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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독일

Schorsch Weizen 16% (쇼르슈 바이젠 16%) - 16.0%

by 살찐돼지 2013. 4. 18.

 

 

'쇼르슈 바이젠 16%'을 처음 마주한 순간 바로 떠오른 생각은

"아니 무슨 바이젠(Weizen)이 알콜 도수가 16%야..." 였습니다.

 

고도수 맥주에 홀릭된 독일의 양조장 쇼르슈(Schorsch)에서

생산하는 맥주들에서 가장 낮은 도수는 13%의 맥주로서

사실상 아이스복(Icebock)스타일에만 전념하는 곳입니다.

 

대부분이 라거 복(Lager Bock)이지만, 예외적으로 두 종류가

독일식 밀맥주 바이스비어/바이젠에 기반한 맥주로서

바이젠 복(Weizenbock)에 '아이스 복' 공법을 입힌 제품들입니다.

 

13%의 바이젠 아이스복과 오늘 소개하는 16%의 바이젠 아이스복이죠.

저는 도무지 쇼르슈가 무슨 생각으로 이들을 만들었는지 감이 안 잡힙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쇼르슈(Schorsch) 양조장의 맥주 -

Schorsch Bock 16% (쇼르슈 복 16%) - 16% - 2013.01.12

 

 

기본적으로 맥주 스타일에는 알콜 도수의 범위가 정해져있습니다.

이를테면 필스너는 대략 4.2 % - 5.2% 정도의 범위 내에서

바이젠(Weizen)은 4.5 % - 5.5% 에 속하는게 보편적이란 거죠.

 

그러나 강제적이고 구속적으로 해당 도수를 지켜야하는 규율은 없으며

특히 많은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에서는 기본 지침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여러 맥주들을 '임페리얼(Imperial)화[도수↑,풍미↑]' 시킵니다.

 

하지만 본래 그렇지 않은 스타일(필스너,바이젠)의 맥주를 임페리얼化 한다해도

정상적인 '맥주의 범주' 안에 들기위해 12% 이상의 도수로는 만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원래 고도수인 쿼드루펠, 임페리얼 스타우트라도 12%를 넘는건 드물죠.

 

왜냐하면 12% 이상이되면 맥주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의 미학이 사라집니다.

홉과 맥아의 균형이나 효모의 맛 등은 없고 알코올 맛, 강한 단 맛 등만 생겨냐죠.

물론, 몇몇 정신나간 양조장들은 이마저도 개의치 않기는 합니다.

 

결론은 저는 쇼르슈(Schorsch) 양조장이 제정신을 갖춘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쇼르슈가 20%, 40%,55% 이상의 아이스복 등으로 높은 도수에 집착하는 행위보다는

바이젠(Weizen)을 16% 로 만들었다는 것이 저에게는 더 쇼킹한 사건이네요.

 

 

명색이 바이젠(Weizen)이라는 녀석이 잔에 따를 때

아예 수직으로 부었음에도 거품이라고는 발생하지 않더군요.

색상은 어두운 갈색 빛을 띄며 탁한 기운은 별로 없었습니다.

 

스모키(Smokey)하게 다가오는 잔뜩 졸여진 카라멜스런 향에

강한 알코올의 냄새에 단 내가 마치 바닐라 카라멜 같기도 한데,

 뭐랄까 익숙하지 않은 도수의 향이라서 그런지 뭔가 부자연스럽습니다.

 

바이젠 효모의 바나나/바닐라와 유사한 향은 아주 약간 드러나는 듯 했고

클로브(Clove)스러운 Spicy 하고 후추(Peppery)스러움은 실종상태네요.

 

아주 입에 넣는 순간부터 입술에 꽉찬 액체의 느낌이 감지되며

호밀(Rye)맥주 빰치는 극강의 점성과 매끄러운 질감으로

무게감-탄산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하실거라 봅니다.

 

맛은 향에서 느꼈던 것들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었는데,

약간의 스모키함을 동반한 무시무시하게 졸여진 카라멜의 맛에

용해가 더 이상 되지 않을 정도로 흑설탕을 푼 물을 마신 듯한 단 맛으로

 

더불어서 마시는 사람을 시큰둥하게 만드는 시큼한 맛,

도대체 근원을 파악할 수 없는 그런 맛으로 마무리됩니다.

알콜 때문에 속은 엄청나게 뜨거워지네요..

 

본래 바이젠 복은 홉이랑은 관련 없는 스타일인지라,

맥아-홉 간의 균형을 기대조차도 하지 않았었지만..

차라리 홉이라도 맹렬하게 투하했다면 그나마 마실 만 하겠네요.

 

굉장히 단순한 맛에 바이젠(Weizen)의 요소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오랜만에 블로그에 일관된 혹평으로 시음기를 작성하게 만든

그 이름 바로 '쇼르슈 바이젠 16%(Schorsch Weizen 16%)' 입니다.

 

※ 취하기 위해 마시면 좋음. 그러나 가격적인 측면에선 소주에 어림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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