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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인 2009년 독일 체류시절 저는 바이로이트(Bayreuth)라는

바이에른주 북부 프랑켄(프랑코니아)지역의 도시에서 생활했었습니다.

 

인구 약 7만의 소도시 바이로이트에서 다른 지역이나 도시를 방문하려면

반드시 철도를 이용해야했고, 꼭 방문해야하는 중간경유지는

바이에른 주에서 뮌헨다음으로 큰 도시인 뉘른베르크(Nürnberg)였습니다.

 

기차를타고 바이로이트와 뉘른베르크 사이의 중간쯤 왔을 때 즈음

간이역 바로 근처로 보이는 아주 큰 맥주 양조장을 보고는 했는데,

당시 제가 보았던 곳이 Kaiser Bräu 로서 '펠덴슈타이너' 의 생산지였죠.

 

블로그에는 처음 리뷰하는 '펠덴슈타이너(Veldensteiner)' 맥주이지만

이 맥주를 생각하면 열차 창문 너머로 보이는 양조장의 모습이 항상 떠오릅니다~

 

 

펠덴슈타이너(Veldensteiner)를 양조하는 Kaiser Bräu 는

1929년 프랑켄-슈바이츠 숲 국립공원지역에 위치한

Neuhaus an der Pegnitz 에 세워졌습니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독일의 전통이 보존되는 지역인데다가

맥주 역시도 옛 스타일과 방식이 그대로 남아있는 프랑켄지역인지라

 펠덴슈타이너(Veldensteiner)의 맥주 목록도 이에 걸맞게 구성되어있죠.

 

주력맥주는 헬레스(Helles) 라거에 속하는 란트비어(Landbier)이며,

이외에는 필스너, 츠비클(켈러비어), 바이스비어(헤페,둔켈),

라들러, 옥토버페스트비어와 오늘의 라우흐비어(Rauchbier)가 있습니다.

 

 라우흐비어(Rauchbier)의 본고장인 밤베르크(Bamberg) 역시

양조장이 소재한 Neuhaus an der Pegnitz 와 멀지 않은지라..

 

상당히 프랑켄[Franken]스러운 맥주들을(켈러비어,라우흐비어)

양조하여 지역적인 특색을 마음껏 뽐내는 '펠덴슈타이너' 입니다.

 

 

약간 탁한 바탕에 어두운 갈색을 띄고 있었던 맥주로

상층에 드리워지는 거품 생성력은 좋고 유지도 잘 되며

거친 입자의 거품이아닌 오밀조밀 크림같이 형성되었습니다.

 

향은 역시 훈연(Smoke)맥아의 향기가 맨 처음으로 드러났는데

적어도 저에게는 익스트림하게 강한 정도의 향은 아닌

기분 좋은 향이었지만.. 라우흐비어가 낯선 사람에겐 또 다를겁니다.

 

훈연향이 이면에는 조금 가려있던 홉의 향기가 피어올랐고

새큼한 허브나 꽃과 같은 화사함이 코에 감지되었습니다.

홉의 향도 나름 센 편이라 훈연의 거친향의 득세를 막아주네요.

 

탄산량은 적은편이라 크리미하고 매끄러운 질감을 느끼는데 좋았으며,

개인적으로는 라거가 아닌 부드러운 포터/스타우트를 마시는 기분이었습니다.

묵직한 무게감으로 혀에 짐을 지우는 느낌이 아닌 편안한 무게감으로

비교하자면 '풀러스(Fuller's)의 런던 포터' 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밤베르크의 라우흐비어(Rauchbier)들에서는

다른 맛의 요소들을 느낄만한 겨를이 없이 거센 훈연 맥아의 공격으로

마시는 이에게 '아! 내가 정말 라우흐비어를 마시고 있구나' 란 생각을 심어주지만,

 

 펠덴슈타이너 로이헤를(Veldensteiner Räucherl)은 이와는 다르게

지나친 훈연맥아 풍미로만 편제된 것이 아닌 맥아/홉들과 상생하는 모습으로

 

첫 모금을 들이키면 은은한 카라멜/초컬릿스러운 맥아의 단 맛이 전달되며

그 단 맛은 밑으로 깔려 훈연 풍미와 홉의 맛을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홉 또한 쉽사리 죽지않고 살아남아 라우흐비어에서는 그간 볼 수 없던

허브/꽃/과일스러운 새큼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약간 연출해주었습니다.

 

역시나 중심적인 맛은 훈연맥아의 스모키한 맛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라우흐비어들에서 훈연맥아의 비중이 80-100% 였다면,

'펠덴슈타이너 로이헤를' 에서는 훈연맥아가 50% 정도로 보았으며,

나머지 25%-25%는 홉과 맥아가 차지하는 몫이었습니다.

 

입에 머금고 마시는 중반에는 오히려 홉과 맥아의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다,

식도로 넘긴 뒤 입에 남는 잔향은 서서히 훈연향으로 변화합니다.

 

지금껏 라우흐비어(Rauchbier)에서는 맛의 요소들 간의 균형을

고려하면서 마셔본 적이 없었는데, 밸런스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웠고

 

적당히 달면서 홉의 풍미도 살아있고, 크리미한 질감과 무게감으로

마시는 동안 '오! 이거 물건인데!' 라는 감정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밤베르크의 돌직구 라우흐비어(Rauchbier)들 보다는

국내에 도입한다면 '펠덴슈타이너 로이헤를'이 더 적합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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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찐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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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hyuni80 2013.04.02 1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훈연향 강한 수제 라우흐비어만 두종류 맛본 입장으로서...
    밸런스가 맞는 라우흐비어란 말이 참 호기심 생기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