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맥주들/일본

Yebisu ほうじ茶の余韻 (에비수 호지차 노 요인) - 5.5%

살찐돼지 2025. 6. 16. 17:38

 

일본 대중맥주이지만 프리미엄 라인의 이미지가 있는

에비수(Yebisu)는 2023년에 신설한 시리즈로

크리에이티브 브루(Creative Brew)가 있습니다. 

 

아리토 료타라는 삿포로 양조장의 젊은 브루마스터이자,

독일에서 유학한 후 신상품 개발에 매진하는 인물의 주도로,

 

대담한 발상과 호기심을 통해 맥주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컨셉으로

지금까지 약 10 종의 독특한 컨셉의 맥주들을 일본에서 출시했습니다.

 

작년 가을에는 독일 라후흐비어마냥 훈연맥아를 사용한 맥주를,

감귤 초콜릿 컨셉의 맥주도 Creative Brew 이름하에 내고 있습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에비스(Yebisu) 맥주들 -

Yebisu Black Beer (에비스 블랙비어) - 5.0% - 2009.08.26 

Yebisu All Malt Beer (에비스 올 몰트 비어) - 5.0% - 2009.09.18

Yebisu The Hop (에비스 더 호프) - 5.5% - 2009.10.15

Yebisu Kohaku (에비스 코하쿠) - 5.5% - 2011.12.07

 Yebisu Silk (에비스 실크) - 5.5% - 2012.04.02

Yebisu Meister (에비스 마이스터) - 5.5% - 2018.10.13

Yebisu Premium Ale (에비스 프리미엄 에일) - 5.5% - 2023.03.06

 

 

오늘 시음하는 ほうじ茶の余韻 이라는 맥주는

작년 12월에 출시된 일본의 호지차를 넣은 맥주입니다.

 

마치 커피처럼 차를 볶아 로스팅하는 일본 차의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지만 일본에서는 액상차로 판매되는

대중적으로 어느정도 알려진 형태의 차라고 합니다.

 

ほうじ茶の余韻 의 기본 맥주 스타일이 무엇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상면발효 에일 맥주라는 언급이 있고, 위의 이미지상 금색~호박색이니

페일 에일 계열이나 엠버 에일류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차와 홉의 풍미의 시너지를 위해 체코의 Saaz 홉을 사용했으니,

감귤,열대과일이 팡팡터지는 아메리칸 페일 에일은 아닐걸로 보이며,

 

에비수에서 해당 맥주를 묘사할 때 휴식, 품위, 안정 등등이 나오기에

차분한 유럽 컨티넨탈 엠버 에일류에 가까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Tea Beer 이니 사실상 확실하게 세팅된 맥주 스타일은 없는 셈입니다.

 

 

상당히 맑은 편에 색상은 완연한 호박색(Amber)을 드러냅니다.

아주 오래전 시음했던 같은 에비수의 코하쿠를 떠올리게 합니다.

 

고소한 비스킷인데 다이제나 그레이엄 크래커 등으로 왔고,

약간의 달작지근한 카라멜과 같은 단내에 꽃과 같은 향긋함,

 

그리고 의식적으로 느껴지는 찻잎의 알싸함 등이 있었지만,

정보 없이 접했다면 호지차의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 같고

화사하고 달콤함, 고소함으로 연결된 향을 가진 맥주라 봤을겁니다.

 

탄산기는 보통으로 적당한 청량함을 갖추었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벼움과 중간의 사이에 놓여있는

라이트-미디움 바디로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입니다.

 

호박색(Amber)을 띄기에 해당 색의 맥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카라멜이나 약간의 붉은 과일 시럽 등의 맛을 느끼게 되지만

단맛이 길게 남는 맥주는 아니로 초반에 나오고 잘려나갑니다.

 

그래서 깔끔한 바탕을 지닌 가운데 홉에서 기인한 꽃과 같은 화사함이

크래커나 비스킷과 같은 고소함과 어울려져 나타나는데 나쁘지 않았고,

 

맛에서 가장 신기했던 요소는 후반부에 나와주는데 호지차의 효과로,

홉의 쓴맛이 여운을 주는 맥주는 전혀 아니었지만 찻잎의 여운이 남는데,

 

이는 마치 액상차를 마시고 나서 뒤에 남는 여운과 비슷해서

차의 여운 자체가 어색한것은 아니나 맥주에서 나와서 신기합니다.

 

초중반까지는 비슷한 맥주를 찾으라면 잉글리쉬 비터 같았고,

후반부는 차 한잔 마신 것 같은 느낌인데, 에비수의 담당자가

잉글리쉬 비터를 떠올리며 '영국 = 차 = 일본 = 호지차' 와

같은 의식의 흐름으로 맥주를 기획한 것이 아닐까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