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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 & 양조장 & 축제탐방

일본 지비루 탐방기 - 오사카 아사히야(Asahiya) Liquor Shop

by 살찐돼지 2012. 4. 9.

 

지난 3월 30 ~ 4월 2일까지 저는 짧은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티켓 값이 싸게 나온 덕분에 행선지를 오사카로 본의아니게 정했지만,

 

일본 어느지역을 여행하든 최우선의 목적은 뚜렷했습니다.

  생에 첫 일본여행에서 일본 지비루를 실컷 만끽하고 오는 것이었죠.

(지비루 : 일본의 지역맥주, 일본 Micro 양조장의 맥주)

 

그동안 입수한 정보를 통해 많은 일본 지비루 업체의 리스트는 확보했으나..

정말로 막막했던 부분은 어디서 내 리스트 안의 맥주들을 구매하느냐? 였습니다.

 

수 많은 한국 분들이 일본을 여행했고, 그곳에서 맥주를 마셨지만

그것들과 관련된 여행기의 97%가 메이저 맥주기업의 제품들,

예를들면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에비수 등에 관한 것이기에,

저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정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 처럼 맥주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Midikey 님의 조언으로

제가 방문하는 오사카의 한 맥주 샵(Shop)에 관한 정보를 얻게되었고,

그곳에선 제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겠다는 꿈을 안고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오사카에 예약해놓은 숙소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저녁 7시로,

곧장 맥주 전문 샵(Shop)으로 발걸음하기에는 늦은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난바, 도톤보리, 신시야바시 등의 오사카 중심가를 관람함과 동시에,

그날 저녁 즐기고 블로그에 리뷰할 일본 지비루를 수색했습니다.

 

편의점, 마트, 시내 중심가의 백화점을 찾아헤멘 결과..

오사카 편의점, 마트에는 지비루가 아예 없고 대형회사의 맥주들만,

 

난바역과 연결된 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는

운 좋게도 7~8 종의 일본 지비루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오사카에서 지비루 수색의 난이도는 마치 서울에서

無 아스파탐 + 전통 누룩으로 만든 국산 막걸리를

찾아 구매하는 미션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습니다.

 

백화점에서 지비루를 구매하는 당시 들었던 생각은,

'이러니 국내에 일본 지비루 관련 내용이 없는거구나!' 였습니다.

 

 

 

결국 다음날 찾아간 일본 오사카의 맥주 전문 가게 아사히야(Asahiya)의 정문.

 

 

 

 

 

 

아사히야(Asahiya)에서 판매중인 영국, 벨기에, 미국, 독일 출신의 맥주들.

 

트라피스트(Trappist)등은 물론이고, 칸티용(Cantillon) 전통 람빅,

각종 벨기에 에일의 Grand 버전인 750ml 의 대용량 제품들을 비롯해서,

 

유럽에서 Crazy 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마이크로 브루어리들인

스코틀랜드의 Brew Dog 과, 덴마크의 Mikkeller 의 맥주들까지..

제가 만약 이 근처에만 거주한다면 맥주 리뷰 1000개는 시간문제겠죠.

 

하지만 우리나라 내에서는 제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1000개에 도달할 수 없죠..  

 

 

 

 

분명 이만큼 다양한 국가와 스타일의 구색을 갖춘 맥주 전문 샵이

일본에 있다는건 진짜 대단하지만.. 수입맥주의 다양성보다는

정말로 제가 관심있던 것은 일본 지비루의 라인업이었습니다.

 

 일본의 지비루들은 효모 無 여과, 無 살균인 제품이 많아

유통기한이 짧고 변질이 쉬워 냉장고에 보관되고 있었습니다.

 

 3개의 냉장 쇼케이스에 진열된 지비루들이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맥주들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 전날 오사카 번화가의 편의점, 마트, 백화점등과 비교하면,

충분히 저의 기대에 부응해주고도 남았습니다.

 

 

 

참고로 일본 오사카의 편의점에서 제가 확인했던

 All Malt 맥주들, 예를 들어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 500ml 캔이

200엔 초반의 가격이었습니다. 물론 지역마다, 매장마다 다를 순 있죠.

 

200엔 초반의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와, 위의 사진의 쇼케이스 속

지비루들(대부분이 330ml)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지비루들의 가격이 만만한 편은 절대 아닙니다.

 

저 위의 사진속 벨기에 트라피스트 Chimay 의

가격과도 맞먹는 지비루의 가격이니까 말이죠.

 

일본 지비루의 가격이 왜 이렇느냐? 에 관한 질문에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그것에 관련한 답은 일본의 주세법과 맥주의 유통과정,

지비루 양조장의 운영상황, 소매점 마진까지 파악해야 나오겠지만..

단기 여행객인 제가 파악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훗날 우리나라에도 지역맥주 양조장들이 생기면,

그들 맥주도 일본의 예처럼 대형 맥주회사의 상업맥주보다는

가격면에서는 분명히 비싸서 경쟁력은 없을 것입니다.

 

양조가의 소신껏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소규모 지역맥주와,

이익이 우선이며 유통을 장악한 대기업의 대량생산 맥주가

가격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니까요.

 

 

미리 Midikey 님께서 아사히야(Asahiya)의 주인님께,

한국에서 손님이 찾아갈거란 연락을 주신 덕분에

그곳의 단골손님들과 간소하게 맥주시음회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단골손님들은 특별한 맥주가 마시고 싶을 때

아사히야(Asahiya)를 찾아와 맥주를 구매한 후,

 

바로 그 자리에서 개봉하여 사장님과,

혹은 다른 단골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아사히야가 일종의 펍(Pub)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Brew Dog의 Hardcore IPA..

즉시 구매하여 즉시 개봉했던 단골손님이

저에게 같이 마시자고 권해주었던 제품인데..

 

한국에서 저 같았으면 구할 수도 없는 품귀한 제품이라

혼자 숨겨놓고 마실것이기에 '이거 마셔도 되나?' 란 생각이 들었죠.  

 

단골손님 모두들 맥주에 관한 관심과 지식이 깊은터라

오가는 대화의 주 내용은 당연히 맥주에 관한 것이었고,

 

제가 그들에게 한국에는 아사히야(Asahiya)처럼 자국의 지역맥주나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즐길만한 맥주 전문 매장,

매니아를 위한 공간 자체가 없다고 하니.. 그들은 탄식을 자아냈습니다.

 

 

 

 

아사히야(Asahiya)의 위치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것 같아 올립니다.

 

오사카 지하철맵의 가장 북동쪽에 위치한 환승역인

Taisibashi-Imaichi 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이며,

 

역 2번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길을따라 쭉 걷다보면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보이며, 계속 걸으면

나무간판에 딱 봐도 맥주 샵(Shop)일 것 같은 곳이 나옵니다.

 

아사히야(Asahiya)의 홈페이지는 -여기-  로,

오사카 여행시 일본 지비루를 맛 보고 싶거나,

아니면 일본에 진열된 수입맥주에 관심있으시면

찾아가면 매우 좋을거라 생각됩니다.

 

아마 Fat pig 가 알려줘서 왔다고 하면,

사장님께서 더 반가워 할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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