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게 2,700 종류가 넘는 맥주 시음기를 올리는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맥주를 제철에 맞게
시음하는 것은 생각보다 흔하지는 않은 일입니다.
겨울이라고 무거운 맥주만 마시고 여름이라고
가벼운 맥주만 올리면 본인 스스로 물리기 때문인데,
여름이 한창인 지금 그래도 운 좋게 시음하는 맥주로
대한민국 아쉬트리 양조장의 '써머 가든 세종' 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아쉬트리(Ashtree) 양조장의 맥주들 -
아쉬 트리 라이트 비터 1895 - 4.5% - 2021.06.10
아쉬 트리 포터 - 4.8% - 2021.09.22
아쉬트리 빅토리안 디너 에일 - 4.7% - 2022.02.08
아쉬트리 브라운포터 - 4.8% - 2022.06.07
아쉬트리 트리플 스타우트 - 10.2% - 2023.02.02
벨기에 농주(農酒)의 개념인 세종은 원래부터가
농사일이 바쁜 여름에 소비하기 위해 만든 타입이라
써머 가든 세종은 세종의 특징을 풀허헤친 듯한 네이밍이나,
실제로 세종 바탕에 페퍼민트, 바질, 애플민트, 스피아민트 등의
허브류가 첨가되어 Garden 이라는 수식어가 더 그럴싸해집니다.
본래 아쉬트리의 오너 양조사가 이전 다른 양조장을 운영하던 시절
출시했던 맥주를, 서울 구의동 아쉬트리 펍에 자주 방문해주는
단골손님이 그립다고하여 제작하게 된 배경이 있는 맥주로,
라벨 이미지속 튜브 안에 있는 남성은 아쉬트리의 오너 양조사이며,
실제 아쉬트리를 방문하게 되면 비슷한 분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살짝 탁한 편에 밝은 금색 톤을 발하고 있습니다.
애플민트와 바질, 스피아 민트 등등등의 상쾌하면서
새콤한 향이 마치 롯데껌 3총사를 어렴풋하게 떠올렸으나
세종 효모에서 오는 알싸한 발효향과 겹쳐져 있으면서
효모 발효 에스테르와 발효 산미와 어울러져 따로 놀진 않습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여름 맥주이나 엄청 청량함을 지향하진 않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그래도 여름에 어울리게 가볍고 산뜻합니다.
맥아적인 단맛은 뚜렷하게 자리잡은 맥주는 아니었고,
향에 비하면 부재료는 맛에서는 다소 파워가 약한 편이나
그래도 뚜렷한 민트류의 맛과 바질 등을 느낄 수가 있었고
세종 효모가 자아내는 청사과나 배와 같은 느낌과
향신료와 같은 페놀 기운이 부재료와 겹쳐져서 옵니다.
쓴맛은 특별히 남진 않고 부재료들의 맛은 초중반에만
알싸하게 드러날뿐 끝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향은 강하고 맛은 절제된 형태를 띄기에
뭐가 이것저것 많은 컨셉이라 부담스럽게 왔던
첫 인상에 비해서는 마시고 나선 가뿐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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