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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독일

Zwiesel Dampfbier (츠비젤 담프비어) - 5.0%

by 살찐돼지 2013. 2. 5.

 

츠비젤(Zwiesel) 양조장의 담프비어(Dampfbier)는

독일에서도 매우 접하기 어려운 스타일의 맥주로서

Dampfbier 를 영어로 번역하면 Steam Beer 가 됩니다.

 

100% 보리맥아를 사용하였지만 효모는 상면발효하는

바이스비어(Weissbier)의 것을 사용한 독특한 맥주이며,

 

상면발효시 맥주의 상층에서 일어나는 기포방출, 요동침 등이

사람들이 보기에 폭발과 김을 뿜는 것 같이 보인다고해서

담프비어(Dampfbier,Stram Beer)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커먼/스팀비어와 유사한 배경을 갖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커먼은 캘리포니아 기후에 적응한 라거효모를 높은온도에서 발효,

담프비어는 밀맥아가 없는 맥아 구성에 밀맥주 효모를 사용한게 차이점이죠.

 

 

담프비어(Dampfbier)가 100% 보리맥아-바이젠(밀맥주)이라는

모순된 정체성을 가진게데에는 나름의 슬픈 이유가 있습니다.

 

담프비어가 주로 만들어진 바이에른 숲 주변은 외각에 있어

산업발달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가난한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가난한 지역에서는 식량으로 사용되야할 밀을

맥주를 양조하는데 투입해야할 정도로 넉넉치 못했고,

 

할러타우(Hallertau)와 같은 독일 대표 홉(Hop)산지들과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지만 홉 또한 너무 고가였습니다.

 

결국 요행히도 주변지역에서 공수해온 바이젠효모와

빵을 만들기에 부적합한 보리, 텃 밭에서 길러 품질이 떨어지며

맛과 향에서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홉 등을 이용하여..

(어쩌면 홉의 특성이 적은 바이젠의 효모를 사용한게 우연이 아닐지도..)

완성시킨 맥주가 바로 담프비어(Dampfbier)라고 합니다.

한 때는 하층민들이나 마시는 저급맥주라고 멸시받기도 했다는군요.

 

지금은 담프비어를 만들어내는 양조장도 극히 적기 때문에

상당히 마이너한 전설의 옛 맥주처럼 되어버렸지만..

 

일부 극성 맥주매니아들은 이를 독일판 숨은 스팀비어(Steam Beer),

100% 보리-바이젠인 것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츠비젤(Zwiesel)의 담프비어(Dampfbier)는 바이젠들처럼

효모가 만들어내는 탁함이 없이 선명하고 뚜렷한

비엔나라거와 비슷한 붉은빛이 감도는 갈색을 띕니다.

 

향에서는 마일드한 꽃향기를 풍기는 홉의 존재감과

전형적인 바이젠 효모의 바나나/클로브 콤비,

더불어 약간은 그을린 듯한 나무,건초같은 거친향도 동반합니다.

 

사진상으로는 거품이 훌륭해보이지만 그리 생성력이나

지속력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탄산감은 약간 있는편인데다가 청량감이 강조된 바이젠들보다는

질감과 무게감에서 약간 높고 기름진편이라고 보지만

중압감이나 진중함 등의 특징들과는 관련이 없는

일반적인 분들이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맥주였습니다.

 

살짝 느껴지는 스모키함과 옅은 카라멜의 단 맛, 건포도스러운 맛이

바이스비어 효모가 뿜어내는 콤비의 맛들과 어우러지는데,

바이스비어 효모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미약하게 느껴지는 토스트같은 고소한 맛이 있네요.

 

담프비어(Dampfbier)를 만난 것 자체는 매우 신기한 일이기는하나,

맥주만 놓고 보자면 맥이 풀린 듯한 느낌을 연달아 주고 있는데..

 

아로마 홉, 맥아의 단 맛,  바이스비어 효모, 스모키&토스트,

심지어는 피니쉬가 연하여 물과 같은 부분까지

판단하기 애매할 정도로 전부 은은하게 풍기고 있습니다.

 

어렵던 시절까지 완벽 재현하려고 Zwiesel 양조장에서

힘 빠진 듯한 맥주를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은 판단으로는 둔켈/헤페/크리스탈 바이젠을 섞는다면,

아니면 메르첸 바이스비어를 만든다면 나올 법한 맥주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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