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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맥주들/일본

Kirin Ichiban 糖質 (기린 이치방 당질 0) - 5.0%

by 살찐돼지 2023. 2. 12.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일본 맥주시장에 생겨난 제품으로

'당질 0' , 영어로는 Zero Sugar 라는 맥주들이 있습니다.

 

산토리, 기린, 삿포로, 아사히 등등의 빅 4라 불리는

일본 맥주 대그룹은 하나씩 Zero Sugar 맥주를 보유했습니다.

 

오늘 시음 제품은 한국에도 수입되어 있어 사람들에게 익숙한

기린(Kirin)양조장의 대표 상품 '기린 이치방' 의 당 Zero 버전으로

 

현재 국내에 정식수입된 제품은 아닙니다.

여행다녀온 지인이 구해다 준 제품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일본 기린(Kirin) 브랜드의 맥주들 -

Kirin Ichiban (기린 이치방) - 5.5% - 2009.12.19

Kirin 本麒麟 (기린 혼기린) - 6.0% - 2018.11.10

 

 

코로나19로 인해 식당/술집의 맥주 소비가 빠지고

대신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일본의 맥주 대기업들은 전염병이 도는 상황이기에

건강이라는 이슈에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자

 건강-맛을 함께 잡을 수 있는 Zero Sugar 맥주를 내놓습니다.

(국내에도 맥주의 당분으로 살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기린 이치방 당질 0' 은 5년간의 연구를 통해 2020년 9월 즈음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00ml 기준으로 오리지널 기린 이치방은 2.6g 의 당분이 있지만

 당질 0은 0.5g 이하의 당분으로 일본 식품기준에 따라

완전 0.0g 은 아니지만 Zero Sugar 라벨이 허용되었습니다.

 

나름 제로가 가능한 이유로 “New Sugar-Cut Method” 를 언급했는데,

맥아의 선정과 맥주 당화시 당분을 쪼개는(Cut) 효소 작용 증대,

이것이 발효로 이어져 당분을 효모가 모두 발효해주는 매커니즘으로

 

여기서 양조 과정을 길게 쓸 수는 없지만 예상하던데

원재료, 당화 과정, 효소제, 효모 발효력 증대 등등등의

여러 과정에서 오리지널 이치방과 다를 것이라 봅니다.

 

국내에서도 당질 제로 or 알콜 제로 제품들이 등장하는데,

무알콜/비알콜은 있어도 Zero Sugar 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새로/진로 소주의 Zero Sugar  제품은 나와있군요.

 

 

대기업 대중라거 답게 상당히 맑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향에서는 다소 눅진한 흙, 풀 내와 함께 First Wort 의

달면서 다소 누린 밝은 맥즙향 또한 맡을 수 있었습니다.

 

탄산감은 보통으로 대중 라거다운 적당한 청량감을 주며,

질감이나 무게감은 가볍습니다. 무난한 필스너류와 크게 다르지 않고

그래도 가볍고 연한 편에 속한다지만 마냥 물과 같지는 않았던 성질입니다. 

 

Zero Sugar 를 표방하는 맥주인만큼 단 맛을 내포하진 않았습니다.

상당히 깔끔하고 개운하게 떨어지는 일본식 Dry Lager 에 가깝고,

 

오리지널 이치방에서는 종종 느껴지는 밝은 맥즙(Wort)의 단 맛이

Zero Sugar 에서는 없었기에 밝은 맥즙류에서 단 맛이 빠지면 남는

곡류의 고소하면서도 살짝 떨떠름한 맛이 주요한 맛으로 남았습니다.

 

차라리 홉의 플레이버나 씁쓸함이 있었던가 아니면 단 맛이 있었다면

조금 더 떨떠름함이 적어졌을거라 생각하지만, 기린 이치방 Zero Sugar는

맥주를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경험해봤을 맛인 스파징을 두어번해서

1번 맥즙에 비해 묽어진 2번 or 3번 맥즙을 마시는 듯한 느낌으로 옵니다.

 

위의 설명은 맥주를 많이 아는 사람들이 이해할 만한 설명이었고,

그냥 편맥을 즐기는 사람들의 용어로 설명하면 기린 이치방 오리지널이 가진

진한 맛이 완벽하게 빠져버린 허전한 느낌을 상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알콜 맥주나 Zero Sugar 맥주를 오리지널만큼 맛있게 만드는건

한 국가를 주름잡는 대기업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으로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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