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대표하는 수제 맥주 양조장이라 할 수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대표 맥주들 가운데 하나인
'즈므 블랑'이 오늘 시음하게 될 맥주입니다.
강릉에는 저무는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의
즈므 마을이 있고, 맥주 이름은 거기서 유래했습니다.
'즈므 블랑' 에는 독특한 부재료가 첨가되는데,
국화와 산초 열매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맥주 -
버드나무브루어리 하슬라 IPA - 6.1% - 2021.02.18
즈므 블랑의 맥주 스타일은 밀맥주이기 때문에
블랑이라는 프랑스식 표기가 즈므 뒤에 따라옵니다.
블랑 혹은 블랑쉬라고 불리는 맥주들은 벨기에나
프랑스에서 취급하는 밀맥주들을 일컫는 용어이며,
특히 유명한 제품으로 크로넨부르 1664 블랑이 있습니다.
맥주 순수령으로인해 부재료가 첨가되지 못하는
파울라너, 에딩거, 바이헨슈테판과 같은 독일 밀맥주와 달리
벨기에의 밀맥주들은 독일 순수령의 영향권 밖에 있기에
오렌지 껍질이나 코리엔더(고수)씨앗 등 부재료가 일반적인데,
한국적임과 강릉의 부재료를 사용하기 즐기는
버드나무는 산초 열매와 국화로 대체하였습니다.
만약 부재료를 넣지 않고 맥주 기본재료들로만 만든
밀맥주였으면 즈므 블랑이 아닌 즈므 바이젠일 수도 있었겠죠.
밀맥주 답게 적당히 탁한 금색의 외관을 보입니다.
향은 살짝 독특한데 국화의 은은하고 향긋함과 함께
산초 나무 열매의 알싸/맵싸함이 은근하게 겹쳐졌고,
기본적으로 효모에서 기인하는 과일 향도 있기 때문에
복합적인 향들이 얽혀있지만 과하게 튀진 않습니다.
탄산기는 적당한 편이라 가볍게 마시지 좋습니다.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벨기에 밀맥주들과 유사하네요.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은 많지 않아서 개운하고 담백하며,
국화와 산초에서 나오는 향긋하고 알싸한 맛이 강합니다.
살짝 매운 맛이 초리조 등 후추 or 향신료 느낌이 있는
얇은 소시지류에서 접했던 것과 비슷하게 다가왔기에
개인적으로는 해당 소시지/햄과 같이 먹으면 좋겠더군요.
쓴 맛은 없고 과일류 맛도 향에 비해서는 부재료들에
다소 묻힌 경향이며, 뒤로 가면 곡류의 고소함이 남습니다.
맥주만 놓고 보자면 벨기에식 밀맥주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재미있는 컨셉의 맥주 정도라고 생각하나,
특정 음식과의 페어링을 염두에 두고 맛을 기획했다면
상당히 좋은 맥주가 될 것 같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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