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맥주의 정확한 이름의 유래를 알지 못하였을 때는
대문자 DK 의 약자가 이블 트윈(Evil Twin)이 소재한
덴마크(DenmarK)의 약자를 의미하는 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인터넷 주소 약자가 KR 로 끝나듯
덴마크의 인터넷 주소는 DK 로 마무리되기에 더 그랬죠.
하지만 DK 의 약자는 Soft Dookie 를 축약한 단어였고
Soft Dookie 는 우리말로 '부드러운 똥' 정도가 됩니다.
마실 것의 이름에 똥이라는 저질스러운 용어가 들어가기에
미국 같은 곳에서는 Soft Dookie 를 사용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앞글자들을 축약한 형태인 DK 를 쓰게 된 것입니다.
- 블로그에 리뷰된 이블 트윈(Evil Twin)의 맥주들 -
Evil Twin Yin (이블 트윈 인) - 10.0% - 2015.02.23
Evil Twin 의 책임자인 Jeppe 는 아주 우연히 겪은 상황으로
Soft DK 의 영감을 얻었다는데, 바로 아들의 기저귀를 갈다가 였습니다.
Jeppe 스스로도 이것이 우스꽝스럽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으며,
자기의 영아가 배설한 Dookie 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바닐라와 같은 향이 많이 났고 이를 맥주로 연결시키기로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Dookie, X 맛 맥주를 구현한건 절대 아니고
바닐라 맛이 감도는 스타우트를 만들어보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자식사랑이 지나쳐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의 아들의 Dookie 에서 바닐라가 풍겼는지 모르나
아무튼 유래를 알고나면 시음 욕구가 줄어들기는 합니다.
색상은 영락없이 검고 갈색 거품이 두텁게 쌓입니다.
Dookie 라는 이름 때문인지 약간 쿠키반죽같은 향이 있고
바닐라, 초컬릿, 로스팅 커피 등의 당연한 향고 존재합니다.
그리고 약간의 감초와 같은 단 내도 맡을 수 있었네요.
탄산은 많지 않으며 10.4%라는 알코올 도수에 비해서는
비교적 끈적함이나 육중한 질감과 무게감은 적은 편입니다.
그래도 중간 수준(Medium Body)의 무게감은 가졌으나
어쨌든 임페리얼 스타우트 쪽에서는 가벼운 편이었습니다.
Soft DK 의 맛은 생각보다는 잠잠하고 얌전한 축입니다.
검은 맥아의 로스팅 맛이라던가 커피, 초컬릿 맛이
강렬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있는 정도만 파악 가능한 수준이네요.
맥아적인 단 맛(Malty Sweet)의 정도도 약하고
맥주 자체가 꽤나 깔끔하고 정갈하게 떨어지는 편이라
오히려 검은 맥아 특유의 맛들이 강하게 드러났으면
그게 맛이 있다기보다는 텁텁하고 쓰게 나타났을 것 같습니다.
마시고 나면 홉의 씁쓸함이 출현하기는 하지만
이 조차도 크게 비중이 없었던 조연 역할이었네요.
알코올스런 뜨거운 맛은 그리 찾아볼 수 없었으며,
바닐라도 그냥 의식적으로 느껴질 뿐 눈에 띄지 않습니다.
매우 독특한 사고에 의해 탄생된 맥주라는 사실에 비해
특징 자체는 약하고 은근히 허무하게 다가왔던 맥주였네요.
그래서 Soft 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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