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키드 트리(Crooked Tree)', 우리말로 '늙어 꼬부라진 나무' 라는
이름을 가진 맥주를 생산하는 다크 호스(Dark Horse) 양조장은
미국 북중부 미시간주의 Marshall 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곳입니다.
1997년 Aaron Morse 에 의해서 설립된 다크 호스 양조장으로
주로 에일(Ale)들을 생산하고 있던데, 오늘의 IPA 를 포함하여
Year Round 맥주에는 앰버, 라즈베리 에일, 다크 에일,
브라운 에일 등이 다크호스의 상시맥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즌(한정)맥주로는 더블 IPA, 스카치 에일,
벨지안 트리펠, 도펠 복, 발리와인 등도 출시하더군요.
다크 호스(Dark Horse) 양조장의 맥주 목록들을 살펴보다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다크 호스 양조장의 설립자이자
맥주 장인인 Aaron Morse 의 일관된 맥주 성향이었습니다.
라즈베리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상큼한 컨셉의 맥주만을 제외하면,
모두들 기본 알콜도수 6%는 넘는 맥주들이라는 점이었는데,
앞에서 열거한 맥주 스타일들을 다시 살펴보면 독일 도펠 복,
영국 발리와인, 벨기에 트리펠, 미국 더블 IPA,
스코틀랜드의 Wea Heavy 들이 해당되는 것을 알수있죠.
모두들 독일, 영국, 미국, 벨기에 등 각 국가들의 대표적인
도수 높고 강한 풍미를 가진 스타일의 맥주들입니다.
심지어는 굳이 강할 필요가 없는 앰버에일, 브라운 에일 등도
해당 스타일의 가능범위 상한선에 걸쳐 만든 듯 싶습니다.
어느 맥주양조장의 사소한 경향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약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1,000개가 넘는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서로의 맥주를 뽐내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라면,
다크 호스(Dark Horse)의 강하고 묵직한 맥주들의 성향은
高 도수, 高 풍미를 사랑하는 입맛의 사람들에게 각광받을 수 있죠.
'얘네(다크호스)는 내 취향에 딱 맞어' 라며 팬들을 확보할테니까요~
맥주를 잔에 따르고나면 둥둥 떠나니는 효모가 눈에 보이며,
빈 병의 안을 들여다보면 잔여 효모들이 있는 無 필터의
크루키드(Crooked) IPA 의 색상은 아주 탁한 황토색을 띄고있었습니다.
향은 새콤한 과일 같은 향기가 주로 있었으며, 약간의 풀향기도 존재했네요.
탄산량은 많지 않으며, 전체적인 느낌은 맑고 밝은편인데..
걸러지지 않은 효모가 맥주에 선사하는 진득함과 부드러움이 있어
도무지 어떻게 정의를 해야 할지 난감했던 맥주였습니다.
맥아의 카라멜스러운 단 맛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깨끗하고 드라이한 맛을 가졌던 IPA 맥주였지만
반면 크루키드 IPA 의 홉의 씁쓸함도 아주 강하지는 않았습니다.
홉의 풍미가 입에 주는 오랜 여운이 많이 남는 편도 아니며,
시트러스한 과일같은 맛도 아주 무난하게 펼쳐지던데,
다만 마치 잎사귀 홉(leaf Hop)을 물고 씹는듯한
강한 풀의 맛 + 씁쓸함은 뭔가 다듬어지지 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제가 크루키드 IPA 에서 받은 소감은, 한 홈브루어가 만든
미국 서부해안식 IPA 같은 뭔가 익숙한, 이미 마셔본 듯한 맛이었습니다.
참 알 수 없는.. 아리송한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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