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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대한민국

미스터리 브루잉 개나리 - 5.2%

by 살찐돼지 2022. 6. 23.

 

서울 공덕동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미스터리의 대표님은

미스터리 설립 이전 이태원에서 수제맥주 펍을 운영했습니다.

 

국내에서 수제 맥주 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기인 2013년에

오픈하여 2017년까지 운영된 사계(Fourseason)이란 곳으로,

사계절에 어울리는 맥주들 선보이자는 취지의 네이밍이었습니다.

 

수제맥주 커뮤니티의 운영자들이 설립한 이태원의 사계는

바로 작디작은 수제맥주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은 수제맥주의 성지였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미스터리 브루잉의 맥주들 -

미스터리 브루잉 트로피아 IPA - 6.8% - 2021.07.16

미스터리 브루잉 주스 뉴스 - 7.9% - 2021.10.16

미스터리 브루잉 라 카브라 커피 스타우트 - 6.3% - 2022.01.11

 

 

사계가 오픈했던 시절에는 지금은 당연한 사항이지만,

소규모 양조장의 맥주는 외부 유통이 불가했으며,

당시 외부 유통이 가능한 양조장은 다섯 곳 미만이었습니다.

 

따라서 초창기 수제맥주 플레이어들은 OEM 생산방식으로

외부 유통이 가능한 양조장에 레시피를 제공하여 맥주를

납품받는 방식으로 자기 펍만의 고유 맥주들을 판매했습니다.

 

사계(훗날 미스터리)를 비롯한 맥파이, 크래프트 브로스, 크래프트 원,

와일드 웨이브, 더부스 등등의 여러 업체들도 비슷하게 시작하여,

2014년 법이 개정 이후 자신만의 양조장을 건설한 케이스입니다.

 

 아무튼 오늘의 주인공 개나리 세종은 사계 펍이 취급하던

자체적인 맥주로 벨기에식 세종(Saison) 스타일입니다.

 

2013년에는 국내 양조장이 IPA 만 만들어도 신기했던 때라

국내 최초 벨기에 세종(Saison)을 시도한게 파격적이었지만,

 

2022년 시점에서는 상황이 아주 많이 달라져서

국내외 맥주 할 것 없이 세종(Saison)타입이 많아져,

오히려 Back to Basic 의 느낌이 되어버린 제품입니다. 

 

 

살짝 탁한 밝은 금색을 띄고 있습니다.

 

세종 효모에서 나오는 적당한 사과, 오렌지 향에

홉에서 오는 풀이나 허브계통의 향이 어울러집니다.

약간의 알싸한 향신료 같은 향도 맡을 수 있군요.

 

탄산기는 나름 있는 편이라 개나리라는 이름이

아무래도 봄에 어울리는 맥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세종은 여름에 마시는 맥주라 탄산기도 적당했고,

질감이나 무게감도 가벼워 지금 계절에 알맞습니다.

 

맥아적인 단 맛은 거의 없는 수준과 같았지만

약간의 꿀이나 밝은 캔디와 같은 단 맛이 남았고,

 

입 안에서 발산되듯 퍼지는 맛들로는 세종 효모의

오렌지, 사과, 배와 같은 상큼하면서 상쾌한 맛이

정향류와 같은 알싸함 + 홉의 허브류와 겹쳐지며

가벼운 농주 Saison 의 느낌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쓴 맛이나 투박함 없이 깔끔하게 잘 뽑힌 맥주로,

오히려 예전에 사계 펍에서 팔 때보다 더 잘 나온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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