미력하게 느껴졌으며,

꿀과 같은 단 내 또한 맡는게 가능했습니다.


탄산은 적당한 편으로 과한 청량함은 없습니다.

입에 닿는 느낌은 부들부들한 편입니다.


6.0% 알코올 맥주에 딱 어울릴 만한

중간 수준의 바디(Medium Body)를 갖췄고,

포근한 안정감을 마시는 이에게 주었습니다.


일단 맥주 맛의 전방위에 걸쳐서 출현해주는

코리엔더(Coriander)를 빼놓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맥아에서 나온 단 맛 자체는 그리 많진 않습니다.

따라서 맥주 자체는 진득 질척이는 단 맛은 적습니다.


맥주에서 표현하는 Spicy 라는 개념에 얼마나 단련되었느냐에

따라서 이 맥주를 부담스럽다고 탁월하다고 평가가 갈릴듯 한데,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나오는 Spicy 는 포착은 되는 수준이나

단독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편은 아닙니다.


코리엔더(고수)와 동반해서 나타나는 정도였으며,

그래서 인지 1+1 으로 알싸한 맛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알싸한 맛에 적응되면 과일과 꽃과 같은 화사한 단 맛이 나오는데,

라벨에 새와 함께 그려진 꽃들과 어울리는 양상이었습니다.


마시다보면 중간중간 약간의 고소한 맥아 맛이 느껴지며,

극 후반부에는 무시 못할 씁쓸한 맛이 찾아오는게 특이합니다.


분명 화사하고 예쁜 성향이라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지만

마냥 그렇지 않고 오히려 향긋함과 씁쓸함으로 마감되는 맥주입니다.


용량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시음기가 길어지는 것에서 보면   

개인적인 맥주 취향에 매우 잘 부합하는 맥주로,

이제서야 국내 수입된 맥주들을 돌고 돌아서

스프링 피버(Spring Fever)를 알게 되었을까.. 아쉽습니다.


2년 전에 칼데라의 로즈 페탈(Rose Petal)도 그랬는데,

아무튼 봄 컨셉의 맥주가 가을/겨울보다 좀 더 내게 맞다면

앞으로 봄 컨셉의 맥주는 우선순위로 시음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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