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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Hoppy Daze (홉피 데이즈) - 7.5%

by 살찐돼지 2014. 8. 31.


근래 우리나라에 소개된 미국 코로나도(Coronado) 양조장의 맥주

홉피 데이즈(Hoppy Daze) 입니다. 병제품과 드래프트가 동시에 풀렸습니다.


맥주의 명칭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홉으로 현혹시키다' 정도로

이름에서부터 홉피(Hoppy)라는 단어가 포함된데서 바로 알 수 있듯

맥주의 필수 재료들 중 하나인 홉(Hop)을 매우 강조한 맥주입니다.


홉을 강조한 맥주들은 보통 인디아 페일 에일(IPA) 스타일로

제작되는 경향이 있지만, 홉피 데이즈는 IPA 는 IPA 인데,

온전한 미국식 IPA 가 아닌 벨지안 IPA 컨셉으로 출시되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코로나도(Coronado) 양조장의 맥주 -

Islander IPA (아일랜더 IPA) - 7.0% - 2014.07.20



벨지안 IPA 는 크래프트 맥주 씬에서 약간의 뒤틀임/반전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로 나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약 5 종 정도의 벨지안 IPA 가 소개되어 매니아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먼 나라의 낯선 스타일의 맥주가 아니게 되었죠.


벨지안(Belgian)이라는 수식어는 어쩌면 효모적인 성향(Yeasty)이

강하다는 것을 대변하는 단어로, 본래 벨기에 에일들이

마치 독일식 바이젠류처럼 전적으로 효모에서 나오는 과일맛(Ester)이나

페놀(Phenol,치과 약품) 풍미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효모적인 성향이 강점인 벨기에 식 에일의 아성을 미국식 홉(Hop)으로

무너뜨리거나 적어도 그 효모 맛에 밀리지 않게 제작한게 벨지안 IPA 로,


홉피 데이즈(Hoppy Daze)에는 미국산 홉인 위리어, 치눅, 센테니얼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들 중 워리어(Warrior)는 쓴 맛을 창출하는 용도로 쓰였겠으니

실질적으로 치눅(Chinook)과 센테니얼(Centennial)의 홉 풍미가 주효한 맥주겠네요.



색상은 맑지도 탁하지도 않은 금색에서 구리색을 띄었으며

거품의 입자는 나름 조밀하며 깊게 형성되는게 확인됩니다.


미국 홉의 풀(Grass)이나 솔(Pine) 같은 향과 새콤한 감귤류와

레몬과 유사한 향이 코에 가장 먼저 와닿았습니다.


이후 발효시 사용되었을 벨기에 에일 효모에서 기인한 듯한

치과 약품이나 후추스러운 페놀(Phenol)의 알싸함이 나타나며

홉의 쌉싸름함이 효모의 알싸함과 합쳐져 코를 자극합니다.


탄산은 적당한 편으로 일반적인 페일 에일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

무게감이나 질감은 본래 밝은 색 벨지안 에일이나 미국 IPA 그렇듯

무리하게 육중하거나 깊은 느낌을 추구하기 보다는 적당하게

입에 닿는 부드러운 질감과 중간 수준(Medium Body)의 무게감을 견지합니다.


향에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맛에서 가장 먼저 감지되는 것은

단연 치눅(Chinook)과 센테니얼(Centennial)의 미국 홉 맛으로

솔(Pine), 풀(Grass)의 쌉싸름함, 시트러스(감귤) 등의

과일 맛이 미각을 현혹시킬만큼 확인되던 맥주였습니다.


벨기에 효모의 맛도 약간의 청사과나 배의 느낌을 선사하였고

페놀(Phenol)느낌도 튀지않고 적당하게 드러나서 지나치지 않습니다.


향에서는 홉이나 효모에 가려서 제대로 존재감을 뽐내진 못했지만

밝은색 맥아에서 나오는 꿀이나 시럽을 연상시키는 단 맛이 나타났습니다.


미국 홉의 개성강한 맛과 벨지안 에일의 고유한 맛이 호각을 이루는

어느 하나 물러섬 없이 팽팽하게 맞서는 균형이 일품인 맥주이나,


전반적인 맛의 세기를 본다면 같은 미국 샌 디에이고(San Diego)출신

그린 플래쉬(Green Flash) 양조장의 르 프리크(Le Freak)에 비한다면


맛의 세기면에서 홉피 데이즈(Hoppy Daze)가 다소 얌전한 편으로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르 프릭 vs 홉피 데이즈의

벨지안 IPA 선호도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시기 편한 쪽은 아무래도 Hoppy Daze 가, 

임팩트나 자극면에서는 Le Freak 가 더 우세했습니다.


제 개인적 성향에서는 벨기에 에일 효모를 가지고서는 일종의

반전, 트위스트(Twist)를 좋아하기 때문에 벨지안 IPA 를 비롯해서

정통 벨지안이 아니더라도 나름 사파에 해당하는 벨지안 IPA 도 즐깁니다.


물론 벨지안 에일에 특유 풍미에 관한 거부감이 강하다면

아무리 미국 IPA 의 홉 맛을 즐긴다고해도 벨지안 IPA 는 어려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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