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대표하는 관록있는 수제맥주 양조장인
트레비어(Trevier)의 맥주들을 요즘에는 서울 기준
규모가 큰 롯데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앞서 블로그에 시음기를 올렸었던 3 종류 맥주들도
롯데마트에서 구매했는데, 정확히는 잠실점에서 샀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T-둔켈 맥주는 김포공항점에서 구매했으며,
양조장 내에서는 대중적인 흑맥주(?)포지션의 제품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트레비어 양조장의 맥주들 -
트레비어 처용 I.P.L - 5.0% - 2021.07.06
트레비어 T-바이젠 - 4.5% - 2022.01.27
트레비어 우리쌀 라거 - 5.0% - 2022.05.13
생각해보면 독일식 둔켈 라거(Dunkel Lager)를 블로그에 시음기를
올리는 일이 정말로 정말로 오래된 것 같다는 부분을 자각했습니다.
가장 최근이 언제였던가 블로그 기록을 다시 찾아봤더니
2015년 12월에 올렸던 아잉거 알트바이리쉬 둔켈이었습니다.
그만큼 취급처도 적은데다가 트렌디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양조장에서도 만드는 곳이 드물고 수입 제품으로도 적은데,
그래도 나름 국내에서 소규모 맥주 양조가 가능해졌던
2002년 이후에는 독일식 맥주의 하우스 맥주집들이 성행했고,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가벼운 라거인 필스너와 독특한 풍미의 바이젠,
그리고 나름의 흑맥주 포지션인 둔켈이 기본 3 메뉴였던 시절이 있습니다.
트레비어 또한 2003년 부터 독일식 맥주를 주로 취급하던
하우스 맥주가 뿌리가 되기에 여전히 둔켈이 나오고 있으며,
다시 돌이켜보면 2012년을 기점으로 국내에 등장한
크래프트 맥주 2세대에서는 둔켈을 만드는 곳을 본 적이 없네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둔켈을 국내 제품으로 만난것이 꽤 반갑습니다.
색상은 완전 검은 색은 아니고 어두운 갈색 계통입니다.
스무스한 커피, 초콜릿, 잘 구워진 빵, 비스킷 등이 연상되며
약간의 달콤한 카라멜이나 누가류의 향도 맡을 수 있었습니다.
둔켈 맥주의 향은 호감가게 잘 구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탄산기는 약간 자글자글해서 은근한 청량함이 있었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다소 낮게 설정된 듯 합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둔켈 라거보다는 다소 연했기 때문에
인터내셔널 기업의 블랙 라거(하이네켄 다크류)를 마시는
기분이 살짝 들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다양한 맥주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국내 기준 적정하다 봅니다.
맥아적인 단 맛의 뉘앙스는 초반에 잠깐 찾아왔습니다.
견과류가 삽입된 초콜릿이나 카라멜과 같은 느낌이었고
단 맛이 길게 가지 않고 이내 신속하게 깔끔해지는 편입니다.
사실 둔켈 라거라는 스타일이 독일에서도 대중 맥주이지만
그래도 대중 맥주들 가운데서는 맥아(Malt)적인 성향에 힘을 준,
다시 말하면 홉이나 효모 발효 맛이 특별히 날 여지가 없는 맥주인데,
트레비어의 T-둔켈은 맥아 단 맛은 적지만 뒤이어 나타나는 맛들로는
견과, 비스킷, 잘 구운 빵, 소량이지만 커피 느낌도 느낄 수 있었고
마시고 나면 해당 부분들이 여운을 주는 것도 꽤 괜찮게 오더군요.
질감-무게감에서도 언급했듯이 제가 생각하는 독일식 둔켈 라거보다는
풍미나 질감에서 다소 경량급으로 만들어진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왜 그렇게 되었을까에 대한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라서
대중 맥주로는 충분히 매력이 있고 달리 생각해보면 저 같은 사람은
맥주에 있어 산전수전 겪었기에 이를 가볍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컨셉은 차치하더라도 퀄리티로는 딱히 비판할 여지가 없는
꽤 잘 만들어진 독일식 어두운 라거 맥주 둔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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