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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기타지역

Боргио (보르기오) - 5.5%

by 살찐돼지 2010. 1. 5.

Боргио 러시아말로 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몽고맥주로서
몽고의 No.1 이라 할 수 있는 맥주입니다.

지난달 안산시 원곡동의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인 일명
'국경없는 마을'에 방문하였을 때,
몽고와 관련된 식품,국제전화서비스, 주류등을
판매하는 작은 소매상에서 구입한 맥주입니다.

제가 몽고상점에 들어설 때,
가게 주인께서 저에게 알 수 없는 말로
아주 자연스레 인사를 건넸는데, 
저는 알아 들을 수 없어 무시하고
물건을 고른다음 계산을 했습니다. 

계산할 때 주인분이 제게
몽고사람인 줄 알고 몽고어로 인사했다고 했습니다.
사실 몽고인인 가게주인분의 생김새 또한
한국의 여느 아주머니의 인상과 같아서
제가 몽고인이 되든, 그분이 한국인이 되든
전혀 어색할것이 없어 보이더군요 ㅋ

상점 내 물건의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주류쪽에서는 맥주는 보르기오 한 종류였고,
맥주보다는 보드카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모두 러시아말로 되어있어서
러시아산인지 몽고산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맥주에 관심이 있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맥주를 맛 보는데 취미가 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몽고의 맥주를 마시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ㅋㅋ


한국과 닮아있는 나라 몽고.
그리고 몽고맥주 보르기오(Borgio)는
한국맥주들과도 인연이 있는 맥주인데,
좋지만은 않은 악연이 있는 맥주라고 합니다.

몽고의 맥주시장은 1990년대 초 수입맥주들에게도 개방되어
싱가폴, 독일등의 맥주가 수입되어 몽고의 맥주와 조화를 이루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맥주들이
몽고맥주의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몽고맥주들의 최대약점은
기술설비가 열악하여 유통기한이
기껏해봐야 한 달 남짓밖에 안된다는 것이었는데,
2003년 11월 몽고최대의 음료&보드카 기업인
APU에서 투자,연구를 통해 6개월까지 유통기한을 늘려
재탄생시킨 맥주가 바로 보르기오(Боргио)라 합니다.
(제가 구입한 지금의 제품 역시 6개월입니다)

보르기오를 필두로한 몽고맥주와
카스,하이트등의 한국맥주가 몽고의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였지만.. 결국 몽고 홈그라운드의 이점인지..
자국의 맥주 보호를 위해 몽고정부는
2005년 수입맥주에 대한 특소세를
기존 0.2달러(리터당)에서 0.50으로 증가시켰고,
이후 한국의 노력으로 다시 0.20달러로 낮추기는 했으나
특소세대신 관세로 한국맥주에 페널티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존 하이트맥주와의 계약을 종결하고
싱가폴의 Tiger(타이거)맥주와 계약을 체결,
몽고영토내 공장건설을 하기로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로 몽고내 한국맥주의 점유율은
점차 감소하여 몽고맥주가 몽고시장의
60~70%의 점유율을 차지한 상태라고 합니다.

한국맥주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견제로 재탄생 된 맥주가
보르기오(Боргио)입니다.
자국의 지역 주(酒)류를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가 수입맥주나 주류에 높은 세금을 책정하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에 나무랄 게 없습니다.
(사실 그런부분에 있어서는 한국도 만만치 않지요..)

<몽골에 관한 정보가 많은 느린기차님의 글 참고>
http://okmongolia.com/40027769696

옳고 그름을 떠나 신기한 점은
한국사람들이 불평하는 한국맥주들이
몽고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네요 ~


마셔보기 전에 제가 가졌던 생각으로는
몽고에서 한국맥주가 인기가 있었으니..
보르기오(Боргио)역시
한국맥주와 흡사한 맛이 아닐까 짐작해 보았습니다.

마셔 본 결과는 'Yes' 였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는 한국맥주와 보르기오가
모두 Lager(라거)맥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르기오뿐 아니라 아프리아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라거 또한 한국의 라거들과 아주 큰 차이는 없을 듯 싶습니다.
 
사실 제가 시음평 남기기에 가장 어려운종류의 맥주가
필스너가 아닌 일반적인 라거류인데..
보르기오(Боргио)는
추운나라에서 만들어진 맥주라 그런지,
호쾌,상쾌,통쾌한 라거류는 아니라고 보며
그렇다고 부드럽고 무게감이 있는 스타일도 아닌..
무난하고 일반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맛에 있어서는
시큼하고 고소하며 깔끔했다는
인상을 받은 맥주였습니다.
입 안에 넣고 머금으면
새콤한 맛과 고소한맛이
융합된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목넘김후에는 깔끔한 끝맛이 찾아옵니다.

목넘김후 구강에 퍼지는 듯한 고소한 맛이
남아준다는 점이 쓴맛을 즐기는
취향의 분들께는 어느정도
위안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제 취향에 부합하는 맥주스타일은 아니었으나
새로운 지역의 맥주를 맛 본것에 대해서
만족하는 바입니다..
언제 몽골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가 본다면 생맥주로 접해보고 싶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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