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바드(Boulevard) 양조장은 미국 캔자스 시티에
소재한 양조장으로 1989년에 시작된 곳입니다.
미국에서는 꽤 규모있는 양조장이었으나 벨기에의
듀벨(Duvel) 맥주를 만드는 Duvel Moortgat 에
2013년 인수되어 그곳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국내의 소수 매니아들에게는 스탠다드 맥주들보다는
"Smokestack Series" 라 불리는 제품들이 더 알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오늘 시음할 Tank 7 이 유명한 편입니다.
매번 큰 병으로만 만나다가 작은 병으로 보니 살짝 어색하긴 합니다.
전면 라벨 하단에 큼지막하게 글귀가 적혀있어
혼동의 여지가 없는 Farmhouse Ale 입니다.
벨기에의 세종을 미국 양조장에서 만든 것이죠.
미국 출신의 벨기에식 세종으로는 성공적인 맥주로,
미국의 기관에서 발행하는 스타일 가이드 라인인
BJCP 의 2015년 버전의 세종(Saison) 편을 살펴보면,
세종 맥주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한 원조급 사례로
본산의 벨기에 출신 세종들이 단연 많지만,
유일하게 미국 크래프트 쪽에서 언급된 게 Tank 7 입니다.
(알콜 도수 기준 Super/Strong Saison 으로 소개된 듯 합니다)
가끔 미국의 팜하우스/세종을 생각하면 Sour Beer 나
Brett 느낌이 강한 Wild Beer 일거라 짐작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반 Tank 7 은 Sour/ Wild Ale 과는 거리가 있으며,
Saison-Brett 이라는 불러바드에서 Tank 7 을
기반으로 해서 만든 브렛 세종은 따로 존재합니다.
맑은 편은 아니고 금색, 연두색 계열입니다.
향은 과일의 향연으로 단 과일과 새콤과일의
향이 혼재되었고, 효모와 홉의 하모니라 봅니다.
바나나, 감귤, 청사과, 배 등등의 과일 향이 있고
알싸한 정향과 같은 느낌도 뒤이어 나타납니다.
풀과 같은 싱그럽고 쌉쌀한 향취도 등장하네요.
탄산기는 적당한 편으로 지나친 청량감은 삼갔고,
질감이나 무게감은 8.5%치고 매우 연하고 산뜻합니다.
같은 식구가 된 듀벨(Duvel) 맥주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맛에 관한 소감은 벨기에의 세종(Saison)에서 나올 수 있는
맛의 요소들이 빠짐없이 다 등장하는 듯 했지만,
조금 더 뚜렷하고 강한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향에서 언급했던 요소들인 감귤, 청사과, 배 등의
과일 맛이 맛의 초반부를 장식해주었으며,
과일류의 맛에 적응되면 되려 풀(Grass) 느낌,
허브 풍미가 더 뇌리에 남는듯 보였습니다.
입 안이 화해지는 향신료의 감각도 자극이 되었고,
후반부에는 홉이라고 보여지는 씁쓸한 맛이 남습니다.
첫 인상은 화려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Farmhouse 의 전원적인 풀 느낌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맥주의 완성도가 높다고 봅니다.
간이 세진 세종(Saison) 타입의 맥주를 원하면
마셔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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