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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Surly Abrasive Double IPA (설리 어브레이시브 더블 IPA) - 9.2%

by 살찐돼지 2022. 3. 28.

 

Abrasive IPA, 우리말로는 연마재 IPA 쯤 되는 이름은,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설리(Surly)의 초기 양조장이

본래 연마공장이 있던 건물에 지어졌기에 붙여졌습니다.

 

설리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소재하였으며 오늘의 맥주는

2008년 말 연말행사를 위해 만든 맥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미네소타에서는 보기 드문 Double IPA 였으며,

사용된 홉은 미국의 Warrior 와 Citra 라고 합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설리(Surly) 양조장의 맥주들 -

Surly Coffee Bender (서리 커피 벤더) - 5.5% - 2020.12.21

Surly Axe Man IPA (서리 액스 맨 IPA) - 7.2% - 2021.04.05

 

 

Abrasive IPA 의 맛을 내는데 사용된 두 품종의 홉들 가운데,

Warrior 는 쓴 맛 내는 용도라 역할이 통상적인 쪽에 고정되었을테니

사실상 시트라(Citra) 홉이 IPA 의 맛과 향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 크래프트 맥주를 즐기면서 특히 IPA 를 선호하는 취향이라면

요즘 나오는 트렌디한 IPA 에는 거의 시트라(Citra) 홉이 들어갔음을

나름 맥주 라벨을 살펴보거나 홈페이지 등을 방문하면 알 수 있을겁니다.

 

최근 십여년 사이에 시트라(Citra)홉의 인기가 엄청 많아졌는데,

Abrasive IPA 가 처음 나온 2000년대 후반만 해도 Citra 홉은

맥주 양조장들 사이에서 그리 널리 보급된 품종은 아니었습니다.

 

그럴만도 한 이유는, 미국에서 시트라(Citra)홉이 처음 릴리즈된 시기나

시트라를 사용한 맥주가 첫 선보여진 때가 2007~2008 년입니다.

 

Abrasive IPA 또한 당시에는 신인 유망주 홉을 사용한 맥주였지만,

지금은 크래프트 맥주계 최고 스타홉을 사용한 맥주가 된 셈입니다.

 

 

적당히 탁한 외관에 짙은 금색~밝은 호박색에 가깝게 보입니다.

 

망고, 자몽, 파인애플 등등의 새콤한 과일과

솔, 풀, 펠릿 등의 찌릿한 향도 은근하게 느껴집니다.

 약간의 맥아 단 내도 있어서 대체로 달고 새콤한 편입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특별히 탄산감이 많지도 적지도 않았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 수준으로 9.2% 의 더블 IPA 라면

무난한 수준이라 압박이오거나, 지나치게 연하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무게감은 사용된 귀리에서 나온게 아닐까 예상합니다.

 

은근한 정도의 맥아 단 맛이 있지만 15년 전 Double IPA 기준으로는

다름 달작지근한 맥아 맛을 그리 강하게 가져간 편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신 잔잔한 정도로 효모 발효 맛인 과일 에스테르가 엿보였고

그 맛과 더불어 홉에서 오는 향에서 언급한 메인이 되는 맛들,

열대과일, 시트러스 + 은근한 풀, 솔 등의 느낌이 굳건합니다.

 

쓴 맛의 여운은 개인적으로는 적당한 수준으로 왔지만

Double IPA 가 아직 낯설다면 쓴 맛이 뚜렷할거라 예상됩니다.

 

적당히 달고, 분명하게 쓰고, 은근히 달며, 홉은 새콤-씁쓸하게 만든

10여년 전의 Double IPA 의 스탠다드에 가까운 맥주였습니다.

 

나름 오랜만에 씁쓸한 기운이 있는 Double IPA 를 마셔본 것 같고,

그 때문인지 맥주 이름처럼 입 안이 오랜만에 연마되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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