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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시음기

[2016.08] Westmalle Dubbel (베스트말레 두벨) - 7.0%

by 살찐돼지 2016. 8. 23.


어제에 이어서 마시게 된 또 다른 트라피스트(Trappist)맥주인
'베스트말레(Westmalle)' 의 두벨(Dubbel) 입니다. 

벨기에 플랜더스지역 안트베르펜근처 베스트말레라는 지역에 있는
베스트말레 수도원에서 나오는 트라피스트로,
1835년부터 수도원에선 맥주를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베스트말레는 총 3가지의 트라피스트에일을 양조하는데,
두벨, 트리펠, 엑스트라 3종류인데, 엑스트라는
수도원내에서 자체소비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사실상 시중에 나오는 건 두벨, 트리펠 두종류입니다.

베스트블레테렌(Westvleteren)과는 다르게, 베스트말레는 외국에서 
구하기가 아주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알기론 몇몇의 바들에서 마치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옆나라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벨기에 정통수도원맥주를
수입상점에서 구하는게 가능하지만, 수입주류관세란 장벽과
맥주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적은 한국소비자들의 성향이 맞물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돈이 있어도 얻을 수 없는 맥주가 되었습니다.


'베스트말레 두벨' 은 검붉은색을 띄는 에일으로, 외관만 보면
'트리펠' 보다 강해보이지만.. 실은 도수가 트리펠보다 2.5% 낮은 제품입니다.

베스트말레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든지 30년후인 1856년 수도사들이
진한색을 띄는 강한맥주를 처음으로 양조했다고 하는데,
베스트말레 두벨이 바로 그 당시 맥주에 기인한것으로,
1926년에 약간 수정한 버전이 현재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니, 
사실상 '베스트말레 오리지날' 이라 칭할수 있겠습니다.

※ 참고: 트리펠은 1934년 처음양조되었고, 1826~56년사이의 맥주는
가볍고 단맛나는 맥주였는데, 지금은 종적을 감추었음.


여기까지가 2011년 1월에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2011년 1월 베스트말레 두벨(Westmalle Dubbel)을

블로그에 올렸을 때를, 제가 맥주를 마시면서 가장 설레고

흥미진진했던 시기들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자가 만료됨에 따라 1년간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가졌던 유럽 맥주 여행의 

시작점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작성했던 시음기입니다. 


벨기에에 간 주 목적은 전설에 맥주로 통하는

베스트블레테렌 12(Westvleteren 12)를 마셔보겠다는

의지로 브뤼셀을 샅샅히 뒤지고 다녔던 때입니다.

(당시 그랬던 베블이 비싸지만 국내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참)


지금은 아주 많이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소위

트라피스트 맥주에 관한 환상이 존재했었으며,


이는 브뤼셀에 당도하고 나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큰 충격으로 돌아왔는데 트라피스트처럼 숭고한(?) 맥주가

벨기에의 까르푸 대형마트, 즉 우리나라의 홈플러스의 같은데의

맥주 코너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팔고 있었다는 것이었죠.


이는 여행을 했던 2011년으로부터 3년 뒤, 국내 대형마트에

트라피스트 맥주(시메이)가 판매되는 상황이 실현되었고

예전 생각도 나며, 참 변화 빠르다 등 감정이 뭔가 복잡 미묘하더군요. 


이제는 저를 비롯한 매니아 층에서 Westmalle ㅎㄷㄷ 과

같은 반응은 나오지 않지만, Westmalle 는 트라피스트 계에서는

대부격인 맥주로 다른 트라피스트 맥주에 많은 영향을 준 곳입니다.


두벨(Dubbel) 스타일의 원조격인 베스트말레(Westmalle)로

두벨 스타일의 특징을 파악하는데 좋은 교재라고 생각합니다.



베스트말레 수도원에서는 두벨, 트리펠 모두에
설탕물을 홉을 첨가하는 단계에서 첨가한다고 합니다.

알콜 도수를 높이려는 목적이겠지만 '베스트말레 두벨(Westmalle Dubbel)' 은 
살짝 단맛이 도는 과일맛과 동시에 희미하게 홉의 쌉쌀함도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7.0%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도수지만 알콜맛도 약간 감지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여러맛의 균형이 잘 잡힌 트라피스트 에일이었네요.

향에서는 향긋한 홉의 향이 잔 입구에서 풍겨져나왔고,
색상은 검붉은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말레 두벨의 풍미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거품이 풍성한 부드러움과 진한 질감을 가졌던 맥주로,
어제 써먹은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정말 비단결 같았습니다.
 
특별히 부담스럽거나 거친면이 없는 맥주로,
평소에 '레페 브라운' 의 풍미가 적당하다고 느꼈던분이라면,
'베스트말레 두벨' 에선 한층 강화된 풍미를 접할 수 있을겁니다.


-2011년 1월 시음기-


위 시음기를 쓸 당시 저는 가장 자극적인 맥주를 찾아다니던

몬스터와 같았습니다. 즉 세고 강한게 최고였던 때였죠.

따라서 지금 입 맛과 취향과는 많이 다를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저 당시 시음기의 가장 큰 포인트는

벨기에에서 마신 트라피스트라 현지 +++ 요소가 들어갔습니다. 

즉, 현지에서 여행중에 마신거라서 더 흥분했다는 것이죠.


첫 문단에서 설탕물을 넣는다 적었던데 어감이 좀 그러니

다크 캔디 슈가나 시럽을 넣는다는게 더 그럴싸해 보이네요.

 

색상은 다소 탁한 감이 있는 갈색-어두운 갈색을 띕니다.


향은 약간의 초컬릿이나 졸인 흑설탕 류의 단 내와

무화과나 건자두 건포도 등의 검붉은 건과일 내가 많습니다.

벨기에 에일 효모맛은 은근한 정향 등으로 나타납니다만

상대적으로 카라멜-캔디 시럽-검붉은 건과일이 위주입니다.

홉의 향이 느껴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리 공감되지 않습니다.


거품이 풍성하다 했는데 오늘 따른 베스트말레는

발포성 거품으로 따르고 빠른 시간내에 사그라들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부드럽고 진득한 측면이 있긴 하나

벨벳이나 비단 같지는 않고 7.0% 라는 벨기에 에일치고는

무난한 도수에서 나올 법한 미디움 바디의 특성을 가집니다.

오히려 가벼운 성향을 좀 더 지녔다고 봅니다.


맛은 향에서 느꼈던 부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달고 새콤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끈덕지게 남는 단 맛이 아닌

발산되듯이 퍼지는 단 맛이라고 보았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이 질척이게 남지 않아서

도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들면서도

두벨(Dubbel)스타일에서 기대할 법한 맛들인

정향, 후추, 검붉은 과일 맛 등이 농익게 나타납니다.


살짝 텁텁하다거나 투박하다고 느낄 수 있을

삼이라던가 감초와 같은 특징은 거의 없었습니다.

  알코올이 세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습니다.


  레페 브라운과 Westmalle Dubbel 을 비교하긴 그렇지만..

아무튼 그 보다 훨씬 덜 달면서 특징적인 맛은 강합니다.

생각보다 산뜻해서 마시는데 부담 없었습니다.


마시기 전에 무거울 것 같아 살짝 부담을 가졌었는데

예상보다 쉽게 마실 수 있던 Westmalle Dubbel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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