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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네덜란드

Jopen Ongelovige Thomas (요펜 타락한 토마스) - 10.0%

by 살찐돼지 2013. 1. 20.

 

요펜(Jopen) 브루어리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암스테르담 서쪽 근교 Haarlem 이란 곳에 위치했습니다.

 

1992년에 네덜란드 Haarlem 에 전해져 내려오던

전통적인 맥주들을 복원하자는 미션아래 설립되었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맥주가 Koyt 로

Koyt 는 Gruit 라는 야생초의 일종으로

홉이 맥주의 필수 요소로서 정착되기 이전인 중세시절

홉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재료로 애용되었습니다.     

 

 약 2년전에 리뷰했던 스코틀랜드의 Froach의 맥주

Heather 라는 야생초를 사용한 옛 맥주를 복원한 것이었죠.

 

 

요펜(Jopen)에 관한 지금까지의 설명만 듣는다면

이곳이 전통의 복원에만 몰두한 곳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오늘의 주인공인 'Ongelovige Thomas' 은 반대로

현존하는 스타일의 맥주를 살짝 비틀어 본 제품입니다.

젊은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에서 자주 시도하는 일이죠.

 

'Ongelovige Thomas' 는 임페리얼 쿼드루펠(Imperial Quadrupel)로서

쿼드루펠은 벨기에 수도원식 에일인 Dubbel-Tripel 의 상위스타일로

10%를 상회하는 도수와 상당한 질감과 무게감을 동반합니다.

 

일반적으로 벨기에의 에일들은 홉(Hop)의 씁쓸함과는 관련이 적고

홉의 역할은 맥주에 있어서 향(Aroma)를 불어넣는게 정석적입니다.

 

그러나 요펜(Jopen)에서는 이런 쿼드루펠 벨기에 에일에다가

심코어,캐스케이드,치눅 등의 미국출신 홉 들을 사용하여

임페리얼(Imperial,강한 홉의 특징을 불어넣음)로 거듭나게합니다.

 

미국의 임페리얼 스타우트들과 스펙상으로는 비슷한 도수, 색상이나..

임페리얼 쿼드루펠은 벨기에 효모의 에스테르, 검은 맥아의 탄 풍미보다는

검은 과일류(블랙 커런트, 건포도, 그을린 설탕)등의 맥아 맛이 날 겁니다.

 

수도원식 맥주 쿼드루펠(Quadrupel)이 미국 홉들에의해 정복되어

변질됨에 따라 요펜(Jopen)은 이를 '타락한 토마스'라 명명했네요.

 

 

향에서는 압도적으로 시트러스(Citrus)라고 일컫어지는 특징들

레몬,자몽,오렌지 등등의 과일향이 풍겨져나왔으며

약간 풀과 같은 향 + 그을린 설탕의 냄새도 느껴진 듯 했네요.

 

풍성한 거품(Head)와 쉽게 꺼지지 않는 지속력(Retention)을 자랑했고

색상은 검은색보다는 어두운 호박색, 어두운 루비 빛을 띄었습니다.

 

입에 가져다대면 우선 들어오는 것 부터가 꽉 차는 느낌이며

질고 끈끈하며 탄산감은 별로 많지않아 부드럽게 들어갑니다.

 

무게감도 그것에 걸맞게 상당한 수준이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실 수 밖에 없는 맥주입니다.

 

'Ongelovige Thomas' 를 마시면 확실히 감지되는 맛들이 있습니다.

맥아, 홉, 효모의 맛인데.. 먼저 맥아의 맛은 확실히 구별되는

졸여진 흑설탕, 블랙 커런트의 단 맛이 초반부터 밑바탕에 깔려줍니다.

 

임페리얼 스타우트였다면 묵직한 질감과 단 맛의 맥아적 특징(Malty)이

밑으로 깔려 혀를 짓누르고 코팅하고 있을 때, 홉의 과일과 같은

시트러시(Citrus)와 쓴 맛이 입안을 떠다니며 콕콕 찌르는 느낌을 받았을텐데,

 

 임페리얼 쿼드루펠에서는 깔리는 맛은 맥아의 맛(Malty) 하나지만

자극적인 신 맛, 씁쓸함, 새콤함, 페놀 등을 선사하는 요소는

미국식 홉들과 벨기에 효모의 에스테르 두 가지 입니다.

 

이 맥주의 IBU(쓴 맛 수치)는 분명 높을것이라 예상되나

10%의 쿼드루펠인만큼 맥아의 단 맛도 강하기 때문에

쓴 맛의 존재감이 그리 강하게 발휘되지는 못했다고 보지만..

그래도 미국 홉들의 시트러시한 풍미는 묻히지 않고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웬만해서는 다른 요소에 지지 않는 벨기에 에일효모의 풍미는

역시 다른 것에 쉽게 묻히지 않는 미국 홉들과 박빙을 이루고 있는데,

 

페놀이나 단 맛이나면서 Spicy한 과일의 에스테르가

미국 홉의 또 다른 Spicy/Citrus 와 맞물려 참 진기한 맛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의 크래프트 브루어리들에서는 Belgian IPA 라고해서

왠만해서는 다른 요소들에의해 정복당하지 않는 특징들인

벨기에 에일 효모 & 미국 홉의 조합으로 만든 신식 맥주들이 있는데,

 

어쩌면 오늘의 Jopen Ongelovige Thomas 는 임페리얼 쿼드루펠로도,

아니면 Dark Belgian IPA 로도 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병으로도 충분한 만족감과 다양한 맛들의 향연을 보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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