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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영국

Green Jack Ripper (그린 잭 리퍼) - 8.5%

by 살찐돼지 2010. 12. 10.


이미 아시는 분들께서는.. 그 이름에서 짐작하셨을 수도 있는,
섬뜩한 이름을 가진 영국맥주 '리퍼(Ripper)' 입니다.

그린 잭(Green Jack) 브루어리에서 나온 '리퍼(Ripper)' 라는 맥주로,
'잭 리퍼(Jack Ripper)' 는 영국역사상 가장 흉악무도했던 살인마의 명칭입니다.

'잭 리퍼'는 약 100년전 런던에서 연쇄살인사건을 범행했는데,
그 사건들은 살인자가 누군지, 이름이 무엇인지 끝내 밝혀내지 못하고
미결로 남게 되었습니다. 살인마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가명을 붙였는데,

우리나라의 홍길동처럼 신원미상 남자의 이름인 Jack 과
찢어죽이는 살인마란 뜻의 Ripper 가 결합하여 잭 리퍼(Jack Ripper)가 되었죠.

그래서 맥주의 라벨에는 식칼을 들고있는 남성의
삽화가 그려져 있는데, '잭 리퍼' 에 관한 이야기를 알아야만
이해 가능한, 맥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입니다.


Green Jack 양조장은 1993년 런던의 동북쪽에 위치한
Suffolk 지역의 Lowestoft 라는 마을에서 설립된 곳으로,

이스트 앵글리아(Suffolk 주가 위치한 지역의 이름)에서
가장 성공한 마이크로 브루어리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7개의 정식으로 만드는 리얼에일(Real Ale)들과,
9개의 계절따라 주기적으로 만드는 에일들이 목록에 있으며,

오늘의 '리퍼(Ripper)' 는 7개의 정식제품중 가장 강한 맥주로,
발리와인(Barley Wine) 스타일의 에일입니다.

2007년 영국 최고의 겨울맥주에 이름을 올린 '리퍼' 의 라벨은
효모를 걸러내고 살균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보관법, 따르는 법, 마시기 적당한 온도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병 뒷면에 기록해놓아 고객에게 친절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린 잭' 양조장의 홈페이지에서 그 어느 단어들 보다 많이 강조되는게
'리얼 에일(Real Ale)' 이며, 장래가 기대되는 '리얼 에일' 양조장입니다 ~


'그린 잭' 브루어리의 인터넷 홈페이지 에서는 '리퍼' 발리와인이,
벨기에식 트리펠(Tripel)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하는데,
실제로 모든면에서 정통적인 발리와인보다는 트리펠에일에 가까웠습니다.

다른 발리와인들이 스타우트 & 포터와 같은 검은빛이 돌던 것에 반해,
'리퍼(Ripper)' 는 트리펠이나 다름없는 진한 오렌지색을 띄고 있었고, 단 맛은 없지만
그 색상만큼이나 상큼한 과일맛과 꽃과 같은 홉(Hop)의 향긋함이 압권이었던 맥주였습니다.

발리와인(Barley Wine)이 올드에일(Old Ale)의 묵직함과 진한 점성, 깊은 맛과 동시에
  인디안 페일에일(IPA)의 강한 홉의 맛도 갖추어.. 강력함에 있어서는 최고봉에 있는 맥주인데,

'리퍼' 는 향과 끝맛에 있어서 인디안 페일에일의 홉의 특징,
적당한 홉의 쓴맛과 함께 향긋함이 가득히 전해졌으며,

풍미에 있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적당한 무게감에
그 효모의 침전물 때문인지 거품도 상당히 풍성했습니다.

하지만 올드에일(Old Ale)적인 특성들.. 진득하고 심연에서 올라오는 듯한 깊은 맛 등에선
미비한 성과를 보여준 맥주였습니다. 8.5%의 달하는 높은 도수 때문에
발리와인으로 분류한 것 같은데.. 주관적인 견해로는 발리와인보다는
'스트롱 IPA' 혹은 '영국식 트리펠(Tripel)' 이란 명칭이 더 어울려 보였습니다.

 오늘따라 시음평을 길게 적은 것 같은데, 길게 적은 만큼 맥주로부터 느낀것이 많고
특정적인 부분이 많아, 진정으로 만족스럽게 마실 수 있었던 '리얼 에일' 이었습니다.

꺼림칙한 이름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지만, 개성많고 다채로운 맥주였기에
기회만 닿는다면 두고두고 마시고 싶은 에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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