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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Spencer Trappist Imperial Stout (스펜서 트라피스트 임페리얼 스타우트) - 8.7%

by 살찐돼지 2019. 10. 21.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는 본래 영국에서

러시아 제국으로 수출하던 스타우트에서 유래한 것으로,

제국(Imperial)이 목적지였기에 임페리얼이라 불렸습니다.

 

이후 필스너를 위시한 밝고, 가볍고, 청량한 라거 맥주가

전 세계 맥주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고, 금색 라거 맥주와

모든 부분에서 반대되는 성질을 지닌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맥주 시장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페일)라거 위주의 편제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1980년 이래로 크래프트 맥주라는 문화를 만들어내었고,

초창기에는 너무 낯설지 않으면서 적당히 개성있는

페일 에일이나 밀맥주류, 무난한 스타우트 등이 다뤄집니다.

 

크래프트 맥주 문화도 10년 20년 진행되다보니

많은 매니아들을 양성했으며 그들의 취향도

항상 무난한 페일 에일과 스타우트에 머물지만 않았고,

 

더 강하고 묵직하며 한 방이 있는 임페리얼 스타우트에도

점차 수요가 다시 생겨나기 시작하여 재조명을 받게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스펜서(Spencer) 트라피스트 맥주들 -

Spencer Trappist Ale (스펜서 트라피스트 에일) - 6.5% - 2017.10.03

Spencer India Pale Ale (스펜서 인디아 페일 에일) - 6.3% - 2019.01.09

Spencer Trappist Holiday Ale (스펜서 트라피스트 홀리데이 에일) - 9.0% - 2019.03.18


 

현재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은 약 7,000 여개 쯤 운영되며,

정말 컨셉이 뚜렷한 양조장을 제외하면 예를 들어 Sour Ale 만 하거나

벨지안 스타일만 다루거나, 아니면 완전 대중시장만 노리는 등

 

거의 대부분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에서는

임페리얼 스타우트라는 스타일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말 수 많은 브랜드의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기에 일일이 이름을 기억하기도 힘든데,

 

오늘 시음하는 미국 소재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만든

스펜서(Spencer)의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한 '스펜서(Spencer)가 하면 최초가 된다는' 말이 증명하듯,

트라피스트 수도원 전통의 두벨-트리펠-쿼드루펠의 공식을 깨고

  세속의 맥주인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시도했으니 뇌리에 남습니다.

 

 

갈색 거품에 검은색 외관의 맥주가 눈에 보입니다.

 

초컬릿, 에스프레소, 카라멜 등의 향이 우선 있지만

한 편에서는 체리나 건포도 등의 붉은 과일 잼 느낌에

은근하게 삼과 장미와 같은 향도 포착되었습니다.

 

잔에 따를 때 생기는 거품의 양이나 입자 형태,

탄산 날라가는 '쏴아' 하는 소리 등으로 예상했는데,

역시나 임페리얼 스타우트 치고는 탄산도가 높습니다.

아마도 수도원 맥주다보니 병 입 발효 진행이 있던것 같네요.

 

덕분에 질감이나 무게감 측면에서는 많이 편해졌습니다.

중간(Medium)수준의 무게감에 부담감이 없게 오네요.

 

단 맛의 흔적은 있으나 단 맛이 끈덕지게 남진 않고

초컬릿, 카라멜, 붉은 과일과 같이 나타났습니다.

 

탄 맛이나 로스팅 비터 등등도 아주 강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소위 빡센 스타우트류와는 많이 대비가 되며

감초나 삼 등의 풀 맛 등은 어렴풋하게 나타나는 듯 하네요.

 

알코올 느낌도 그리 등장하진 않았으며,

홉에서 기인하는 쓴 맛도 적어 마시기 수월합니다.

 

전반적으로 맛이 편하게 설계되었지만 그렇다고

맛이 빠지고 허전한 맥주라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나와 주어야 할 요소들은 다 자기 역할을 했기 때문이죠.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나름 입문용 맥주라 평하면

꽤나 어울릴 것 같다보며, 지난 기록들을 돌이켜보니

부재료 무첨가 임페리얼 스타우트 자체가 오랜만이네요.

 

아마 그런 부분 때문에도 오늘의 스펜서(Spencer)가

더 편하고 쉽게 다가오는 심리적 효과도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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