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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미국

The Lost Abbey Serpent's Stout (더 로스트 애비 서펜트 스타우트) - 11.0%

by 살찐돼지 2020. 12. 25.

 

미국의 The Lost Abbey 양조장은 시큼시큼한

Sour Ale 류나 떫떠름한 Wild Beer 전문일 것 같지만,

 

사실 정석적인 벨기에식 맥주들에도 정통하면서

더불어 임페리얼 스타우트도 잘 만드는 양조장입니다.

 

오늘 시음하는 Serpent's Stout 가 임페리얼 스타우트로,

Sour 나 Wild 하게 변모된 기색 없이 정석적인 타입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The Lost Abbey 의 맥주들 -

The Lost Abbey Ghosts in the Forest (더 로스트 애비 고스츠 인 더 포레스트) - 6.0% - 2018.09.19

The Lost Abbey Devotion (더 로스트 애비 디보션) - 6.0% - 2019.06.04

 

 

아무래도 양조장 이름이 The Lost Abbey 이다보니,

라벨 디자인에 성서 or 종교에 관련한 그림이 많습니다.

'고스츠 인 포레스트' 시음기를 쓰면서 언급한 적이 있죠

 

꼭 크리스트교가 아니더라도 워낙 유명해서 알고있는 일화인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가 뱀(악마)의 꾀임에 넘어가

금지된 선악과를 먹는 장면이 라벨 디자인에 나와있는데,

 

The Lost Abbey 양조장에서는 Serpent's Stout 의 어두움이

맞써 싸워야 할 악(惡)의 어두움을 표현한다고 밝힙니다.

 

임페리얼 스타우트가 사악한(?)맥주는 전혀 아니지만

강력함과 검은 색 때문에 악당 역할을 맡을 때가 종종 있는데,

예를 들면 4년 전에 소개했던 스타우트는 이름이 '죄악세' 입니다.

  

번외로 아담과 이브가 뱀에 꾀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먹는 라벨은

예전에 시음기를 올렸고 한 때 국내에 있었던 이 맥주를 떠오르게 하네요.

 

 

거품조차 그을린 갈색이며, 맥주는 진한 검은색을 띕니다.

 

코코아, 초콜릿, 로스팅 모카 커피 등등이 연상되는

상당히 정직한 향의 임페리얼 스타우트였습니다.

홉이나 효모 등등의 다른 향은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탄산기는 거의 없는 수준이고 그것이 어울립니다.

무게감은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발효에 의해 높아진 알코올 도수 만큼이나

종료 당도도 낮아진건지 크게 육중하진 않았고,

 

질감측면에서도 질척임 없어 무난한 8-9% 대의

임페리얼 스타우트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으며,

그냥 커피를 마실 때의 질감과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단 맛의 뉘앙스는 카라멜은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약간의 초콜렛과 붉은 과일(잼)이 결합한 형태였고,

초반에만 나타날 뿐이라 단 맥주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가장 주된 맛은 스타일이 스타일인만큼 검은 맥아 맛으로

정교하게 잘 내려진 로스팅 커피스러운 맛이 우선되었고,

 

지나친 탄 맛이나 감초, 삼 등의 알싸한 맛이 절제되었기에

오롯히 빡세지 않은 검은 맥아의 향긋함을 느끼기 좋았습니다.  

 

알코올 맛이 살짝 느껴지긴하나 속 뜨거워지는 느낌이라던가,

알코올로 인해 과일 맛이 화하게 느껴지는 경향은 없었다고 봅니다.

 

맛의 진행에 있어 강도/세기에 있어 낙폭이 크지 않으며,

담담하게 필수요소들이 나타나는 균형감있는 성향입니다.

 

뭔가 화려하거나 맛이 복잡하게 이것저것 얽혀있는 맥주가 아니며,

임페리얼 스타우트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들을 정교하게 담은

정말 맥주 자체로는 흠 잡을 것이 전혀 없는 좋은 제품이었습니다.

 

상당히 순수한 임페리얼 스타우트였다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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