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중라거 브랜드에서는 프리미엄급이라 평가받는
에비스(Yebisu)맥주들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가장 기본형의 맥주만 수입되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단의 시음기 작성 이력만 보더라도
일본에서는 Yebisu 라는 브랜드 아래 라거-에일 막론하고
매우 다양한 타입의 맥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삿포로 맥주 산하의 에비수 브랜드 일문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2023년 3월 현재 Yebisu 가 출시하는 일곱 종류의 맥주가 있는데,
오늘 시음하는 파란 캔의 Premium Ale 도 일곱 맥주 중 하나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에비스(Yebisu) 맥주들 -
Yebisu Black Beer (에비스 블랙비어) - 5.0% - 2009.08.26
Yebisu All Malt Beer (에비스 올 몰트 비어) - 5.0% - 2009.09.18
Yebisu The Hop (에비스 더 호프) - 5.5% - 2009.10.15
Yebisu Kohaku (에비스 코하쿠) - 5.5% - 2011.12.07
Yebisu Silk (에비스 실크) - 5.5% - 2012.04.02
Yebisu Meister (에비스 마이스터) - 5.5% - 2018.10.13
이름부터가 Premium Ale 이고 밝은 색이 나오는 제품으로,
홉(Hop) 풍미를 강조했고 Cascade 홉을 주로 사용했다 합니다.
정확하게 어떤 스타일인지는 Yebisu 에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짐작해 보면 대략 페일 에일(Pale Ale) 계통일거라 생각되며,
비슷한 맥주로는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시작을 알린 페일 에일인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 로 이에 비해 살짝 약화되었을거라 예상됩니다.
Yebisu Premium Ale 의 첫 출시 시기는 2019년 2월로 확인되는데,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기업 라거 브랜드에서 에일을 출시한 것이
예전 우리나라의 Hite 사에서 만들었던 '퀸즈 에일' 을 떠올리게 하네요.
퀸즈 에일도 홉을 강조한 페일/블론드 에일 타입에 가까웠으며
2014년에 등장했다가 10년대 후반쯤에 단종된 맥주였습니다.
매니아들에게 나름 괜찮은 평을 받았으나 단종된 퀸즈에일이었죠.
아무튼 오늘 시음하는 맥주도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두 번째 홍보용 이미지에서는 금색으로 나와있지만
실제 마주한 색은 깊은 금색 ~ 호박색(Amber)에 가까웠고
맥주 자체는 대기업 브랜드 답게 꽤 맑은 자태를 뽐냅니다.
향에서는 홉에서 나오는 풀, 솔, 허브와 같은 Spicy 한 향에
감귤, 오렌지와 같은 향이 덧붙여져있었다고 느꼈습니다.
다시말해 감귤,오렌지류가 서브(Sub)에 가까운 향으로 왔고
메인은 풀, 솔과 같은 느낌이며 약간의 맥아 단 내도 있었습니다.
탄산기는 무난하게 포진해서 엄청 청량하지도 무디지도 않았고
무게감과 질감은 마냥 가볍지는 않았던 중간 쪽에 가까웠습니다.
탄산기 덕분인지 진득함이 다소 경감되는 면이 있었지만
성질 자체는 엠버 라거나 엠버 에일이 지향하는 바와 유사합니다.
아주 약간의 시럽과 카라멜 등의 단 맛이 나타났으며
감미로운 과실청과 같은 수준으로 달지 않게 나타나줍니다.
그 위로 홉의 맛은 풀, 허브, 솔 등등의 맛을 남겨주었고
군데군데 감귤, 오렌지 등의 새콤함도 엿보이는 정도입니다.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와 홉 풍미 양상은 다소 흡사하네요
소위 홉의 Spicy 한 속성이 강했기에 은근하게 쓴 맛 여운도 있지만
그래도 대체로 감미롭고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맥주였습니다.
은근 맛의 포인트가 중후반부터 오는 홉의 기운과 쓴 맛 여운으로,
미국산 홉으로 시트러스를 폭발시킨 페일 에일류와는 달랐던,
고전적인 미국식 페일 에일의 정제된 버전이라 보았습니다.
정리하면 미국 홉과 독일 홉의 풍미들이 뒤엉킨 호박 빛의 에일로
요즘 만나기 쉽지 않은 맛인데 Yebisu 제품에서 나오니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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