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블로그에 이미 올린적이 있는 벨기에의 람빅전문 양조장
지라르댕(Girardin)에서 나온 파로(Faro)라는 람빅입니다.
1882년 지라르댕 가문에 의해서 양조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하였기에,
그들의 람빅에는 '1882' 숫자가 상징적으로 들어가있으며,
설탕등의 첨가물을 넣어 람빅을 달게 만들지 않는,
전통방식의 양조장이 '지라르댕' 입니다.
- 지난 Girardin 양조장의 람빅맥주 보기 -
Girardin Gueuze (지라르댕 귀즈 흰색) - 5.0% - 2010.11.14
전통방식에 따른 람빅맥주들은 산미에 의한 강한 자극이 있어,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나름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벨기에의 람빅양조장은 설탕을 첨가하여 수위를 낮추고,
좀 더 먹기 편하게 만든 람빅들을 출시하여 대중들에게 다가갔지만,
몇몇의 람빅양조자들은 자연발효 람빅맥주에 설탕을 첨가하는 행위자체가
자연성과 즉흥성의 맥주인 람빅의 진면모를 망각한 행위라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체리 -크릭(Kriek), 라즈베리 -프람브와즈(Framboise), 블랙베리 -카시스(Cassis) 처럼
파로(Faro) 역시 람빅의 한 종류로 현재는 자리잡았는데,
빙설탕을 재료로 람빅과 섞어만든 제품으로, 람빅에 설탕을 넣어
마시던 사람들의 풍습에의해서 탄생하게 된 제품입니다.
그래서 파로(Faro)는 태생부터가 설탕이 들어간 대중성을 겨냥한 람빅인데,
전통방식 람빅의 대가인 '지라르댕(Girardin)' 에서 파로(Faro)를 만든다는게..
'전통방식 람빅의 신맛이 강할까? 빙설탕의 단맛이 더 세력을 떨칠까??' 가
옛 방식의 파로(Faro)를 처음 접하기에, 참으로 궁금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마치 흑설탕을 물에 풀어놓은듯한 호박색, 루비색깔을 발하고 있었고,
향에서는 전통방식 람빅의 전형적인 향인 코를 찌르는 시큼함이 담겨있었습니다.
향에서는 전통적인 람빅의 특징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던 점과는 다르게,
맛에있어선 빙설탕(Faro)의 맛과 전통람빅이 서로 팽팽하게 맞섰는데,
확실히 짜릿한 신맛이 정말 많이 순화되어 그 영향력이 많이 줄어들었고,
초반부에 빙설탕,사탕캔디의 맛이 주도권을 행사하였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특히 마시고 난 뒤 남는 잔맛에서
전통특유의 신맛이 그리고 은근한 고소한 맛도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두 특징사이의 세력다툼이 강해서 물러섬이 없어
약간 이도저도아닌 애매한 맛의 맥주가 된 것 같은데, 파로(Faro)에 있어서는
전통방식에서 벗어난 제품들이, 더 우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단맛(설탕)과 신맛(전통람빅)이라는 두 자극적 맛의 대결은
아무런 결과물을 낳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던 맥주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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