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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Fuller's Golden Pride (풀러스 골든 프라이드) - 8.5%

by 살찐돼지 2010. 4. 18.

풀러스 브루어리(Fuller's Brewery)에서 만들어지는 맥주들 중
가장 가격이 높고, 가장 알콜 도수가 강한 녀석인
골든 프라이드(Golden Pride) 입니다.

익히 알고있는 런던 프라이드에서 '런던' 대신에 '골든'이 대체되어
처음에는 영국식 골든에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사실 골든 프라이드는 발리 와인(Barley Wine)이라는 종류의 맥주입니다.

발리 와인은 단어 그대로 보리를 뜻하는 Barley 와
와인을 뜻하는 Wine 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이름인데,
와인처럼 도수가 높고, 저장해 놓고 오래 마실 수 있는것이
와인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발리와인의 알코올도수는 8% ~ 12% 정도에 이르는데,
풀러스의 골든 프라이드가 브루어리내에서는
가장 높은 알콜도수를 자랑할지는 몰라도,
발리와인의 맥락에서 비교해보면
8.5%의 알콜도수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 풀러스(Fuller's) 브루어리의 다른 맥주들 -  

Fuller's London Pride (런던 프라이드) - 4.7% - 2009.11.13
Fuller's Organic Honeydew (풀러스 오가닉 허니듀) - 5.0% - 2010.03.05
Fuller's ESB (풀러스 ESB) - 5.9% - 2010.03.17
Fuller's Chiswick Bitter (풀러스 치스윅 비터) - 3.5% - 2010.04.02


'맥주는 시원하게 먹어야 제맛?? '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굳어버린 통념인데,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국산 & 수입맥주의 대부분이
5 ˚C의 시원함이 적합한 (몇몇 호프집에서는 얼린 잔에다가 먹기도 하죠) 라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차갑게 마시는 상식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非)라거 계열의 맥주들은, 특히 에일같은 경우는
시원함, 짜릿함을 느끼는 맥주가 아니라
부드러움, 진득함, 묵직함을 맛 보기 위함이 더 강하기 때문에,
10 ˚C가 넘는 상온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너무 차가워진 상태에서 마시게 되면, 맥주의 맛을 느끼기전에
차가움에 혀와 입이 마비가 되어서 제대로된 맥주 맛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슈퍼마켓들의 맥주코너를 찾아가보면,
라거맥주들은 냉장고안에 진열되어있고,
에일맥주들은 와인,위스키등과 같이 일반 진열대에 배치되어있으며,

 영국의 펍에서 캐스크에일(생 에일맥주)를 주문하여
마셔보면 처음마시는 사람은 그 미지근함에 당황하는데,
본래 미지근하게 제공되는것이 정석이라고 합니다.

발리와인을 취급할 때는 와인을 취급하듯이 다루고,
마실때도 와인과 같이 소량을 음미하면서 마시는게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와인을 만약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차가워진 상태에서 꺼내어 바로 마시지 않듯,
에일 & 발리와인등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시기 전, 코에 가져다 대는 순간부터
강한 홉의 향이 확 피어오르는 골든 프라이드는
검붉은 색을 띄고 있었으며, 거품은 많이 일지는 않았습니다.

첫 맛에서는 과일과 같은 맛이 피어오르는 듯함을 느끼려는 찰나,
어느순간 강한 알코올의 맛 & 향과, 농축된 듯한 다량의 홉의 맛이
첫 맛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여 끝까지 고수합니다.
입안에 홉의 쓴맛이 계속 지속되면서 남으며,
그 지속감이 오랫동안 남아,
다음 모금을 마시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네요..

묵직한 무게감과, 진득함이 인상적이며,
그래도 와인은 마시면서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발리 와인인 골든 프라이드 에일맥주는
나름 강한 맥주들에 단련되었다고 자부했던 저도
약간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녀석이었습니다.
쓴맛, 묵직함등에 어지간한 내공이 쌓이지 않았다면
발리 와인에 손을 대지 않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골든 프라이드가 발리와인중에서는 그래도
8.5 %의 약한축에 속하는 것 같은데,
과연 대장급 발리와인은 어떨지 제 마음속에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 남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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