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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독일

Crew Alewerkstatt IPA (크루 에일베르크스타트 IPA) - 6.4%

by 살찐돼지 2013. 1. 21.

 

맥주의 나라 독일은 유구한 맥주 양조의 역사를 지녔으며

라거맥주에 있어서는 시초임과 동시에 독일의 맥주는

전 세계의 맥주 양조장들에게 귀감이 됩니다.

 

하지만 다양하게 맥주를 즐기는 저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독일 맥주 그리고 독일 맥주 시장이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전통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다른 국가들의 맥주를

유연하게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시작된 크래프트(Craft)맥주의 확산은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오스트리아 등

여러 맥주 문화권에 속한 국가들에 영향을 미쳤지만..

유독 독일이 유럽의 크래프트 맥주 권역에 있는 외딴 섬같은 느낌이죠.

 

'독일에서 나온 IPA, 스타우트.. 그래도 없지는 않을텐데..' 라는

예상만 그동안 했을 뿐 실제로 본 적은 없었는데,

오늘의 Crew Alewerkstatt IPA 가 그예상을 확신으로 바꿔주었죠. 

 

 

Crew Alewerkstatt 는 Timm Schnigula 와 Mario Hanel 이라는

두 독일청년이 2011년 12월 독일의 맥주도시 뮌헨에서 결성한 팀입니다.

 

2012년 7월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들은 아직까지 자신들의

양조장을 소유하지는 못했고 Hohenthanner 라는 곳에서

Pale Ale 과 IPA 를 위탁생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맥주를 담당해줄 양조장을 찾던 이야기가 흥미로운데,

뮌헨 일대의 많은 양조장을 찾아가 레시피를 보여주며 문의했지만

대부분 본적도 없는 괴상한 레시피, 관심 없음의 반응을 보였다고합니다.

 

다행히 Hohenthanner 라는 곳의 진취적인 젊은 양조가가 관심을 보여

독일 뮌헨출신의 IPA, Pale Ale 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Crew Alewerkstatt 의 두 청년은 그들은 독일적인 전통을 부정할 뜻은 전혀없으며,

분명 자신들의 Pale Ale, IPA 는 독일 맥주 순수령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독일에는 우수한 맥주들이 많아 시민들이 충분히 만족하며 즐기지만

사람들이 독일 맥주 이외에는 다른 맥주에 대한 정보가 없는게 안타까웠다하네요.

 

테두리 안에 갇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잘못이 아니기에

Crew Alewerkstatt 가 앞장서 새로운 맥주 문화를 전파하는게 목적이라합니다.

 

뮌헨의 번화가에서 Crew Alewerkstatt 의 Pale Ale, IPA 를

일반 시민들에게 시음시켜준 스토리가 있는데.. 그 반응들은

'놀랍다!, 입에 안 맞다! 새롭다! 이런것도 있냐!' 등이었다는데,

개인적으로 작년 맥파이(Magpie Brewing)에서 경험이 떠오릅니다.

 

그 말인 즉슨, 맥주의 나라 독일 국민이든 대한민국 사람이든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맥주에

신기하고 새롭다, 어색하다는 등의 동일한 반응을 보여주었다는 것이었죠.

(우리는 독일사람들이 맥주에 매우 정통할거란 막연한 예상을 하지만요)

 

Crew Alewerkstatt 의 행보는 독일에서 티끌만한 존재감이겠지만

이런 작은 티끌들이모이면 언젠가는 전체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는 태산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거라 봅니다. 

 

- Crew Alewerkstatt 의 인터뷰 -

- Crew Alewerkstatt 홈페이지 -

 

 

아무런 정보도 없이 향만 맡은 상태라면 이 맥주가

당연히 미국에서 온 IPA 라고 판단할 것 같은..

상당히 미국적인 홉의 Citrus 함과 약간의 약초,

그리고 맥아의 단 향이 감도는 빵의 냄새도 있었습니다.

 

맑지는 않지만 혼탁하다고 표현하기도 힘든 구리빛에

탄산감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조금 쏘는 특징이 있었네요.

 

탄산감이 약간 쏘는 반면에 입에 전달되는 느낌은

크리미하고 부드러우며 무게감도 어느정도 존재합니다.

밝은 인상보다는 가라앉은 듯한 질감과 무게감으로

독일의 복-도펠복들과 견줄만하다고 개인적으로 보았습니다.

 

아주 달지는 않지만 약간 졸여진 카라멜의 단 맛이 밑에 깔리면

감귤, 레몬스러운 새콤한 홉의 풍미가 치솟아 오르지만

그것과 동시에 허브(Herb)와 같이 살짝 쿰쿰이 씁쓸함과 동반하여

마냥 명랑하고 화사한 과일 쥬스 IPA 가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홉의 씁쓸함과 맥아의 단 맛이 공존하는게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West Coast 식 IPA 와는 다른 짜임새로

강한 맥주 - 마실만한 일반 맥주의 경계에 미묘하게 걸친 느낌입니다.

 

독일에서 IPA 가 그리우면 어떻하지? 라는 나름의 걱정이 있었는데,

오히려 독일 출신의 IPA 를 만나게 되어서 매우 뜻 깊은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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