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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Saison du Buff (세종 두 버프) - 6.8%

by 살찐돼지 2012. 3. 28.

 

 

오늘은 아주 특별한 맥주를 하나 리뷰하려고 합니다.

세종 두 버프(Saison du Buff) 라는 이름의 맥주인데,

미국의 대표적인 마이크로 브루어리중 하나인

도그 피쉬 헤드(Dogfish Head) 출신의 맥주입니다.

 

Saison 이라는 이름에서 보이듯 벨기에식 세종 스타일로,

파슬리, Sage, 로즈마리, 백리향등이 첨가되었습니다.

 

하단의 확대된 '세종 두 버프' 의 라벨을 보시면,

삼각형 형태로 도그피쉬 헤드의 로고를 포함한

세 개의 로고가 연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세종 두 버프' 가 도그피쉬 헤드, 스톤, 빅토리 라는

세 양조장간의 긴밀한 협조와 공동작업을 통해서 생겨났기 때문인데,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 일본 등의 크래프트(工) 브루어리에서는

이 같은 공동 합작(collaboration)이 낯선 일은 아닙니다.

 

경쟁자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같은 꿈과 취미를 가진 동반자로 보며,

각 양조가들이 이미 마이크로 맥주계에선 권위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경험을 교환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려 노력합니다.

 

바로 '세종 두 버프(Saison Du Buff)' 는 이들 노력의 산물인 셈이죠.

 

- 블로그에 등록된 도그피쉬 헤드(Dogfish Head)의 맥주들 -

Dogfish Head 90 Minute IPA (도그피쉬 헤드 90분 IPA) - 9.0% - 2010.10.13

Midas Touch (미다스 터치) - 9.0% - 2011.01.07

 

 

맥주의 이름을 풀이하면 Buff 로 부터의 세종맥주란 뜻인데,

여기서 Buff 는 'Brewers United for Freedom of Flavor' 의 약자로,

 '맥주 맛의 자유를 위한 맥주 양조가의 연합'이 되겠습니다.

 

도그피쉬 헤드의 Sam, 스톤의 Greg, 빅토리의 Bill 세 사람이

2003년에 결성한 동맹이지만 실질적인 활동이나 실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름만 거창했던 Buff 였으나, 2010년 세 양조가가 샌디에이고의 스톤 양조장에 모여

새로운 맥주에 관한 컨셉 설정과 레시피 구상, 맥주 양조 등을 함께 하게 되었으며,

이렇게 탄생한 '세종 두 버프'의 레시피는 도그피쉬 헤드, 빅토리에도 공유됩니다.

 

2010년에 이미 시중에 발매가 되어 빛을 보았던 Saison du Buff 이지만,

빅토리, 스톤 그리고 도그피쉬 헤드는 2012년에도 다시 한 번 출시를 감행했고,

같은 재료, 같은 레시피로 각각의 세 양조장에서 다른 라벨로 등장한다 합니다.

 

다만 양조장 마다 1달 간격을 두어 '세송 두 버프' 를 출시하였는데,

오늘의 Dogfish Head 는 3월, Victory 는 4월, Stone 은 5월 예정입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협업은 제게는 전혀 낯선 일이 아니었지만,

보통은 두 양조장간의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처럼 세 양조장이

서로 얽혀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는 상황은 처음 보네요 ~  

 

 

색은 진하지만 명도는 밝은 녹색빛을 띄던 '세종 두 버프' 에서는

매우 향긋한 과일의 향이 풍겼는데, 파인애플이나 솔잎 처럼 새콤하면서도

조금은 풀과 같이 거친 듯한 토양의 냄새도 혼재했습니다.

 

거품은 세종(Saison) 맥주답게 풍성하고 쉽게 꺼지지도 않았으며,

6.8%의 맥주이지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적당한  

질감과 무게감을 갖추고 있던 맥주였습니다.

 

초반에는 입안에 퍼지는 향과 함께 밝게 다가오다가도

입에서 머금은 후 식도로 전달할 때면 진함과 부드러움이 찾아오네요.

 

그러나 '세종 두 버프' 의 맛에서는 위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던데,

마치 파인애플이나 열대 과일과 같은 앙큼 상큼함의 연속일 줄 예상했지만,

 

분명 맥주에 입에 들어가는 초입에는 마치 바이젠 같은 과일의 상큼 달콤함이 강세이나,

점점 머금고 머금어 중후반으로 가면 갈 수록 슬슬 첨가물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씁쓸하지만 싸하게 다가오는 분명 홉의 쓴 맛과는 차원이 다른

약재나 향신료의 쓴 맛으로 마치 풀 뿌리를 씹는 듯한 인상을 받았으며,

그 지속력도 매우 길어 입안에 깃든 싸함이 마신 후에도 남더군요.

 

흙하면 생각나는 이미지처럼 향토적이며 농가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맥주로,

330ml 의 작은 맥주 병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것과 같은 풍미의 복잡함을 느꼈습니다.

 

맛이 좋았다기 보다는 신기하다! ,새롭다! 란 감탄사가 어울릴 맥주였습니다.

이 맥주를 선물해주신 Dr.Cork 님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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