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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벨기에

Timmermans Oude Kriek (팀머만스 오우테 크릭) - 5.5%

by 살찐돼지 2013. 5. 10.

 

 

벨기에 람빅(Lambic) 맥주 양조장인 팀머만스(Timmermans)로

오늘 소개하는 맥주는 Oude Kriek (오우테 크릭)입니다.

 

크릭(Kriek)이라는 이름에서 바로 유추가 가능하듯

괴즈(Gueuze) 바탕에 체리가 첨가된 람빅맥주로서,

 

Oude 라는 표현에서 가당된(Sweetened) 주스스러운 람빅이 아니라

단 맛이라고는 전혀 없는 Traditional Lambic 임을 알 수 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팀머만스(Timmermans)의 람빅들 -

Timmermans Faro Lambic (팀머만스 파로 람빅) - 4.0% - 2010.06.25

Timmermans Oude Gueuze (팀머만스 오우테 괴즈) - 5.5% - 2010.12.15

 

 

벨기에에서 람빅(Lambic)을 취급하는 곳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람빅 양조장(Brewery)와 람빅 블랜더(Blender)로 구분합니다.

 

람빅 양조장(Brewery)은 말 그대로 람빅을 생산하는 양조장으로서

양조시설과 함께 람빅을 위해서라면 필수적인 야생효모가 기거하는

양조시설과 발효실-숙성실이 모두 갖춰진 곳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면 람빅 블랜더(Blender)는 직접 람빅을 양조하지는 않지만

발효실과 숙성실은 마련된 곳들로, 람빅 양조장들로부터

람빅맥주를 매입하여 자신만의 비율로 배합하여 발효/숙성을 일궈냅니다.

 

괴즈(Gueuze)나 크릭(Kriek) 등의 람빅은 보통 1년된 Young Lambic과

숙성기간 2-3년 이상의 Old Lambic 을 섞음으로서 완성되기 때문에,

람빅 양조장들의 맥주 숙성시설 캐파에 비해 너무 긴 람빅의 숙성기간은

블랜더(Blender)들에게 양조된 람빅을 판매하도록 자연스레 연결되었다고합니다.

 

   참고로 Timmermans 는 람빅 양조장이며 LindemansCantillon 도 양조장이고,

예전에 리뷰했던 틸퀸(Tilquin)한센스(Hanssens) 등은 블랜더라고 합니다.

 

몇몇 람빅 양조장들도 자사의 람빅과 타사의 람빅을 블랜딩하기도해서,

그리고 블랜더는 양조장이 없다면 자립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이유때문에

람빅 양조장 출신이 람빅 블랜더보다 더 가치있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람빅 블랜딩(Blending)도 마찬가지로 고도의 기술과 관리를 요하며,

즉흥성(spontaneous)의 람빅이라면 어쩌면 야생효모와의 발효/숙성 환경이

양조 이상으로 중요한 작업이 될테기에 블랜더를 얕잡아 보는건 섣부르죠.

 

 

아주 맑지는 않은, 약간 맑은 정도로 색상은 체리처럼 붉은색입니다.

'맥주의 생명은 거품' 이라는 논리는 적어도 람빅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로

순식간에 사그러드는 거품과 No Head 란 상황이 뭔가 두려움을 갖게합니다.

 

향은 역시나 기대했던 친구들이 어김없이 등장해주었는데,

오크나무에서 묵은 흔적이 전해지는 나무스런 향에

곰팡이처럼 쿰쿰하고 텁텁함(Musty)에 강한 산미(Tart),

 체리가 첨가된 크릭인만큼 체리스러운 단 내없는 새콤함이 있습니다.

 

향의 강도는 산미는 상당히 짜릿하고 곰팡이내는 매우 퀴퀴하기에

그 맛은 얼마나 고약할지 이거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더군요.

 

탄산은 상당수준 포화되었지만 전통 람빅은 청량감에 마시는 맥주가 아니며,

 맥아적인 질감과 부드러움은 아예 없고 무게감도 가벼운 축에 속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저도 람빅(Lambic)과 같은 Sour Ale 에 나름 적응하여

왠만한 산미는 견뎌낼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그 오만함을

바로 짓밟아버리는 매우 강력한 산미와 시큼함(Super Tart)이 존재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람빅(Lambic)에서 전해 받을 수 있는 맛들인

숙성조로 쓰였을 나무 배럴의 맛과, 텁텁한 젖산균의 맛,

썩은 치즈와 같은 곰팡이스런 꼬리꼬리한 맛도 등장해주지만..

 

 Timmermans Oude Kriek 은 오로지 산미(Sour)와 시큼함(Tart)이

끝장을 보려는 듯한 매우 공격적이고 지독한 형태로 무장하고있었습니다.

 

나무 배럴의 맛, 텁텁함, 곰팡이스러움 등의 범상치 않은 맛들조차

초반에만 살짝 등장할 뿐 스쳐지나가는 맛으로 만들어버릴정도로

강한 초산미와 시큼함, 탄닌(Tannin)스러운 떫음 등이 가히 절정에있네요.

 

2010년 12월에 작성한 Timmermans Oude Gueuze 에 관한 리뷰를 보니

그 당시의 저도 같은 양조장의 괴즈를 마시면서 동일한 감정을 느꼈던데,

 

'팀머만스(Timmermans)가 원래 산미와 시큼함이 특성화된 람빅인가?' 해서

BA 나 RB 의 시음평들을 훑어보았더니 적당하다/미치도록 강하다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제가 뽑기를 잘못한 탓에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녀석들 중 유독 괴팍한 람빅을 골랐다는 것이었는데,

 

우연도 3 번이상 반복되면 더는 우연이라 할 수 없듯이

벌써 2 번이나 팀머만스(Timmermans)에게 호되게 당했으니

다음에도 오늘과 같을시에는 팀머만스(Timmermans)는..

음.. 저에게 무자비한 람빅맥주로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네요.

 

얼마전에 베를리너 바이세(Berliner Weisse)에 타고 남은

라즈베리 시럽이 좀 남았는데, 시럽을 넣어서 마실까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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