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압구정의 G백화점에서는 한국에선 희귀한 에일들이 출시되었습니다.
많이사면 잔까지 얹어주어 맥주 & 전용잔 매니아들의 구미를 당기고있죠.
약 8종류의 에일맥주들이 판매중인데 오늘 소개하는 인디카(Indica)는
그들 중 하나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유레카(Eureka)란 도시에 있는
Lost Coast 이라는 마이크로(Micro)브루어리 출신이죠.
인디카(Indica)라는 이름과 라벨에 그려진 코끼리의 그림을 보고
이미 짐작하셨을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 :IPA)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로스트 코스트' 는 상당히 특이한 역사를 가진 양조장인데,
양조장의 설립자와 소유자가 여성이라는 사실입니다.
남성의 세계로만 여겨진 맥주양조에서 약사였던 Groom과
가정상담사인 Pound는 1986년 브루펍(Brew Pub)을 갖는것에
관심을 보였고 자가양조를 하며 맥주에대한 내공을 길렀습니다.
그녀들의 맥주에 있어 동경의 대상이 된 국가는 영국이었고,
영국과 웨일즈의 펍들을 순례하면서 견문을 넓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1989년 Eureka 의 100년가까이 된 낡은 건물을 매입하고,
또 수리와 개조를 통해 까페가 딸린 양조장을 1990년 열게 됩니다.
주력맥주는 단연 잉글리쉬 스타일의 에일들이 되었고,
2009년에는 미국에서 33번째로 규모가 큰 양조장이면서
미국의 22개주와 푸에르 토리코, 캐나다,
그리고 최근 한국에까지 그들의 맥주가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인디카(Indica) IPA 를 잔에 따르면 가장 먼저 포착되는 특징은
IPA 에서 주로 접할 수 있는 꽃과 같은 홉의 향입니다.
상층에 형성되는 거품은 조밀한 수준까지는 아니며
지속력이 길기는 않기때문에 향이 금새 달아나는게 느껴졌고,
탄산의 함유량이 적당해 라거취향의 분들에겐 적합해 보였습니다.
황토색의 빛깔에 기존에 한국에서 마셔오던 라거류보다는
단연 진하고 약간 묵직한 느낌도 있지만, 에일류에서보면
인디카 IPA 는 그럭저럭 무난한 무게감과 질감을 지녔다고 보았습니다.
화사한 홉의 내음은 맛에 있어서도 강력한 연결고리가 되어주는데
그 말인 즉슨 세련된 홉의 향이 미각에도 영향을 끼치는지
홉의 씁쓸함이 부각되기보다는 화사함이 부각되는 듯 했습니다.
물론 IPA 의 대막인 길게남는 홉의 씁쓸한 끝맛이 분명 나타나지만,
인디카에서는 이를 대막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맥주안에서의 점유율을
감귤 혹은 레몬같은(Citrus) 한 과일같은 상큼함에 내준 것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화사했다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다시금 여성 양조가가 만든 여성적인 IPA 였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래도 지난 날 영국에서 마셨던 IPA 들 The Kernel ,
Thornbridger Jaipur, Brewdog Punk IPA 를 연상시켰으며,
영국을 떠나올 때, 한국에선 더 이상 IPA 를 만나기 힘들겠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물론 가격이 만만하지 않지만..) 인디카 IPA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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