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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The Lost Abbey Devotion (더 로스트 애비 디보션) - 6.0%

by 살찐돼지 2019. 6. 4.

 

The Lost Abbey 양조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로

2006년 설립된 벨기에/사워 맥주 전문 양조장입니다.

 

전문분야가 아무래도 대중적인 맥주들하고 거리가 멀고,

취급하는 맥주들 가운데서도 그나마 무난한 제품들이

 

The Lost Abbey 양조장의 Year-Round로 연중생산되는데,

오늘 시음하게 될 디보션(Devotion) 블론드 에일은

이곳 양조장을 대표하는 연중생산 맥주로 잘 알려졌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더 로스트 애비(The Lost Abbey)의 맥주 -

The Lost Abbey Ghosts in the Forest (더 로스트 애비 고스츠 인 더 포레스트) - 6.0% - 2018.09.19

 

벨기에 맥주를 전문으로 하는 양조장에서 만든

'Devotion' 이 블론드(Blonde) 에일이라 소개되니,

 

대강 훑어보기만하면 레페 블론드라 쇼페 같은

달면서 발효맛으로 과일 풍미가 있는 밝은 맥주 같겠지만,

 

사실 오히려 이 녀석이나 요 녀석의 영향을 더 받았고,

그 증거가 라벨에 홉 농장이 그려져있는 부분입니다.

 

홈페이지의 제품 설명 영상을 보면 관계자가 직접

'이 맥주(Devotion)는 우리 맥주들 가운데 홉이 강조된' 이라하며,

홉의 향을 살리는 드라이 홉핑(Dry-Hopping)까지 이행되었고,

홉은 미국 쪽이 아닌 유럽, 특히 독일 품종이 언급됩니다.

 

따라서 벨기에의 영향을 받은 '블론드 에일'이라는 것만 보고

레페 블론드 마냥 달달함을 기대하고 마시면 많이 낭패를 볼 것이며,

 

한 편으로는 나름 The Lost Abbey 양조장을 대표하는 연중생산 맥주들 중

가장 먼저 소개되는 Devotion 조차도 상당히 마이너한 스타일이네요. 

 

 

병 하단에 깔린 효모를 억제하고 잔에 따라서 맑은 편이며,

색상은 조금 짙은 금색을 띄며, 탄산기포가 계속 상승합니다.

 

레몬과 같은 홉과 효모의 향이 살짝 캔디 같았고,

풀과 같은 상쾌함이 싱그러운 느낌으로도 풍겼습니다.

너무 과일스럽지도 퀴퀴하지도 않게 적당히 향긋하네요.

 

탄산기는 있지만 톡 터지는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중간(Medium)이라 부르기 적합했던,

무겁지 않게 안정감 있으면서 마시기 편한 면도 돋보입니다.

 

살짝 꿀이나 시럽류의 단 맛이 느껴졌습니다만,

물리는 듯한 면모는아니고 곧 다른 맛들과 잘 결합합니다.

 

 벨기에 블론드 에일치고 홉의 맛이 꽤 살아있는 맥주였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트렌디한 양조장에서 만든 Belgian IPA 마냥

 

벨기에 에일 효모의 과일 발효 맛과 홉의 시트러스 풍미가

팡팡 터지는 짜릿한 맛의 자극과는 양상이 많이 달랐습니다.

 

열대과일, 시트러스 보다는 풀, 꽃, 레몬 등이 조화로운 편이며,

약간의 민트 같은 뒷 맛과 씁쓸함의 여운도 살짝 존재합니다.

 

벨기에 에일 효모 맛은 다른 블론드 에일에 비하면 낮은 편이나

그래도 낮은 수준에서도 포착 가능한 과일/향신료는 등장했고,

 

뒤로 가면 잡스러운 맛 없이 풀 느낌으로 마무리되는 듯 합니다.

물리는 단 맛이나 텁텁함이 없어서 시음성도 나쁘지 않은데,

확실히 연중생산 제품이라는 것이 머릿속에 각인이 되더군요.

 

라벨 디자인 분위기에서 목가적이면서도 평온함이 오는데,

(그리고 헌신, 예배라는 뜻을 가진 Devotion 이름도 그렇고)

실제 맥주 풍미도 그 이미지에 잘 부합했다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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