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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De Ranke Noir De Dottgnies (드 랑케 느와르 드 도티니즈) - 8.5%

by 살찐돼지 2023. 3. 12.

 

De Ranke 양조장은 벨기에 맥주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맥주 하나하나의 자신만의 색깔을 불어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Noir De Dottignies 의 8.5% 라는 알코올 도수와

'Strong Dark Ale' 이라는 라벨에 적힌 부제를 처음 확인했을 때는

 

시메이 블루(Chimay Blue)로슈포르(Rochefort) 8 등등의

클래식한 Belgian Dark Strong Ale 을 지향하는 것 처럼 왔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드 랑케(De Ranke) 양조장의 맥주들 -

De Ranke Kriek (드 랑케 크릭) - 7.0% - 2010.11.24

De Ranke Guldenberg (드 랑케 굴덴베르흐) - 8.5% - 2013.06.22

Cuvée De Ranke (꾸비 디 랑케) - 7.0% - 2014.04.13

De Ranke XX Bitter (드 랑케 XX 비터) - 6.0% - 2018.03.09

De Ranke Franc Belge (드 랑케 프랑 벨기에) - 5.2% - 2020.07.14

De Ranke Simplex (드 랑케 심플엑스) - 4.5% - 2020.11.25

De Ranke Wijnberg (드 랑케 위즌버그) - 5.8% - 2021.01.13

De Ranke XXX Bitter Ale (드 랑케 XXX 비터) - 6.0% - 2021.08.27

De Ranke Saison De Dottignies (드 랑케 세종 드 도티니즈) - 5.5% - 2021.10.18

De Ranke Back To Black (드 랑케 백 투 블랙) - 9.5% - 2021.12.08

De Ranke Père Noël (드 랑케 페레 노엘) - 7.0% - 2022.02.06

De Ranke Vieille Provision (드 랑케 비에야 프로비젼) - 7.5% - 2022.12.13

 

 

De Ranke 양조장 홈페이지의 제품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Brewed with 7 different malts which includes

chocolate malts and dark-roasted malts.

 

번역하면 일곱가지의 맥아를 사용해서 맥주를 만들었는데,

7 종 가운데 특별히 초콜릿 & 다크 로스트 맥아를 언급했습니다.

 

블로그에서 Belgian Dark Strong 계통 맥주 시음기를 쓰며

여러 번 언급했던 사항으로, 벨기에식 다크 에일류는

검은색보다는 갈색 ~ 어두운 갈색을 띄는 맥주이기에

 

스타우트(Stout)류에 사용되는 검은 맥아의 사용을 자제하고

Special B 계통으로 불리는 다크 카라멜 맥아를 주로 사용하기에

탄 맛-로스팅 보다는 검붉은 건과일계 풍미가 나오는 편입니다.

 

따라서 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맥주 색이 일정 이상 어두우면

"흑맥주" 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기에, 벨기안 다크 계통 맥주들도

흑맥주로 여겨서 스타우트계열과 동일시하는 무리한 상황이 생깁니다.

즉, 레페 브라운기네스가 흑맥주로 묶이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반전은 De Ranke 에서는 오히려 자제되어야하는

Black & Roasted 맥아 계열을 벨기에식 다크 에일에 넣은 것으로,

그렇기에 일곱 가지 맥아 가운데 검은 맥아 둘이 특별 언급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고전적인 벨지안 다크 스트롱 에일과 스타우트의 경계에 있는

실제로는 규격화되지 않은 '벨지안 스타우트' 적 관점에서 봐야할 수도 있죠.

 

글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이 글이 길어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벨기에 De Ranke 양조장은 매 번 이렇게 컨셉이 한 두가지는 꼬여있는 편입니다.

 

 

색상은 스타우트(Stout)류 마냥 검은색에 가깝게 보였습니다.

 

향에서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계통처럼 강하지는 않았어도

4-5% 알코올 도수대의 스타우트류의 검은 맥아에서 오는

적당한 탄 맛과 다크 초콜릿과 같은 향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온도가 올라가면 약간의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오는

단 과일 내와 검붉은 건과일과 같은 향도 느낄 수 있군요.

 

탄산기는 무난한 수준으로 특별히 많지도 적지도 않았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 수준으로 8.5% 라는 도수에 비하면

그리 무겁지 않은 수준인 벨기에식 Dubbel 타입과 유사합니다.

 

약간의 붉은 과일류의 단 맛과 카라멜류의 단 맛이 있었으며,

중반 이후로는 검은 맥아에서 오는 로스팅된 커피나 초콜릿 맛이

아주 터프하거나 쓰진 않고 적당한 향긋함을 동반하면서 옵니다.

 

검은 맥아의 맛에 점차 미각이 익숙해져가면

벨기에 다크 스트롱 에일의 효모 발효 맛이 느껴지는데,

아주 약간의 정향이나 향신료 같은 느낌으로도 왔습니다.

 

끝은 살짝 씁쓸함이 맴도는 편으로 검은 맥아의 향미라기보다는

홉(Hop)에서 기인한 비터니스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평소 마셔보기 힘든 조합의 맛을 나타내는 맥주로

벨기에 다크 스트롱 에일치고도 홉의 쓴 맛이 뚜렷하기에

검은 맥아를 차치하더라도 독특한 맛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정석적인 스타일의 맥주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소위 예상되는 정석 스타일의 맥주 맛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De Ranke Noir De Dottgnies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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