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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De Dolle Stille Nacht (드 돌레 스틸 나흐트) - 12.0%

by 살찐돼지 2022. 1. 13.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산만하고 천진난만한

디자인의 라벨이 상징인 벨기에 양조장 De Dolle 가

 

일 년에 한 번 양조하는 크리스마스 맥주인

Stille Nacht 라는 제품을 늦었지만 시음하려 합니다.

 

Stille Nacht 의 의미는 우리말로 고요한 밤이며,

겨울 전용 맥주에 걸맞게 알콜 도수도 12.0%로 꽤 높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De Dolle 양조장의 맥주들 -

De Dolle Ara Bier (드 돌레아라 비어) - 8.0% - 2010.11.22

De Dolle Dulle Teve (드 돌레 둘레 떼브) - 10.0% - 2019.04.07

De Dolle Special Extra Export Stout (드 돌 스페셜 엑스트라 엑스포트 스타우트) - 9.0% - 2019.07.06

 

 

겨울/크리스마스 전용 맥주라고 단순히 도수만 높인게 아니라

나름 맥주 주 재료인 맥아/홉/효모의 삼위일체 균형을 구축했습니다.

 

맥주 양조시 맥주가 될 액체인 맥즙(Wort)을 끓이는 것은 필수적으로,

장시간 끓이면 끓일 수록 맥아당의 카라멜화가 진행됨으로 인해

완성된 맥주의 단 맛과 진득한 성질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스틸 나흐트 맥주는 장시간 끓임이 적용된 맥주로 알려지며,

동시에 쓴 맛을 내는 홉으로 단 맛에 보조를 맞출 쓴 맛도 부각시켰고,

 

궁극적으로는 벨기에식 에일이기에 벨기에 에일 특유의 효모 발효 맛은

맥아의 단 맛 + 홉의 쓴 맛 + 벨기에 효모의 알싸함이라는 삼국지를 형성합니다.

 

 벨기에 출신 크리스마스 에일이지만 몇몇 동향 크리스마스 에일들과 다르게

부재료가 사용되었다는 언급은 없으며 원재료와 약간의 추가 당분이 재료의 전부입니다.

 

 

벨기에 크리스마스 에일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예상하는 색상은 어두운 갈색일겁니다.

마치 이제품(1)이나 요제품(2)의 색상처럼 말이죠.

 

반명 드 돌레(De Delle) 양조장의 크리스마스 에일은

꽤 밝은 색상으로 진하고 탁한 블론드 에일에 가깝습니다.

 

향에서는 바나나와 같은 달작지근한 과일 향과 함께

약간의 구워진 견과류의 고소한 향이 단 향과 같이 옵니다.

 

그리고 밝은색 캔디와 같은 단 내와 약간의 정향같은 알싸함

어렴풋한 풀이나 솔과 같은 식물스러운 향도 맡을 수 있습니다.

 

탄산기는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적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탄산기가 톡톡 터지는 맥주는 아니었고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안정적인 액체 점성으로 나오며 무거운 무게감은 아니었습니다.

 

알콜 도수는 극단적으로 높지만(12.0%), 무게감과 질감은

무지막지 하지 않은 벨기에식 스트롱 에일의 장점을 보여줍니다. 

 

맥아 단 맛은 특별히 남는 편은 아니지만, 밝은 색상을 띄기에

간혹 느껴지는 단 맛은 밝은색 맥즙과 같은 느끼함을 살짝 줍니다.

 

더불어 엿, 시럽, 꿀 등등과 버무려진 바나나, 연한 오렌지 잼 등의

단 맛 등이 Stille Nacht 에서 가장 뚜렷한 맛이라고 볼 수 있게 했으며,

 

뒤로 갈 수록 홉의 약간의 쓴 맛과 함께 알싸하게 오는 맛인

벨기에 효모 특유의 발효풍미와 살짝 오는 알콜의 아린 맛이

결합하여 벨기에 스트롱 에일을 마시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에는 엄청 맛있게 느껴진 맥주라고는 할 수 없겠으나

벨기에 크리스마스 에일의 클리셰를 타파해서 흥미로웠다고 봅니다.

 

부재료가 없는 검붉은 과일계+카라멜이 없는 크리스마스 에일은 신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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