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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Stout Rullquin (스타우트 룰퀸) - 7.0%

by 살찐돼지 2019. 12. 14.

 

벨기에의 람빅(Lambic)은 효모로 한 번 발효되면

완성되는 일반적인 라거나 에일 맥주들과는 달리,

 

숙성(Aging) 월차가 다른 설익은 것과 완숙한 람빅을

섞어서 완성시키기에 그만큼 블랜딩이 중요합니다.

 

람빅 섞기 마스터인 벨기에의 틸퀸(Tilquin)은

다른 람빅 양조장에서 제조된 람빅을 가져와

그들만의 노하우로 적절하게 블랜딩함으로

자신만의 람빅 브랜드를 탄생시킨 대표적인 곳이나,

 

 다른 양조장에서 람빅만 가져와 섞은게 아닌

벨기에 에일도 가져와 람빅과 섞었는데

적절한 사례중에 하나가 오늘의 스타우트 룰킨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틸퀸(Tilquin)의 람빅 맥주들 -

Tilquin Oude Gueuze (틸퀸 오우테 괴즈) - 6.4% - 2013.02.14

 

 

벨기에의 De Rulles 양조장의 Brune 맥주를 가져와

람빅과 섞었는데 섞여진 람빅은 1년 정도 묵혀진 것입니다.

맥주 이름의 Rullquin 은 Rulles 와 Tilquin 의 합성어입니다.

 

배합 비율은 Brune 맥주가 7/8 이고 람빅이 1/8 이며,

섞인 뒤 배럴에서 8개월 정도 묵혔다가 병입되어 출시됩니다.

이후 Bottle Condition 되어 병 속에서 탄산화가 진행됩니다.

 

 Stout 라 불리지만 7/8 이 Rulles Brune 으로 구성되는데,

벨기에에서 Brune 은 전형적인 스타우트 같은 흑맥주가 아닌

두벨이나 벨지안 다크 스트롱과 같은 어두운 갈색의

탄 맛은 거의 없는 수도원 스타일/느낌의 맥주입니다.

 

Brune 의 공급처인 De Rulles 에서는 Tilquin 을 위해

본래 Brune 에서 로스팅 된 맛의 레벨을 높였다 합니다.

그로 인해 통상적인 Brune 보다는 탄 맛이 스타우트처럼 납니다.

 

 

흰 거품에 어두운 갈색 ~ 검은색 맥주의 조화라

다소 낯선 느낌이 드는 외관이었습니다.

 

람빅의 비중은 1/8 밖에 안 되지만 향에서는

나머지 7/8 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과시합니다.

 

어렴풋하게 발사믹 식초 같은 느낌이었지만

검은 맥아에서 나오는 로스팅, 초콜릿과 겹칩니다.

 

로스팅과 신 내에 어느정도 코가 적응하면

약간의 쿰쿰한 나무나 먼지 같은 향이 있습니다.

여러 향이 나오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탄산감은 람빅치고는 은근 있는 편이었으며

7% 대의 탄산 스타우트라면 적당한 수치 같네요.

 

질감이나 무게감은 제 기준으로는 중간보다는

아주 살짝 가볍고 연한 쪽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벨기에 Brune 이든 스타우트든 맥아적 성향과

관련이 있긴하나 Stout Rullquin 에서 맥아적인

단 맛과는 그리 관련이 없던 맥주였습니다.

배럴 에이징이나 병입 발효 등으로 사라졌겠죠. 

 

본격적인 맛에서는 한 사람이 어떤 맛에 더 민감하냐에 따라

스타우트와 람빅의 대결구도에서 누가 더 영향력이 강한지

판정승을 내릴 수 있을만큼 블랜딩이 잘 되었습니다.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 마다 람빅 특유의 쿰쿰함과 나무,

신 맛 등이 나오는 것 같더만, 다음 모금에서는 검은 맥아의

탄 맛, 커피 등이 나오며 더블 스타우트 급의 강도는 아닙니다.

 

반면 아주 맛의 강도가 파괴적이진 않았습니다.

산미와 떫음, 탄 맛 등이 모두 적당히 나와주었으며,

첫 향/맛을 제외하면 식초스러움은 없었습니다.

즉, 맥아/스타우트 식초와 같은 맛은 아니었다는 거죠. 

 

뒷 맛도 시큼한 여운과 함께 구운 곡물의 고소한 면모도 있는

자연스러우면서 복잡하고 매력적인 맥주라고 생각됩니다.

블랜딩 맥주의 적절한 사례로 소개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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