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운 슈즈(Clown Shoes)라는 미국 맥주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양조장에서 생산된 맥주가 아닌,
계약 양조(Contract Brewing)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제품입니다.
Mercury Brewing Company 라는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계약양조를 한 것으로, 클라운 슈즈(Clown Shoes)는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크래프트 시장에 진출한 맥주는 아니었습니다.
스토리가 길긴 하지만 요약하면 이벤트 성으로 만든 맥주가
큰 호응을 얻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게 된 것이 계기입니다.
6년전인 2009년부터 Mercury Brewing Company 에서 맥주를 만듭니다.
오늘 시음하는 맥주는 스페이스 케이크(Space Cake)라는
더블 인디아 페일 에일(Double IPA) 스타일에 속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모자익(Mosaic) 홉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동부 출신이지만 미국 서부 해안식 IPA 쪽을 목표로 했다네요.
클라운 슈즈(Clown Shoes)에서 생산되는 맥주들은
눈에 띌 정도로 독특한 디자인으로 앞면 표지가 장식되었는데,
맥주 종류에 따라 공상 과학, 판타지, 캐릭터 등등의
각종 만화가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사가 삽입된 스머티노즈(Smuttynose)와는 확실히 대비되죠.
탁한 편에 속합니다. 색상은 주황색-구리색으로 보입니다.
거품 입자는 다소 크지만 잔에 따르고 나면
하부에서 탄산 기포의 상승으로 유지는 참 잘됩니다.
시트러스(Citrus)라는 감귤류나 오렌지 등등의 과일 향이
다른 거친 풀뿌리 향이나 감초 등이 없이 오롯이 풍깁니다.
오렌지 잼처럼 받아들여지기도하는 단 내가 있었고
향은 복잡보다는 몇몇의 나와야 하는 향들에
집중하여 다소 단순하나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탄산 터짐은 적습니다. 더블 IPA 에 어울리게 말이죠.
질감이나 무게감은 개운하고 가볍다기 보다는
진득하고 부드러우며 차분한 양상이었습니다.
미국 서부식(West Coast) IPA 를 지향했다고 하지만
9.0% 의 알콜도수에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향에서 언급했던 요소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맛들이 존재했는데, 역시 인디아 페일 에일(IPA)이다 보니
홉에서 나타나는 상큼하고 단 열대과일-금귤 쪽이 강합니다.
약간 졸여진 시럽이나 농도가 짙은 꿀과 같은 맛도 있지만
단 맛이 길게 가지 않고 홉의 시트러스 맛과 함께
터졌다가 중후반부터는 둘 다 서서히 사라지며 맛이 깔끔해집니다.
거기에 발 맞춰 홉의 맛도 극후반부에서나 약간 떫고
씁쓸한 맛이 입 안에 남을 뿐, 마시는 와중에는
솔이나 풀뿌리 등의 텁텁한 맛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미국식 IPA 에서 가장 좋아하고 호감가는 맛인
시트러스-열대과일 등의 과일 맛에 집중한 IPA 같았으며,
진득한 질감-무게감으로 만족감을 주지만
개인적으로는 맛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큰 병을 혼자 다 마시기에는 어느순간 물리는 것 같네요.
오히려 이 제품은 작은 병에 나온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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