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별 맥주들/벨기에

Lucifer (루시퍼) - 8.0%

by 살찐돼지 2010. 5. 2.


이름과 라벨에서 받은 강한 인상때문에
'쟨 도대체 정체가 뭘까??' 하는 궁금증에 선택한 맥주 Lucifer(루시퍼)입니다.

루시퍼는 굳이 크리스트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알만큼
유명한 타락천사 사탄의 또 다른 이름인데,
오늘의 맥주 루시퍼는 벨기에의 Het Anker Brewery에서 생산되는 맥주입니다.

한국에도 수입되어 익히 알려진 벨기에에일 '듀벨(Duvel)' 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우선 출신지가 벨기에이고, 악마와 관련된 이름을 사용한다는점,
엇비슷한 8% 대의 알콜도수, 스트롱 골든에일이라는
같은 종류의 맥주라는 부분에서 흡사합니다.


실제 루시퍼 맥주의 역사를 살펴보아도 듀벨맥주와 연관이 깊습니다.
본래 Liefman 브루어리라는 곳에 소속되있던 루시퍼는
Liefman 이 파산함에따라 듀벨을 만드는 브루어리인
Duvel Moortgat 브루어리의 손에 넘가가게 됩니다.

Liefman 브루어리는 프람브와즈(라즈베리), 크릭(체리)등의
과일맛 Sour 맥주를 생산하던 브루어리로
Lifeman 을 인수한 듀벨브루어리는
그들의 과일맥주에 중점을 두어 사업을 펼쳤습니다.
그에 따라 루시퍼는 점점 사장될 위기에 처하게 되지요..
듀벨브루어리의 메인브랜드인 듀벨과 여러모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던
루시퍼였기에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했다고 보입니다. 

루시퍼의 현 소유브루어리인 Het Anker 와 듀벨브루어리는
벨기에의 전통적인 맥주가 버려지는 것을 원치않았고,
그에따라 듀벨브루어리는 루시퍼를 Het Anker 에 넘겼다고 합니다.

이기중님의 '유럽맥주 견문록' 듀벨편을 보면
벨지언 스트롱 골든에일의 원조 듀벨을 다루면서,
후반부에 듀벨의 성공에 영향받아
'사탄'처럼 악마를 상징하는 점을 모방한
맥주가 있다고 기술되어 있는데, 아마 그것이 루시퍼(Lucifer)가 아닌가 봅니다.


듀벨과 같이 거품이 상당히 많이 생성되는 에일이기 때문에
거품을 많이 끌어모아주도록 설계된 전용잔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아 Chimay 전용잔으로 대신했습니다 ㅋ

 제가 술이 강한편이 아니어서 330ml 의 듀벨을 마셔도
얼굴이 빨갛게 되고, 취기가 약간 오르게 되던데,
오늘 마시는 Lucifer는 8.0% 의 도수에 750ml 이기 때문에
이걸 다 마시면 어찌될지 약간의 염려도 되네요.
그래서 보관해서 나누어 마실 수 있도록 병뚜껑이 아닌
코르크마개 형식으로 입구를 막아놓은 것 같습니다.

중간정도의 무게감과 사탕과 같은 향을 간직하고 있으며,
탄산의 느낌은 강하지 않았으며, 거품때문인지 입에 닿을때는 부드럽게 느껴지는 맥주였습니다.
듀벨과 흡사한 사과와 같은 상큼한 과일맛이 괜찮은 맥주이며,
성분에 설탕이 함유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약간의 사탕같은 맛 또한 감지되네요.

루시퍼의 입장에서는 어찌되었건 듀벨(Duvel)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듀벨과의 맛 비교를 통해 평가를 내리는게 바람직하겠으나,
제가 그러기에는 한국에서 가격높고 구하기 까다로운 듀벨을 마셔본 경험이 적어 보류하고 싶네요.
대신 벨기에에서 바다건너 위치한 영국의 골든에일(Golden Ale)과
벨기에의 스트롱 골든에일을 비교한다면, 이름은 비슷하지만 뚜렷한 차이점을 보입니다.

영국의 골든에일은 골딩홉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이름만 골든일 뿐 
사실 비터(Bitter)와 흡사한 맛을 지닌 에일이고,
벨기에의 (스트롱)골든 에일은 풍부한 거품, 사탕 & 과일 맛등이 특징이어서
맥주맛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두 맥주는 구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염려했던대로 마시면서 글을 쓰는데 점점 취기가 올라오네요 ㅋ
더 이상 글을 쓴다면 횡설수설 할 것 같습니다 ㅋ
오늘은 여기서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