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주브로이는 대나무의 고장인 전라북도 담양에
소재한 수제맥주 양조장으로 2002년 설립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규모 양조장이 시작된 시기를
2002년을 기점으로 보고 있으니 꽤 오래된 곳이며,
몇 년전에 유통하는 제품들에는 대나무를 좋아하는
팬더가 그려져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근래 라벨 디자인을 바꿨는지 꽤 깔끔해졌습니다.
담주브로이가 취급하는 제품들에서 밤블리(Bambly)라는
명칭이 보이는데, 대나무(Bamboo)와 Lovley 의 합성어입니다.
담양 대나무 댓잎 맥주 제조기술로 특허를 가지고 있다하며,
그래서 이곳의 맥주에는 대나무가 기본 속성으로 깔려있습니다.
오늘 시음할 맥주는 스포필스(Spopils)라는 제품으로
독일 필스너를 지향하나, 대나무 죽순이 가미되었습니다.
그리고 담주브로이의 맥주들은 효모 비여과 비살균이라
보관이나 판매시 냉장보관이 필수일 것 같습니다.
필스너 라거이지만 비여과 제품이기에 맑진 않지만
그렇다고 밀맥주마냥 뿌옇게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색상은 필스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금색을 띄었습니다.
처음 향을 맡을 때 부터 이색적인 향이 나왔습니다.
독일 필스너라면 독일 계 홉이 사용될 터라 봤지만,
익히 알고있던 향 이외에 향긋하면서 싸한 향이 동반했는데,
확실히 대나무 죽순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향으로
시음기를 적을 때 옆에 있던 사람은 대나무 사우나 온 느낌이라네요.
아무튼 튀긴 하지만 대나무가 독일 홉과 궁합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탄산기는 그럭저럭 보통으로 강렬한 청량감을 주진 않았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운 편에 속해서 마시기 어렵지 않습니다.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곡물류에서 뽑아낸 당류의 맛과 은근한 꿀 느낌이 있고,
홉에서 오는 맛은 허브류가 느껴지지만 대나무의 향취가
동반하기에 식물스러운 풍미가 더 강화되어 나타났습니다.
홉에서 오는 쓴 맛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는 편은 아니었고,
사실 맛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맛은 곡물류의 구수함과
라거임에도 효모에서 적당히 전해지는 발효 풍미 같았는데,
독일식 필스에서도 켈러필스(Keller-pils)류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투박함과 구수함이 가장 메인이 되는 맛이었습니다.
구수함이 강하기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고,
대나무의 정체성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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