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도미니언 브루잉(Old Dominion Brewing)은 본래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1989년 설립된 양조장이었지만
현재는 미국 동부 델라웨어(Delaware)주로 이전한 상태입니다.
무 알코올성 Root Beer 로 이름을 날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대중적인 맥주 스타일에서부터 10%가 훌쩍 넘는
극단적인 크래프트 매니아적 맥주까지 취급하는
활동 범위가 매우 넓은 올드 도미니언 브루잉입니다.
2014년 현재 국내에는 정식 수입이 되지 않은 브랜드입니다.
Dominion Oak Barrel Stout 는 이름에서 바로 드러나듯
미국 크래프트 씬에서 유행하는 Oak 나무로 숙성시킨 스타우트입니다.
발효가 끝나고 숙성시기에 마치 드라이 홉핑(Dry Hopping)을 하듯
바닐라 빈(Bean)과 오크 나무 칩 들을 맥주에 넣어
긴 기간 동안 숙성시켰다고 양조장 설명에 나와 있습니다.
Oak Aged 라고 하면 보통 큰 오크나무 통에 맥주를 채워 넣는
광경이 생각나지만, 오크 에이징 방법으로는 이 방법도 있으나
Dominion Oak Barrel Stout 의 경우처럼 오크 칩 조각을 넣는
방법도 매우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가 맥주 양조가(홈브루어)들이 전문 맥주 양조장처럼
큰 오크통을 마련할 자금이나 설비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구책으로
오크 칩 조각을 넣는 방법으로 맥주에 오크 배럴의 풍미를 구현합니다.
홈 브루잉 재료를 판매하는 미국의 사이트들을 여럿 방문해보면
거의 모든 곳들에서 Oak Chips 이라는 제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갈색 거품이 깊게 드리워지며 유지력도 좋습니다.
색상은 어두운 갈색도 아닌 그냥 검은색이었습니다.
코로 처음 느낄 수 있었던 향은 의외로 홉(Hop)으로
풀잎이나 나무 껍질 느낌나는 향들이 풍겨졌습니다.
이후 코코아나 초컬릿 향이 바닐라와 합쳐져 달게 다가오며,
검은 맥아의 향이 떫거나 거친 양상은 아니었습니다.
오크(Oak)의 향은 아주 뚜렷하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른 요소들에 비해서 잠잠하게 나타나더군요.
탄산감은 적습니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을 느끼는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을 수준의 탄산량이었습니다.
질감은 부드러운 양상이나 무게감은 다소 가벼운 편으로
고도수의 Oak Barrel Aged Stout 들에서 나올 법한
극강의 묵직함과 깊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Dominion Oak Barrel Stout 의 알코올 도수가
불과 6.0% 밖에 되지 않기에 나타난 현상이라 봅니다.
Dominion Oak Barrel Stout 에서는 커피 원두나 탄 곡물을
씹는 듯한 떫고 거친 검은 맥아의 맛이 형성되지는 않았습니다.
스타우트(Stout)에서도 얌전한 편에 드는 캐릭터를 보유했는데,
코코아나 초컬릿 바닐라 등에서 연상되는 순한 성질들로 구성되었네요.
홉의 쓴 맛은 없는 거나 다름 없지만 수풀이나 흙과 같은
홉의 맛들이 군데군데 드러나서 감초역할을 하였으며,
초반에는 바닐라에 밀린 감이 있지만 중후반부터 입안에 퍼지는
버번 오크 배럴(Bourbon Oak Barrel)의 성향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 수록 점차 맥주가 달콤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크래프트 맥주 계에서는 Oak Barrel Aged Stout 가
알코올 도수나 질감 무게감, 맛 모든 부분에서 굉장히
상향화된 맥주인지라 왠만한 사람은 마시기 버거운 느낌이나,
Dominion Oak Barrel Stout 는 약간 부정적으로 표현한다면
보급형 Oak Barrel Aged Stout 로 맛배기 같은 기분도 들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편하고 부담없는 Oak Barrel Aged Stout 였습니다.
제프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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