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맥주들/미국

Old Rasputin Imperial Stout (올드 라스푸틴 임페리얼 스타우트) - 9.0%

살찐돼지 2014. 9. 6. 12:30


국내에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스타일의 맥주가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임페리얼 스타우트라고 할 수 있는 올드 라스푸틴(Old Rasputin)입니다.


미국 노스 코스트(North Coast) 사의 울트라 프리미엄

그룹군에 소속된 맥주로, 레드 씰(Red Seal) 엠버 에일과 함께

노스 코스트 양조장을 널리 알린 공신과 같은 맥주이기도 합니다.


국내에는 병 맥주가 먼저 출시되었지만 얼마 전 부터 

펍들을 중심으로 드래프트 제품도 개시된 올드 라스푸틴으로,


이제는 우리나라 맥주 시장이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를

드래프트로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에 몸은 익숙해졌는데,

마음은 아직 뭔가 낯설고 감회가 새로워지는 그런 기분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노스 코스트(North Coast) 양조장의 맥주들 -

Old No. 38 Stout (올드 No. 38 스타우트) - 5.4% - 2013.10.21

Brother Thelonious (브라더 셀로니어스) - 9.4% - 2014.05.27



올드 라스푸틴은 20세기 초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왕조

로마노프 왕조를 파탄으로 이끈 괴승 

라스푸틴(Rasputin)에서 그 명칭을 따왔습니다.


본래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의 역사가

영국에서 제정 러시아로 보내던 특수한 스타우트를 일컫었기에


인도로 가는 페일 에일이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이 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러시안 임페리얼 스타우트라고 자주 불립니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주로 만드는 주체가 점차 영국에서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 씬으로 넘어오면서 역사적 의미가 담긴

러시아(Russia)는 점차 생략되기에 이르렀지만,


맥주 스타일의 역사를 알고있는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에서는

자신들의 임페리얼 스타우트에 관련한 컨셉에

러시아에 관련한 정보들을 가미시키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번에 시음하는 올드 라스푸틴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갈색 거품이 자욱하게 드리워진 검은색 액체에서는

초컬릿의 단 내와 커피와 같은 기분좋은 향긋한 향이 있고,

홉에서 나타나는 풀잎이나 과일(특히 건과일)의 향이 납니다.


검은 색 맥주들에서는 거친 요소에 속하는 탄 곡물이나

강하게 로스팅된 커피 원두 같은 향은 나타나지 않았고

달고 향긋한 향으로 무장해서 부담없는 향이었습니다.


탄산감은 적고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답게

연하거나 만만한 정도의 질감 무게감을 갖추진 않았습니다.

적당히 크리미하고 매끄러운 속성이 전달되더군요.


뭐 그렇다고해서 제가 느끼기에는 중압감이 느껴지진 않았기에

중간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무게감이라고 보았습니다.


뭐 혀를 짓누르거나 마시기 벅찬 느낌이 아니어서, 말이 이상하긴하지만

나름 임페리얼 스타우트 류에서는 음용력이 좋은 편이라 봅니다.


커피나 초컬릿스러움이 강하게 묻어 나오는 경향이 있으며

맛에서 단 맛은 생각보다 혀에 질척거리게 오래 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시면 마실 수록 단 맛이 빠르게 상쇄되어

단 맛때문에 맥주가 물릴일은 없겠다고 판단되더군요.


홉의 Spicy 하다고 표현되는 알싸함과 미약한 새콤함이

전해지기는하지만 스타우트의 검은 맥아 속성에 묻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은 느낌입니다.


홉의 쓴 맛이 뒤에 잔잔하게 남아주기는 했습니다만..

뭔가 강한 여운을 남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9.0% 나 되기에 알코올의 맛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나

특별히 조악하게 튀는 편이 아니었기에 문제될 건 없더군요.


뭔가 왕성하고 파워 넘치는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아니었지만

임페리얼 스타우트로써 갖출 것은 다 갖춘 교과서적인 제품으로


국내에 수입된 다른 임페리얼 스타우트인 다크 씨즈(Dark Seas)나

씨몬스터(Sea Monster) 등에 비하면 세기는 조금 약할지 몰라도

마시기에 부담없어(임페리얼 스타우트가??) 두 잔 이상 마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무튼 세간의 명성 만큼 대단한 맥주임에는 틀림이 없는건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