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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한국인에게 정말 익숙한 '호프' 는 어디서 왔을까?

by 살찐돼지 2012. 6. 2.

 

맥주를 구분하는 가장 큰 갈래, 라거(Lager)와 에일(Ale)은 모른다해도,

정상적인 20대 이상의 한국인라면 모를리가 없는게 '호프' 라는 단어입니다.

 

그 말은 정말 자주 보고 들어왔어도 유래나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문데,

통념적으로 '호프' 는 생맥주를 뜻하고, 또 그것을 파는 집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맥주집의 간판이나 메뉴엔 호프/병맥주/소주/양주 식으로 구성되기도 하죠.

 

'호프' 가 정말로 생맥주를 뜻하는 것이 맞으며, 또 그것이 외래어의 표현이라면

영미권에서 생맥주를 표현하는 단어는 Draft, Tap Beer, Cask Beer 등이기에

전혀 관련이 없는 것임이 확인되어 영미권 유래언어는 아니며, 

 

독일에서는 Vom Fass, Fassbier 가 생맥주를 뜻하는 것이기에

'호프' 가 독일어에서 비롯한 말이라는 의견도 타당치 않습니다.

 

결국 현지의 언어에서 유래했다는 대다수의 믿음은 틀린 것인지라..

다른 부분에서 한국의 '호프' 라는 단어의 탄생배경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첫 째로 추리해 볼 수 있는 것은 맥주의 필수 첨가 재료인 홉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독일 맥주 순수령에서도 언급하는 맥주의 기본 재료인 홉(Hop)은

쌉싸름한 풍미와 과일과 같은 향을 더해주는 맥주의 양념같은 존재입니다.

 

홉이 없는 맥주는 탄산 없는 콜라처럼 되버리는 절대적 존재이기에

일생을 살면서 홉(Hop)을 실제로 육안으로 보는 날이 없을지라도,

일반 시민들은 홉이 맥주의 재료라는 것은 어디선가 인지하게는 됩니다.

 

홉이 맥주에 들어간다는 이유가 '호프' 집이란 단어를

대한민국에 정착시킨 장본인이라 보기는 어려운 것 같은데,

우선 '호프' - Hof 이며, 홉 - Hop 임이 다릅니다.

 

그리고 재료 홉(hop)의 의미와 생맥주와 그것을 판매하는

주점이라는 호프(Hof)는 의미적 거리가 매우 큽니다.

 

하지만 호프(Hof)라는 언어가 대한민국에 뿌리내릴 당시

그 단어가 생소한 한국 사람들에게 언어 전파자가

"호프는 맥주의 재료야!" 라고 했을 거라 생각해본다면,

 

 '호프' 가 자리잡는데 홉(Hop)이 일조는 했다고 보여집니다.

 

 

두 번째 추리는 독일서 정원, 궁정을 뜻하는 단어인 Hof 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독일인 여성 출연자가 언급했었는데,

한국의 '호프' 라는 단어가 이상하다고, 그 의미는 독일에선 다르다고 그랬었죠.

 

'호프' 가 독일어 Hof 에서 곧장 한국으로 전파된 언어라기 보다는

호프브로이(hofbräu)에서 '호프' 가 떨어져 나온 것 같은데,

 

한국에서 '호프' 라는 말이 처음 쓰인 시기는 1980년대 초반으로

독일식을 표방한 맥주집들이 호프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으며,

또 이를 모방한 점포들이 '호프' 라는 이름을 달면서 이곳 저곳 생겼다고 합니다.

 

'호프' 라는 이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이는

뮌헨의 호프브로이(hofbräu)는 대형 홀과 축제가 함께하는 분위기로

한국인이 생각하는 독일식 맥주집의 표본인 곳이기도 하죠.

 

하지만 독일 호프브로이의 호프는 왕실이라는 의미가 강한데,

역사상 뮌헨 호프브로이가 독일 바이에른 왕국의 맥주 양조집이어서

왕실(Hof) + 맥주 양조장(bräu)이 결합한게 호프브로이 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맥주 양조장이라는 브로이(bräu)가 전파되는게 맞는데,

엉뚱하게 호프(Hof)가 독일식 맥주집으로 알려져 우리나라에 자리잡게 된거죠.

 

 

두가지 예로 살펴보면서 어쨌건 호프의 어원이 정상적이기 보다는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한국에 자리잡은 것 같아 보이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미 자리잡히고 통용되는 표현이기 때문에

본토에 없는 말이라며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됩니다.

 

'호프' 라는 언어의 영향력이 한국에서는 막강하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맥주의 재료 홉(Hop)에 관한 이해에 있어서

많이 혼동하거나 어려워하는 방해요소가 되기도 합니다만..

 

권위있고 세련된 한국어를 구사하는 방송국의 뉴스나

신문 등에서도 빈번하게 사용되어지는 '호프' 이니 도리가 있나요?

국가적 차원에서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일본식 표현도 아닌데 말이죠.

 

어찌되었건, 한국에서의 '호프' 에 관한 더 많은 유래나

재미있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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