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벤치(Green Bench) 양조장은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주의 St. Petersburg 라는 도시 소재로,
한 때 러시아 제국의 수도이자 임페리얼 스타우트들의
종착점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동명의 미국 도시 출신입니다.
양조장 명칭이 Green Bench 라고 이름 붙여진 까닭은
20세기 초 St. Petersburg 의 다운타운에 약 3,500 개의
녹색 벤치가 있어 해당 도시의 별명이 Green Bench 였고,
미국 St. Petersburg 시의 첫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기에
도시의 상징성을 살려 Green Bench 라 이름지어졌습니다.
Green Bench 양조장은 2013년에 설립된 신생으로
맥주와 함께 미드(Mead)와 사이더(Cider)도 다룹니다.
핵심 맥주에는 마시기 편한 필스너 같은 라거도 있지만
대부분은 트렌디한 IPA 나 Wild Beer 쪽에 포진되었습니다.
오늘 시음하는 Phasma Saison 또한 무난한 벨기에 Saison 이 아닌
2차 발효시기에 여러 브렛(Brett) 품종을 섞어 완성했으며,
이후 홉의 향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Dry-Hopping 을 감행,
홉은 미국과 호주의 인기 품종들로 구성됨이 확인됩니다.
병 하단의 효모를 잘 가라앉힌 후 따르니
상당히 맑고 영롱한 밝은 금색의 맥주가 나옵니다.
향은 나름 복잡하고 오묘하게 여러 요소가 얽혔는데,
첫 향은 다소 캔디 같으면서 달콤한 과일 향이 있었고,
풀이나 감귤같은 씁쓸하면서 새콤한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약간의 가죽,건초 같은 면도 있지만 향을 맡으면 맡을 수록
상당히 잘 익은 과일과 같은 향이 캔디처럼 나는 것 같습니다.
탄산기는 상당히 많은 편으로 목을 따끔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질감이나 무게감적인 요소도 상당히 가벼워져서
페일 라거류를 마시는 기분과 유사하게 시음할 수 있었네요.
맥아에서 나오는 단 맛은 딱히 없지만 1차 발효한 세종 효모와
2차 발효 브렛(Brett)에서 생성된 과일 같은 새콤함이 있었고,
홉의 맛이라는건 풀과 같이 살짝 있을 정도로 비중은 적고,
홉의 비터(IBU) 또한 특별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중후반부터는 브렛(Brett) 특유의 떨떠름한 맛이 나오는데,
부정적인 지우개 물어빠는 듯한 느낌은 아니어서 좋았고
헛간의 건초나 먼지 등과 같은 나름 Brett 맥주들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맥주 맛을 마무리 짓고 있었습니다.
첫 맛의 과일 같은 맛과 뒷 맛의 Brett 이 대조적으로
탄산이 좀 많아서 따끔거리는 것만 빼면 맛에 있어서는
나무랄 것이 없는 준수한 Brett Saison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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