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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네덜란드

Bronckhorster Angus Tripel (브롱크호스터 안구스 트리펠) - 8.5%

by 살찐돼지 2012. 11. 2.

 

이번에 소개하는 맥주는 저에게도 매우 생소한 것으로

네덜란드의 Rodenburg 양조장에서 나온 제품입니다.

 

Rodenburg 양조장은 네덜란드 동남부 Arnhem(아른헴)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특이하게도 영국인 이주자 Steve Gammage 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본래 North Yorkshire 에 거주하던 그는 1980년 네덜란드로 이주하였는데,

자신만의 양조장을 소유하겠다는 의지로 영국 선덜랜드 Brewlab의

맥주 양조가 코스, 독일 Beviale 양조장서 실습을 하는 등의 내실을 다집니다.

 

결국 2010년 그는 네덜란드의 한적한 농가의 낡은 헛간을 매입하여

양조장을 세우고 맥주 양조사업에 본격적으로 몰입하게 되었죠.

 

 

 

Rodenburg의 메인 브랜드는 브롱크호스터(Bronckhorster)입니다.

이름들이 Bronckhorster Night Porter, Bronckhorster Eigen Weiss 등이며,

오늘 소개하는 맥주는 Bronckhorster Angus Tripel 이라 명명되어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트리펠(Tripel)은 벨기에의 스타일의 맥주로

약 8% 정도의 강한 도수, 밝은 색상, 도수에 비해 드라이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양조시 첨가되는 캔디 슈가(Candi Sugar)나 벨기에 효모 특유의 에스테르에

맥주의 맛이 기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홉의 특징은 향에만 중점될 뿐..

쓴 맛이나 홉 고유의 맛은 부각되지 않는게 일반적인 트리펠(Tripel)입니다.

 

그러나 Bronckhorster Angus Tripel 은 IBU(쓴 맛) 수치가 49에 달하고,

사용된 홉은 Perle, Cascade, Amarillo, Willamette 들입니다.

 

Perle 은 종류가 두 가지로 GR Perle, US Perle 이 있는데,

독일 종, 미국 종 중에서 어떤 종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국 홉들이 Angus Tripel 의 주인공들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정석적인 전통의 트리펠(Tripel)이라기보다는 크래프트 양조장

특유의 창의성과 생각의 전환이 가미된 신식 맥주라 하겠습니다.

 

 

색상은 진한 주황빛을 띄고 있었으며 약간 탁했습니다.

 

향에서는 벨기에 트리펠특유의 꽃과 비슷한 향기에

아메리칸 홉의 자몽 + 오렌지의 향내가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코를 찌르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향기는 독특했네요.

 

8.5%라는 도수를 눈 여겨본다면 질감과 무게감은

부담스럽지 않은 밝은 톤에.. 혀를 짓눌러버리는

육중한 무게감과는 거리가 멀었던 맥주같지만,

 

  일반적인 트리펠처럼 깔끔하거나 드라이하게 빠지는

특성과는 차이가 있던 달면서 질고 부드러웠던..

마냥 가볍게 마실만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맥아와 당의 단 맛과 끈적임이(Malty) 강하게 다가오며,

향신료스러운 입안에 자극을 주는 얼얼한 Spicy 함도 있습니다. 

이후로는 미국 홉들의 상큼한 과일스런 맛이 뒤따릅니다.

 

홉들의 맛과 동시에 벨기에 효모의 에스테르 또한 동반하여

약간 바나나스러운 단 맛이 자몽+오렌지의 상쾌한 홉 맛과

얽히고 섥히는 맛의 혼재를 경험할 수 있었으며,

 

후반부로 갈 수록 향이 서서히 사라지는

홉의 풀때기스런 씁쓸한 맛이 입안에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8.5%에서 오는 술 맛은 딱히 강하다고 생각되진 않았네요.

 

맥주 라벨에 적혀있는 설명을 미리 읽은 덕분에

Bronckhorster Angus Tripel 의 맛을 미리 짐작하게 되었는데,

  

기대했던 맛이 거의 다르지 않게 나와주어서

맥주로 부터 받은 충격은 다소 적었다지만..

 

그래도 벨기에 트리펠 + 미국 홉들의 조합을

국내에서 상업맥주로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아예 없는지라..

이런 맥주를 시음하는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맥주를 선물해주신 나상욱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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