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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독일

Hoepfner Porter (회프너 포터) - 5.8%

by 살찐돼지 2013. 5. 22.

 

 

포터(Porter)는 본래 영국스러움이 묻어나는 에일 맥주로서

산업화 이후 페일 에일(Pale Ale)이 선풍적 인기를 얻기 전에는

영국 뿐만아니라 러시아, 덴마크, 폴란드, 핀란드 등에 수출되는

17-18세기 북유럽의 인터내셔널 맥주로서 각광받던 맥주였습니다.

 

영국과 맥주 스타일이 완전히 대비되는 라거 종주국 독일에서도

포터(Porter)는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고 알려져있고,

몇몇 발틱포터(Baltic Porter)들이 독일에서 양조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회프너(Hoepfner)는 독일 서남부의

칼스루헤(Karlsruhe)시에 위치한 양조장으로서,

발틱포터라는 이름을 제공한 독일의 북동쪽 바다인

발틱해와는 지리상으로 정반대에 위치하여있습니다.

 

즉, 칼스루헤 출신 회프너 포터(Hoepfner Porter)는

북유럽의 '발틱포터' 와는 지역적으로 관련은 없는 셈이죠.

 

 

회프너(Hoepfner)는 20세기 초, 런던의 포터(Porter)를 모방하여

독일 포터(Deutsche Porter) 라는 이름으로 포터를 생산했으며,

상면발효하는 런던 포터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하면발효하였습니다.

 

회프너는 1980년까지 칼스루헤에서 포터맥주를 양조했었지만,

18년간의 공백기를 거친 후 1998년 포터는 재출시되었습니다.

 

회생된 회프너 포터는 여전히 영국 오리지날과는 다른 양상으로,

하면발효 라거에 영국 홉(Hop)들 대신해서 독일산 아로마 홉 

노블 홉인 테트낭(Tettnang)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원류(영국)에서는 많이 멀어져버린 독일산 포터로서

영국 포터보다는 슈바르츠비어를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보입니다. 

 

 

색상은 깊은 갈색- 검은색의 사이에 놓여있었으며,

거품의 생성력과 유지력부문은 그럭저럭 보통입니다.

 

향에서는 영국적인 느낌보다는 독일스런 특징이 강했는데,

영국 홉의 농익은 과일 맛이나 효모에서 비롯하는 과일보다는

허브나 약초스러운 독일 홉의 아로마가 싸하게 풍기고 있었습니다.

 

커피를 연상케하는 로스팅된 검은 맥아의 향도 나타나긴하나,

제가 느끼기에는 홉의 Herbal 함이 더 중점적으로 드러나더군요.

검은색 맥주의 향이 지배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탄산감은 나름 강한편이라 과하지는 않은 청량감을 부여했고,

질감이나 무게감에서 맥아적인 느낌(Malty)이 강하지 않아

은근 가볍고 마시기 편하도록 설계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전반적인 맛의 흐름에 잘 등장하지 않았으며,

약간의 커피와 로스팅 된 맥아의 탄 맛이 감지되기는합니다.

 

홉(Hop)의 영향력이 다른 맛들보다는 세게 찾아오던데,

향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허브나 잔디를 연상케합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 수록 홉의 씁쓸함도 남더군요.

 

특별히 포터(Porter)를 마셨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블랙 필스너(Black Pilsner)라고 부르면 적합할 특징의 맥주로,

개인적으로는 썩 괜찮게 와닿지 않았던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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