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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델 두카토 블론드' 를 리뷰하면서 벨기에의 홉 산지인

플랜더스의 Poperinge 지역에 관해서 잠깐 언급했었는데,

 

오늘 소개하는 홈멜비어(Hommelbier)를 생산하는 양조장

Brouwerij Van Eecke 이 바로 Poperinge 에 인접하여 있습니다.

 

홈멜(Hommel)이라는 단어가 플랜더스 지역어로 홉(Hop)을 뜻하며

홈멜비어(Hommelbier)는 우리말로 즉 '홉 맥주' 가 되지요.

 

1981년 처음 출시된 맥주로 3년 마다 개최되는

Poperinge 홉 축제를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리미티드 에디션(Limitied Edition)이란 글귀가 병에

큼지막하게 새겨져있는 오늘 리뷰의 대상은 확실히 특별합니다.

 

Fresh Hop 혹은 Wet Hop 이라고 불리는 가공되지 않은

Poperinge 지역에서 난 홉(Hop)들로만 양조해낸 맥주로서

Saphir, Magnum, Challenger, Brewer's Gold 종들이 사용되었습니다.

 

위의 이미지에 나온 홉 콘(Hop Cone)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사용되지 않고 공기와 접촉하게되면

산화하게되어 특유의 향과 쓴 맛 등을 잃게 되버립니다.

 

홉(Hop)의 수확기는 늦은 8월에서 9월까지로

홉이 열리는 식물에서 바로 채취한 Fresh Hop 을

사용할 수 있는 최대기간이 수확 후 고작 이틀입니다.

 

그래서 홉은 거의 대부분 가공된 형태로 재탄생되게 되는데

수분을 없애고 필수 성분들을 응축시켜 보관-운송-효율 등을 

향상시킨 결과물이 펠릿(Pellet)이나 추출액(Hop Extract)입니다.

 

따라서 'Hommelbier Nieuwe Oogst Fresh Harvest' 2012 는

홉을 수확한 후 가공처리없이 이틀 안에 사용했다는 맥주로

그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Fresh Hop Brewing 일정이 기록되어있네요.

 

양조장들의 리미티드 에디션 맥주들의 형태는 다양하나

Fresh Hop 맥주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한정판 맥주인거죠.

 

 

구릿빛에서 황토색에 걸친 색상을 볼 수 있었으며

상당히 탁하고 육안으로 잔 속의 맥주를 부유하는

효모나 홉의 찌꺼기로 예상되는 물질들이 보였습니다.

 

맥주의 기본 스타일은 벨기에식 블론드 에일이기에

향에서는 약간 졸여진 시럽이나 캔디스러운 단 내음이

매우 화사하고 아름다운 느낌의 과일향과 어울러졌습니다.

오렌지 마멀레이드나 살구와 같은 향기도 풍깁니다.

 

더불어 약간의 풀과 같은 향도 코로 감지되었으나

벨기에식 에일 효모의 향과 화사한 홉에 묻힌 느낌이네요.

 

밝은 색을 띄는 벨기에 에일들이 보통가지는 성향과 마찬가지로

이 맥주에서도 탄산감은 무디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에

맥주의 질감이나 무게감을 하향조절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약간의 시럽이 졸여진 단 물 같은 느낌의 질감만 느껴질 뿐

탄산감이 선사하는 청량감과 가벼운 바디감으로 일관됩니다.

 

첫 모금을 들이킬 때는 분명히 여타 밝은색의 벨기에 에일들과는

다르게 홉의 씁쓸한 기운이 입안에 퍼지는게 느껴집니다.

 

꽤나 원초적인 홉의 쓴 맛으로 처음에는 '벨지안 IPA 인가?' 하며

잠깐 갸우뚱하기는 했지만, 점점 홉의 맛에 적응되다보면

역시 벨지안 에일스러운 요소들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소량의 바나나스러움과 옅은 캔디슈가의 맛이 출몰했고

가벼운 무게감이나 질감에 비해서 단 맛이 생각보다는 길게 남습니다.    

 

750ml 의 대용량의 맥주를 여러 모금 들이키다 보면

면역되었던 홉의 쓴 맛은 여전히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홉 고유의 맛들이 등장하는데, 건초나 Earthy 라고 표현되는

토(土)질스러운 투박함, 약초나 후추스러운 맛들이 찾아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이나 효모에서 기인하는 맛 들과는

홉의 맛이 매우 반대되는 위치에 놓여있기때문에

맛이 동일하게 흘러간다기보다는 낙차가 큰 맛을 접했습니다.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의 IPA 나 벨지안 IPA 들에 비해서는

홉(Hop)의 세기가 강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정석적인 벨기에 블론드 에일들에서 보기 드문

효모와 홉이 밸런스를 구축하는게 이색적인 맥주였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홉의 풍미가 달달하고 세밀한 벨기에 에일의

고유한 특성과 맞물려 나름의 조화를 이룩한 경우로서

개인적인 취향에도 지루하지않게 만족하며 마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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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찐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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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룩 2013.04.01 2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부터 호멜비어는 홉을 느낄수 있는 교과서적인 맥주로 알려져있는데 확실히 그런연유로 잠깐 국내 수입되었을때 맛보았을때 기분을 잊을수가 없네요 근데 생각보다 역사는 그리 오래된 양조장은 아닌것 같군요

    • 살찐돼지 2013.04.02 0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양조장 역사는 나름 길지만 저 맥주 자체는 30년이 좀 넘었죠.
      벨기에 에일에서 어느정도 뚜렷한 홉의 풍미였지만 그렇다고 아메리칸 IPA 와 같은 세기는 아니었네요~

  2. era-n 2013.04.02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홉이라는 작물 자체가 상당히 민감한 작물인가 보군요.
    수확하고 바로 가공을 거쳐야 하니....ㄷㄷㄷㄷㄷㄷ

  3. 바보새 2013.04.02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ommelbier는 꽤 맛있었던 맥주로 기억하는데... 게다가 싱싱 홉으로 만든 한정판이라니. 부럽습니다 ㅠㅠ;

  4. kihyuni80 2013.04.02 2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딴 홉을 씹어보면 어떤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본 적은 없으시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